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국대’ 찍은 김민경, 다음 종목은? PD “‘운동뚱’은 계속된다”[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12.15 17: 18

 ‘운동뚱’ 서현도 PD가 사격 국가 대표로 발탁됐던 김민경의 대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14일 서울 강서구의 IHQ 사옥에서는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 서현도 PD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민경은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 대회 프로덕션 디비전 부문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 결과 프로덕션 디비전 부문 전체 1, 2부 합산 341명 중 333등, 여성부 중에서는 52명 중 51등을 기록했다.

이에 ‘운동뚱’ 측은 OTT 바바요와 유튜브 채널 ‘맛있는 녀석들’을 통해 선발전 과정을 공개한 데 이어 13일부터 총 4편에 걸쳐 IPSC 출전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현도PD는 “이걸 기획하고 촬영준비 할 때 저희가 뭘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었다. 시합이고 저희만 가는 것도 아니고 전 세계 선수들이 다 모이는거라 저희가 컨트롤할 수 없어서 많이 고민했다. 4회에 걸쳐 나올 스토리도 저희가 컨트롤해서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 보다는 시합 위주의 것들이 될 것 같다. 민경누나는 시합 자체가 처음이기도 하고 세계 대회는 더더욱 처음이라 그 이면에 일어나는 일들, 대기하며 일어나는 일, 시합을 실제로 뛰는 모습, 한국팀 선수들과 회의하는 모습이 많이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회에 임하는 과정 중 있었던 가장 큰 위기를 묻자 “둘째 날과 마지막 날이었다. 저희 스태프들도 경기장 안쪽까지는 들어가 있을 수 없다. 밖에 있는 와중에도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스테이지에 시소를 타고 넘어가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설정이 잘못 돼 있었나보다. 인지 못하고 경기 진행하다가 심판관이 갑자기 스톱을 외쳤다. 저희는 밖에서 ‘실격인가?’, ‘잘못됐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이게 잘못됐다면서 리슛이 떴다. 그렇게 다시 쏘는데 거기서 문제가 생긴 거다. 이미 긴장한 상태에서 앞에는 타겟 잘 쏘고 지나갔는데 리슛 뜨면 처음부터 다시 쏴야한다. 탄창도 날아간 와중에 다시 해야한다고 하니 정신적으로 부담이 생겼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마지막날은 비가 와서 대기하고 있는데 저희 앞에 쏘는 분들 중에 실격 판정이 연속으로 두 분이 나왔다. 저희는 실제로 실격당하는 상황을 처음 본 거다. 물론 그 분들도 다시 영상이랑 자료 제출하고 컴플레인 걸어서 다시 리슛을 받긴 했지만 그 상황 속에서는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까 ‘잘못하면 나도 똑같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때 (김민경이) 긴장을 많이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운동뚱’을 이끌던 이영식PD로부터 프로그램을 넘겨받았던 서현도PD는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을 시키자는 생각에 헬스, 필라테스를 거쳐서 짧지만 여러 운동들을 주로 많이 해왔다. 그러다가 더 이상 저희도 할 게 없는 거다. 선생님들의 캐릭터성이 중요한데 운동이 희소해질수록 캐릭터 좋은 선생님 찾기가 힘들었다. 여러 고민을 하다가 결극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회를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는 “중간에 시행착오도 많았다. 시합을 내보낼 수가 없더라. 내보낼 수 있는 큰 대회가 전혀 없고 나갈 수도 없고. 동네 탁구장에서 하는 거라도 나가볼까도 고민했었다. 그것도 여의치 않아서 저희가 만들어서 진행하기도 했다”며 “IPSC 교관님과 대표님은 생활체육 분야다 보니 누구나 선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서 제의를 하신 것 같다. 운 좋게 시기적으로 대표팀선발전과 대회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걸 준비하게 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운동뚱’ 조회수가 추락했던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 위기감이 많이 느껴졌다. 끝도 못 보고 프로그램이 먼저 닫히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다. 그래도 끝은 보고 가자 싶었다. ‘운동하면서 국대 이상의 끝이 있을까? 그러면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가보자’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시켜서’ 하게 된 일이었지만 김민경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서현도 PD는 “프로그램 제목이 ‘시켜서 한다’다. 정말 누구든 시키는 대로 한다. 시작은 시켜서 하지만, 하다 보면 민경 누나가 항상 중반부 넘어가면 나오는 눈빛이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하고 있다. 진심으로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눈빛들이 있다. 부담감을 주긴 했지만 진심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연습할 수 없다. 강남에서 하남이 가깝지 않다. 횡성은 더 멀다. 그런데도 스케줄 끝나고 거길 다니면서 연습을 했다. 그 정도면 정말 진심이었다고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비단 이번 국가대표 선발이 아니더라도 ‘운동뚱’을 통해 김민경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서현도PD는 “예전에는 뭘 모르니까 뭔가를 하기 겁내 했었다. 운동 자체를 처음 하시니까 겁내하고 주저하는 게 있었다. 지금은 그런 게 많이 없다. 처음 하는 것도 ‘하면 되지’라고 한다. 또 운동들이 얼추 일맥상통하는 게 있지 않나. 그래서 ‘이런 거 해봤는데?’ 같은 반응도 나오고, 예전보다 지금이 운동 수행을 좀 더 잘한다. 나이도 들었고 스케줄도 많아져서 힘에 부치는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도전에 있어 예전만큼 겁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뚱’ 시작하고 민경누나가 한 차례 점프를 하는 구간이 있었다. 인기나 일에 대해 팍 뛰어오르는 구간이 있었다. 그 뒤에는 딱 운동하는 그런 프로그램 위주로만 계속 돌았지 않나. 아마 누나도 정체기가 왔을 것 같다. 스스로도 ‘나는 여기까진가보다’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사격) 터지면서 또 한 번 팍 튀어오르는 계기가 됐다. ‘사람 일 모른다는 거야’라고 하시더라.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 돼’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민경의 도전은 본인 뿐 아니라 지켜보는 다른 이들에게까지 희망을 주기도 했다. 서현도 PD는 ‘언니 덕에 저도 필라테스 시작했어요’라는 한 팬의 댓글을 언급하며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상 필라테스는 마른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있었다. 민경 누나를 통해서 편견 없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이 꽤 많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사격편 진행하면서 사실 저희가 큰 무언가를 생각하고 한 건 아니다. 다만 제가 ‘운동뚱’을 맡으면서 추구하는 바가 있었다. 스토리를 담고 싶었던 부분들이 있다. 거창한 건 아니고 ‘늦더라도 조금씩 꾸준히 천천히 해나가면 끝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스토리를 담고 싶었다. 이번 사격편 하면서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한다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댓글이 많더라. 어떻게 보면 제가 생각했던 프로그램 의도를 명확하게 캐치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한편으로는 ‘그래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방향을 잘 전달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운동뚱’은 이번 IPSC 출전기를 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다음 시즌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서현도 PD는 “여러가지 생각하고 있지만 명확히 뭘 해야겠다고 구체적으로 잡힌 바는 없다. 국제 대회처럼 큰 경기를 1년에 한 번 씩 해볼까 하는 생각도 갖고는 있지만 이번 처럼 어느 정도 운이 맞아서 훈련 시간과 기간 대회 참석할 수 있는 스케줄이 맞아야 하는 부분들이라서 여러 방향으로 기획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격편 역시 1막은 여기서 끝이지만 추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그러면서도 서현도 PD는 “‘운동뚱’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즌을 넘어가야 해서 다른 변화를 주려고는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운동하고 큰 틀이 변하지 않았다. 그 안에서 소소하게 대회에 나가보자고 변한 거지 큰 틀 자체가 변한건 아니라서 이런 포맷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내부적인 고민도 있었다. 큰 틀에서 변화를 한번 줘야 할 시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시즌을 잠깐 쉬어가는 것”이라고 달라질 새 시즌을 예고해 기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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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HQ 바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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