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맛집이 되기 위해서는 맛에도 내공이 있어야 한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하는 배우 김재범은 엄청난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 등장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김재범은 신인의 마음으로 '슈룹' 흥행에 든든한 축이 됐다.
최근 서울시 마포구 OSEN 사옥에서 진행된 ‘슈룹’ 종영 인터뷰에서 김재범이 함께 했다. ‘슈룹’ 속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연출한 권의관과 달리 따스한 미소와 조용한 말투로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했다. 김재범은 “서운한 마음이 가장 크다. 수염이 있을 때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무사히 마쳐서 정말 다행이다.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경험이 많지 않지만 스태프 분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김재범이 ‘슈룹’에 출연하게 된 것은 김혜수의 추천이 있었다. 김재범은 “제작진이 경력이 있으면서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반전의 효과가 크다고 생각해서 그런 사람을 많이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혜수가 ‘인질’을 보고 김재범이라는 배우가 어떠냐고 감독님에게 이야기했다고 들었다.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이후에 함께 하기로 결정이 났고, 권의관 역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저한테 이런 역할을 맡겨 주신 것에 감사했다”라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김재범이 연기한 권의관은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김재범은 “15화에서 권의관이 익현으로 처음 화령을 대하는 장면이 있다. 무릎 꿇고 있다가 ‘무슨 일이오 중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장면에서 선배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익현의 마음에 대해서도 들어주셨다. 그 장면은 찍을 때도 찍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그 외에는 제가 죽는 장면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과 아내에게 못할 짓을 하고 떠났다”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김재범이 열연을 펼친 만큼 ‘슈룹’은 최고 시청률 16%를 넘어서는 큰 사랑을 받았다. 김재범은 “대본을 봤을 때, 따듯했던 장면이 많이 있었다. 소수의 어떤 사람들과 다수의 사람들보다는 외면받는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품어주고 이런 것들을 보면서 따듯함을 느꼈다. 정말 우산이 돼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장면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았다. 진지한 장면들이 번갈아가면서 나와서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연기 잘하는 분들이 작품을 해주신 것도 크다”라고 사랑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범은 20여 년 가까이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등장할 때마다 임팩트는 어마어마했다. 김재범은 “아주 어릴 적부터 꿈이 뭐냐 배우나 탤런트라고 이야기했다. 친형의 꿈이 배우였다. 옆에서 같이 영화를 보면 같이 자랐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나도 꿈이 탤런트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해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내성적이어서 반대를 해서 포기했다. 담임선생님이 평범하게 살 수 없는 성적이라고 말해주셔서 좋아하는 것이라도 해야겠다 다시 이 길에 들어서게 됐다. 한예종 시험을 봐서 합격해서 그때부터는 업으로 삼았다. 연기를 좋아했고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하게 됐다”라고 시작을 설명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김재범은 작품마다 최선을 다했다. 김재범은 “드라마나 영화나 경험이 많지 않다. 신인의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일단 이 많은 분들이 나 때문에 피해받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배우 김재범으로 그렇다. 장면을 준비를 잘해야 하고, NG를 많이 내면 안될 것 같다. 최대한 좋은 장면을 뽑아내서 오케이가 나게 해야지. 그래야 이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실력을 갖고 있는 만큼 자신감 역시도 남달랐다. 김재범은 “보이는 역할이 매체에서 많지 않다. ‘인질’, ‘슈룹’, ‘형사록’ 정도다. 앞으로 보여줄 캐릭터가 많다고 생각을 한다. 어떤 역할이든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인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공연을 통해서 많은 수련을 쌓았다. 하고 싶은 역할을 해서 시청률 20%를 만들어 내겠다”라고 각오를 남겼다.
김재범은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김재범은 “부모님은 자식을 자랑하는 낙이 있을 텐데, 공연만 하던 시절에는 잘 모르셨다. ‘슈룹’을 하면서 15회를 어머니랑 같이 봤다. 제가 나오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하시더라.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서 자랑 많이 하게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감대가 있는 그런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제가 티브이에 나와서 그런 기쁨을 드린 것 같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김재범이 출연한 ‘슈룹’은 지난 4일 종영했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