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출신은 연기를 못한다는 편견은 이제 옛말이 됐다. 가수와 배우의 경계가 흐려지며 두 영역에서 모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늘어나고 있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온 이른바 ‘연기돌(연기자+아이돌)’들은 편견에 맞서 실력으로 인정받으며 당당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출중한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돌의 활약이 날로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한 해 역시 많은 연기돌들이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빛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22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연기돌을 함께 살펴보자.

▲ ‘블라인드’·‘술꾼도시여자들2’ 정은지
지난해 티빙 ‘술꾼도시여자들’로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를 만들어낸 정은지는 올해도 두 편의 드라마로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tvN ‘응답하라 1997’로 첫 연기 도전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 정은지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시원시원한 매력으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블라인드’에서 조커 살인사건 배심원이자 사회복지사 조은기로 분한 정은지는 정의롭고 인간적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몸과 마음을 다한 정은지의 리얼한 연기는 장르물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어 지난 9일 첫 공개된 ‘술꾼도시여자들2’에서는 더욱 강력해진 걸크러시를 뽐냈다. 시크하고 털털한 매력의 강지구로 컴백한 정은지는 맞춤옷을 입은 듯 극 안에서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무심한듯 말을 툭툭 내뱉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캐릭터를 완벽 소화하며 또 한 번의 ‘강지구 앓이’를 예고했다.

▲ ‘약한영웅’ 박지훈
‘내 마음 속에 저장’을 외치던 워너원의 박지훈은 올해 공개된 ‘약한영웅’을 통해 배우로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에서 공부밖에 모르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연시은을 연기한 박지훈은 상위 1% 모범생이 처음으로 만든 친구들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박지훈은 그간 보여줬던 밝은 모습과는 180도 다른 감정이 절제된 연시은을 연기하며 섬세한 감정 연기는 물론 화려한 액션까지 소화하며 반전 흥행의 1등 공신이 됐다. 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어 ‘약한영웅’은 공개 직후 단숨에 웨이브가 2022년 유료 가입자 1위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각종 화제성 지수에서 상위권들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금수저’ 육성재
비투비에서 뛰어난 보컬과 장난기 넘치는 예능감으로 사랑받은 육성재는 연기 첫 도전에서부터 안정적인 연기력과 훈훈한 비주얼을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KBS2 ‘후아유-학교2015’부터 tvN ‘도깨비’, JTBC ‘쌍갑포차’ 등 매 작품마다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 그는 전역 후 복귀작으로 MBC ‘금수저’를 선택했다.
극중 금수저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학생 이승천 역을 맡은 육성재는 한층 성숙해진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육성재는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되어 버린 인물의 고뇌와 갈등을 진정성 가득하게 표현해내며 캐릭터와 하나된 연기로 몰입을 이끌었다.

▲‘진검승부’ 도경수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시작으로 tvN ‘백일의 낭군님’, 영화 ‘형’, ‘신과함께’, ‘스윙키즈’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 받은 도경수는 KBS 2TV ‘진검승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독보적 활약을 펼쳤다.
악인들을 처단하기 위해서라면 편법과 꼼수도 마다하지 않는 전무후무한 꼴통 검사 진정 역을 맡은 도경수는 똘기 넘치는 검사로 완벽 변신해 코믹부터 액션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깊은 눈빛과 감정연기는 물론 기발한 ‘사이다 일갈’로 매회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보나
KBS 2TV ‘란제리 소녀시대’, KBS 2TV ‘당신의 하우스헬퍼’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행보를 탄탄히 다져온 우주소녀 보나는 올해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펜싱 국가대표 고유림 역을 맡아 배우 김지연의 이름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보나는 펜싱 국가대표의 강렬한 카리스마부터 깊은 감정 연기,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펼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빛나는 청춘의 모습을 그려낸 보나는 MBC 새 드라마 ‘조선변호사’로 사극에 첫 도전한다. /mk3244@osen.co.kr
[사진] 티빙, tvN, 웨이브, MBC, 네오엔터테인먼트, 블라드스튜디오, 킹콩 by 스타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