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범수가 교수로서 '갑질'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그의 아내인 통역사 이윤진이 심경을 밝혔다.
이윤진은 16일 개인 SNS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했다. 공개된 글에는 이윤진이 남편 이범수가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부에 교수로 재직하며 함께 겪은 일들에 대한 소회가 담겼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간 몽골 봉사활동을 언급하며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범수 오빠와 학생들과 함께 몽골의 한 학교를 찾아 오래된 벽을 새로 칠하고, 낙후된 시설을 고치는 시간이었다", "한 기수의 학과 친구들이 단체로 우리 집에 놀러 온 적도 있다. 요린이인 내가 뭘 대접하기에 학생 수가 굉장히 많아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줘 내가 민망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즐거운 담소를 나눴던 추억이 생생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윤진은 "주말에 아빠가 보강을 가면, 아빠가 보고 싶어 아이들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볼 때가 있다. 쉬는 시간 스피커폰으로 학생들과 소을 다을이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소을, 다을이에게 인사를 하는 학생들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 밝음도 모두 진심이었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빠는 뭘 잘 안 버리는데, 특히 학생들이 준 편지들은 혼자 서재에 앉아 한 자 한 자 읽어보며 뿌듯해한다. 표현을 잘 안 하고, 투박한 데가 있지만, 손편지들을 소중히 서랍 안에 넣어두며 굉장히 뿌듯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고지식하지만 연기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수업 준비를 하곤 한다"라며 이범수가 칭찬한 제자의 공연에서 학부모에게 감사 표현을 받은 일, 이범수가 학부장으로서 좋은 수업환경을 위해 건의한 일 등을 강조했다.
"내 기억과 기록이 모두 다 망상은 아닐 것"이라고 밝힌 이윤진은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학생들 혹은 우연히 마주친 학부모님의 눈빛과 진심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다. 학교에 접수된 1건의 접수를 토대로 현재 교수 이범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를 한없이 질책하고 있다. 겉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오해가 더이상은 온라인상에 퍼지질 않길, 내가 만났던 학생들과 그들의 눈빛까지도 연기가 아니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신한대학교는 이범수가 학생들을 상대로 폭언, 차별을 했다는 소위 '갑질' 의혹에 휩싸인 것과 관련해 조사 중이다. 그러나 이범수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부인했고 강력한 법적 대응과 함께, 관련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윤진의 심경글 전문이다.
신한대학교 몽골 봉사를 학생들과 함께 간 기억이 있다. 며칠간의 일정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범수오빠와 학생들과 함께 몽골의 한 학교를 찾아 오래된 벽을 새로 칠하고, 낙후된 시설을 고치는 시간이었다. 즐겁고 의미 있었다.
한 기수의 학과 친구들이 단체로 우리 집에 놀러 온 적도 있다. 요린이인 내가 뭘 대접하기에 학생 수가 굉장히 많아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켜줘 내가 민망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즐거운 담소를 나눴던 추억이 생생하다.
주말에 아빠가 보강을 가면, 아빠가 보고 싶어 아이들이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볼 때가 있다. 쉬는 시간 스피커폰으로 학생들과 소을 다을이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소을 다을이에게 인사를 하는 학생들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 밝음도 모두 진심이었길….
몇 년 전, 제자들의 연기가 훌륭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하는 남편의 이야기가 궁금해, 조용히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한 학부모님이 날 알아보시고는 집에서 재배한 채소라며, 철없는 아이인 줄만 알았던 자녀가 멋진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밤낮으로 지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이들과 맛있게 먹으라며 내 손에 채소를 꼭 쥐어주셨다. 진심이었다.
오빤 뭘 잘 안 버리는데, 특히 학생들이 준 편지들은 혼자 서재에 앉아 한 자 한 자 읽어보며 뿌듯해한다. 표현을 잘 안 하고, 투박한 데가 있지만, 손편지들을 소중히 서랍 안에 넣어두며 굉장히 뿌듯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고지식하지만 연기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수업 준비를 하곤 한다.
50:1의 입시경쟁률을 이룬 해에는 교지에 학생기자들이 직접 기사를 낸 적이 있다. 학교도 학생들도 범수오빠도 기뻐했고, 학부장으로서 더 좋은 수업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학교에 시설 확충을 위한 건의도 꾸준히 했다.
내 기억과 기록이 모두 다 망상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학생들 혹은 우연히 마주친 학부모님의 눈빛과 진심이 모두 거짓은 아니었을 것이다.
학교에 접수된 1건의 접수를 토대로 현재 교수 이범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스스로를 한없이 질책하고 있다.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오해가 더이상은 온라인상에 퍼지질 않길, 내가 만났던 학생들과 그들의 눈빛까지도 연기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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