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현우가 ‘연매살’을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서현우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이하 ‘연매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명의 프랑스 국민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연매살’은 메쏘드 엔터테인먼트를 배경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과 일하는 프로 매니저들의 일, 사랑, 욕망을 그린 작품. 서현우는 극중 매니지먼트팀 팀장 김중돈 역으로 분했다. 그는 작품 출연 계기를 묻자 “‘악의 꽃’때 제작진과 인연이 있었다. 정말 자연스럽게 매니저에 관련된 드라마가 있다고 언질만 받았다. 기다리고 있다가 연락 주셔서 감독님하고 미팅을 하게 됐다”며 “준비 하면서 원작을 찾아봤다. 원작을 보니까 더 욕심나더라. 우리나라 버전으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중돈은 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자신이 담당한 스타들과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인물. 서현우는 캐릭터에 끌린 이유를 묻자 “매니저라는 직업 자체가 항상 늘 옆에서 바라보고 관찰하고 있고, 서로를 너무 잘안다. 언젠가 이런 누구보다 잘 아는 직업을 연기해볼 날이 있을까 하던 차에 매니저를 연기할수있게 된 상황이 재밌게 느꼈다”며 “김중돈이 완벽하지 않다. 일처리도 결여된 느낌이 인간적이라 느꼈다. 그런데도 관계를 매끄럽게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매살’을 통해 매니저로서 지내본 서현우는 그 소감을 묻자 “이거 할짓 아니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정말 힘든 일이더라. 입바른 이야기가 아니라 옆에 같이 매니저 일을 하는 친구들, 동료들, 직원들이 고생이 많다는 걸 새삼 다시 한번 느꼈다”며 “항상 어떤 입장을 대변하지 않나. 배우가 겪게되는 상황을 어떤 레이어로 포장하기도 하고 좋은 방식으로 해명을 해내야하다 보니 이런게 가장 힘들다. 자기 일이면 부딪히면 되는데, 양쪽 입장을 고려해야하는게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더라. 중돈이의 장면도 대부분이 입장이 곤란해진 상황이 많았다. 거의 좌불안석이었던 상황이 닥치니까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자신이 느낀 고충을 전했다.
그 일례로 7회에 등장했던 김소현의 인터뷰 장면이 있었다. 서현우는 “지금 제가 인터뷰 하듯 익숙한 환경인데, 배우가 아닌 매니저로서 옆에있으니 정말 좌불안석이더라. 배우가 말하는 한마디마다 귀가 쫑긋해지고, 상황 자체도 재밌었고 색다른 채험이었다. 1회에 조여정 선배가 나오실 때 한복 입으시고 카메라 앞으로 나가면 제가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는 신이 있었다. 카메라 뒤에 서있는 느낌을 처음 느껴봤던 것 같다. 저도 배우로서 카메라 앞에 나갈생각만 하고 보여주는거에 집중했다면 카메라 뒤에 서서 그런 사람을 목격하고 응원하고 챙겨주는 입장은 처음 겪는다. 마찬가지로 인터뷰신도 옆에서 좌불안석으로 앉아있는 건 처음 느껴보는 것이라 인터뷰할때 더 신경써야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현우는 ‘얼굴 갈아 끼우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최근 작품인 영화 ‘헤어질 결심’의 사철성, ‘정직한 후보2’의 조태주 등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서현우는 “운 좋게도 체중을 증량하고 감량한건 연출하는 감독님들의 디렉션이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외면에 변화를 줬을때 캐릭터가 많이 바뀔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 같은 경우에는 체중에 따라서 이미지가 많이 달라지더라. 그때 맛을 들였다가 이제는 체중 증감량이 아니라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이미지를 첨가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재미가 생겼다. 그렇게 해서 작업을 많이했다. 사실 굳이 어떤 역할을 할때 ‘머리색은 어떻게 하고 옷은 이렇게 입어야지’ 했던 건 아니다. 인물에 맞게 준비했는데 결과물이 다른사람처럼 나온것 같아서 배우로서 감사하다. 재밌게 생각한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매 작품마다 메소드 연기를 펼쳐온 그는 “어떻게 하면 해당 감독님 작품 속에 존재할수 있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돋보일까’ 보다는 연출자가 생각하는 상황과 환경에서 있을법한 사람일지를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주변사람들 관찰을 많이한다. 커피숍 직원을 연기한다면 여기저기 다니며 직원분을 많이 보고,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습관적으로 직업적 행위를 하는 것 등 그분들의 평범한 순간을 찾으려 한다. 그분들도 인간이니 개성이 강하지 않나. 개성 안에 깔려있는 평범함, 보편적인 순간들을 많이 볼려고 한다. 그런 것들이 제가 연기할 때 잘 녹아난다면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부담없는 편안함을 줄수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구축되고 나서 드라마틱한 대사나 행동 했을때 그 연기가 훨씬 더 신뢰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몰입’이라는 말보다는 ‘집중’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밝힌 서현우는 “‘인물의 감정을 표현 할 수 있을까’보다는 ‘관객들이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사실 제가 배우로서 어떤 행위를 하는걸 보고 감정을 느껴야될것은 관객분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연기하고 장면 속에 들어갈때 어떻게 집중하고 행동을 해나가야하는지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인물에 과하지 않게 들어가고 역할이 끝났을때 빨리 빠져나올수 있는 것 같더라”라고 자신만의 비법을 전했다.
이어 “누군가 (조)여정 선배의 캐스팅 불발을 알게 해버린 장면에서도 김중돈이 사람들 앞에서 울고불고 쓰러지는게 아니라 억누르고 다스리려고 한다. 제가 김중돈으로서 억울함과 울분을 100% 느낀다면 관객들은 목격만 하실거다. 제가 50% 지점에서 싸워낸다면 시청자들이 제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미디도 본인이 연기할때 본인이 재밌으면 보는사람은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 원리처럼 어떻게 하면 시청자, 관객들이 저라는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끼실수 있을까 자꾸 고민한다. 매번 정답을 찾아내진 못하지만, 그렇게 접근하는게 좋은 방향성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 1의 관객’인 감독과 소을 많이 한다고. 서현우는 “감독님이 저에겐 가장 첫번째 관객이다 보니까 어떻게 보고 느끼셨는지 많이 물어본다. 현장 스태프들과도 소통하는 편이다. 어떤 파트 불문하고 조명이든 미술이든 현장에서 제 연기와 드라마 신을 가장 처음 목격하는 사람이다 보니 의견을 많이 물어보는 편”이라고 밝혔다.
서현우는 ‘연매살’을 하면서 “퍽퍽하고 현실적인 부분만 담아낸다기보단 현직 매니저들에게 위로가 될수있고, 더 나아가서 특정 직업군과 나름의 고충을 껴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드라마틱한 순간과 판타지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큐스러울정도로 힘든 현실만 보여드리고 싶지 않더라. 삶에도 드라마틱한 순간이 많지 않나. 그래서 감독님이 화마다 판타지스러운 장면을 심어두셨다”며 “마치 그런 (고충을 겪는) 분들께 하나씩 선물하신것 같다. 에피소드 촬영을 하러 오시는 특별출연 배우들이 너무 행복해 하시고 가셨다. 끝나고 기념촬영할 때면 저도 신기할정도로 ‘너무 행복한 촬영이었다’, ‘행복한 경험하고 간다’는 얘기를 해주시더라. 그러면 저도 괜히 매니저로서 행복하고 뿌듯하다. 김중돈은 매니저지만 제가 제작진이 된 것 같고 묘한 체험이었다. 손님을 모신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런 서현우에게 있어 ‘연매살’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는 “지금 시점에 서현우라는 사람에게 ‘연매살’이라는 드라마가 찾아와 준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제 결론은 주위를 한번 돌아보라는 의미였지 않았나 싶다. 주변에 늘 함께해준 직업을 연기하게 된 이유는 ‘이 시점에서 주위를 돌아봐라’, ‘활동 열심히 하다가 주변도 살피고 소중함도 느껴보고 심지어 체험도 해봐라’는 의미같다”며 “일을 같이 하는 거니까 스태프한테 의존도가 높다. 혼자서 해낼수 있는게 아니다. 혼자힘으로 된거라 착각하면 안된다 생각한다. 다같이 만드는 거라서 더 주변을 챙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매살’을 마친 서현우는 차기작으로 ‘삼식이 삼촌’을 준비 중이다. 그는 “정한민이라는 역할인데 직업군인이고 엘리트다. 엘리트 직업군인은 처음이다. 지금과 다른 질감과 캐릭터로 인사 드릴수 있을것”이라고 전해 기대를 더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저스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