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성화와 윤제균 감독이 영화 ‘영웅’을 향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16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서는 영화 ‘영웅’의 윤제균 감독, 배우 정성화가 출연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성화는 아직도 무대를 올라가기 전에는 떨린다며 “긴장 안 하는 법은 연습을 많이 하는 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루틴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다뤄졌는데, 그래서 알고계신 분들이 많다. 뮤지컬을 아홉 시즌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긴장된다. 뮤지컬은 관객들의 피드백이 바로 바로 오지 않냐. 그게 너무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성화는 윤제균 감독에 대해 “배우들 되게 편하게 해주시고, 냉철하시기도 하다. 되게 착한데, 원하는 바가 뚜렷하셔서 13~14번 계속 하자고 해도 뭐라고 할수가 없다”며 웃었다.
한 청취자는 윤제균 감독에게 “광고회사 다니시다가 IMF 무급휴직으로 인해 영화감독이 되셔다고 들었다. 또 광고회사 동기가 ‘간신’, ‘허스토리’의 민규동 감독님이라는 게 맞냐”고 물었고, 윤제균 감독은 “카피라이터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전 경제학과를 나와서 전략기획팀에서 있었다. 무급휴직 때 한달간 너무 못살았다. 1998년 4월에 결혼했는데 8월에 무급휴직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은 “직장인에게 한달 휴가면 여행도 가고 그럴텐데, 그때는 돈도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돈이 안드는 글 쓰는 것 밖에 없었다. 영화를 좋아하니까 시나리오를 썼고, 당선이 됐다. 두번째 쓴 게 ‘두사부일체’인데 그렇게 영화감독이 됐다” 며 “제가 늘 하는 말이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정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면 기회가 위기가 되고, 위기가 기회가 된다. 살다보면 너무 좌절할 필요도, 잘나간다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당부했다.
평소 스태프들의 이름을 다 외운다는 정성화는 영화 ‘영웅’의 스태프 이름도 외웠냐는 질문에 “하면서 다 외웠다. 배우들은 많이 나오는 게 아니었고, 또 단지동맹할때 배우들은 뮤지컬에서 같이 했던 배우들이다. 영화가 개봉하면서, 뮤지컬이 개막한다. 커튼콜하는 배우가 45명인데, 이번에 외우는데 애를 먹었다. 부담감이 생겼다. 아주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성화는 영화 ‘영웅’에 대해 "안중근 의사가 돌아가시기 직전 1년, 그 과정을 그린 영화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형장의 이슬이 되기 전까지의 일생을 그린 영화인데, 동명의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뮤지컬 영화다. 감독님과 저하고 많은 분들이 뮤지컬 영화에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를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 거다. 이분이 생각할 대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신 분이라고 알고 있지만, 저희는 이분의 평범한 모습을 조명하고 싶었다. 거사 앞에서 두려워 하고, 친구들과 즐거워하는 모습. 우리와 같은 인물이라는 걸 중점에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두가지 목표가 있었다. 뮤지컬 공연이 유명하니까, 공연을 보신 분이 영화를 보셨을 때 실망하시지 않게 만들겠다. 영화 영웅이 세계시장에 내놔도 절대 부끄럽지 않는 영화를 만들겠다”며 “그러기 위해 현장 라이브를 하려고 노력했고, 그렇기 때문에 배우의 네임밸류, 티켓파워보다 배우들의 실력이었다. 정성화 씨보다 표현을 더 잘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성화 씨가 안한다고 하시면 집에 찾아가 무릎을 꿇으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정성화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제 필모를 보면 대부분이 조연으로 연기했다. 누구나 극을 이끌어가고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걸 거절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저 한번 시켜주시면 안되냐’ 이러지”라며 “영화를 제대로 못하면 14년 동안 뮤지컬을 이끌어온 분들에게 누가 되는 거 아니내. 그냥 준비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감독님이 살을 빼달라고 하셨다.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3개월 동안 14kg를 뺐다. 86kg에서 72kg가 됐다”고 작품을 위해 몸무게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성화는 마지막 곡 ‘장부가’를 찍으면서 13~14번 테이크를 갔던 것은 물론 재촬영, 1년 뒤 재재촬영까지 갔다고. 윤제균 감독은 “운명 같다고 생각하는데, 2020년 8월에 개봉하기로 했는데 코로나로 밀리면서 후반작업에 시간이 길어졌다.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 사람이 욕심이 들더라”라고 설명했다.

또한 윤제균 감독은 조선의 마지막 궁녀이자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 역에 김고은을 캐스팅한 이유로도 “제가 영웅을 한 목표가 있었다고 말씀드렸지 않냐.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이 있는 배우를 써야되는데, 안중근 역할에는 정성화 배우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설희 역에도 연기를 잘하면서 노래를 잘하는 배우에는 김고은 씨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 간절함이 커서 제 진심, 진정성을 이야기하려고 보니까 굉장히 떨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성화는 아이와 관람을 고민하는 청취자에 “12세 관람가인데, 부모님과 동행하면 아이들도 볼 수 있다. 중간에 유혈이 낭자한 장면에서 눈을 잠깐 가려주시면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 “조연을 했던 사람이 주연으로 괜찮을까, 뮤지컬 영화인데 괜찮을까. 그 두가지가 여러분께 장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부디 영웅의 동지가 되주십시오”라고 관람을 권유했다.
윤제균 감독 역시 “영화 ‘영웅’은 저 뿐만 아니라 성화 씨, 배우들, 스태프들이 진심을 갖고 만든 영화다. 진정성을 갖고 세계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하자, 쉬운길은 가지말자고 하면서 만든 영화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영화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cykim@osen.co.kr
[사진]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 보이는 라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