명성황후 시해 당시 어린 궁녀로서 그 참상을 목격해야 했던 설희(김고은 분)는 독립운동에 함께할 뜻을 밝힌다. 한과 복수심이 들끓는 설희는 이후 일본으로 먼 길을 떠난다.
일본에서 게이샤가 돼 이토 히로부미 등 일본의 동태를 수집하며,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정보원 설희. 그녀는 이토가 조선의 식민지 정책 논의를 위해 하얼빈으로 간다는 소식을 안중근(정성화 분) 일행에게 은밀히 전달한다.
이토의 하얼빈행을 전해 들은 안중근은 그를 암살하는 것만이 조선 독립의 길임을 결의하고 동지들과 거사를 준비한다.

‘영웅’(감독 윤제균, 제공배급 CJ ENM, 제작 JK필름 에이콤 CJ ENM)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다.
김고은은 ‘영웅’에서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 뮤지컬영화에 도전했다.
김고은이 그동안 드라마 OST에 참여하거나 예능, SNS 등 방송을 통해 수준급 노래 실력을 보여준 바 있었지만, 이번 영화 ‘영웅’에서는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가창력을 과시했다. 그녀가 가진 기대 이상의 실력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설희는 평소에 속내를 숨기고 있다가 감정이 북받칠 때마다 노래한다. 김고은이 부르는 감동적인 넘버를 불러오기 위해 서사가 꼼꼼히 설계된 결과다. 영화는 뮤지컬 ‘영웅’보다 설희의 사연이 개연성 있게 추가됐다.
가상의 인물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은 전작 드라마 ‘작은 아씨들’ 오인주, ‘유미의 세포들’ 유미와 상반된 형태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또 한번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영웅’의 개봉은 이달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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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