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외 출입금지’ 32년 차 교도관 “직업 관련 선입견 多..교도소 영화 안 봐” [종합]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3.01.13 08: 29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이 서울 남부구치소, 남부교도소를 방문해 교도관의 고충을 헤아렸다.
12일 방송된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에서는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이 서울 남부구치소, 남부교도소에서 교도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멤버들은 출정과 교도관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출정은 재소자가 법원에 가거나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외출하는 것을 마하는 것으로, 교도관은 재소자와 함께 이동하는 역할을 한다.

호송차량을 보던 멤버들은 “이게 달걀 던지던 그 차 아니냐”라고 말했고, ‘정인이 사건’ 당시 양모를 호송한 교도관은 “호송하는데 시위대들이 차를 흔들과 문짝을 쳐서 긴장한 적이 있다. 경찰로부터 시위대가 온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도관은 “총을 맨 앞에, 맨 뒤에 이렇게 차고 호송했다. 운전해주시는 분에게도 ‘최대한 조심해서 나가자’라고 했다”고 회상했고, 당시 운전을 맡았던 교도관은 “상당히 많이 떨렸다. 손에 감각도 없어졌다고 해야 되나. 사람들이 또 많이 흥분한 상태이기 때문에, 다치진 않을까 많이 힘들었다.차선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어서, 당시 경찰분이 ‘사람이 많으니 고깔을 지나쳐서 밟고 가라’고 지시를 줬다”고 전했다.
이어 멤버들은 남부교도소에 도착해 심리치료센터로 이동했고, 심리센터 강사들과 교위를 만나 궁금한 점을 풀었다. 수용자들의 성폭력, 알코올, 정신질환 교육을 전담하는 심리치료센터는 조두순의 범죄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사범 재범 방지를 위해 2011년 최초 설립됐다.
최종학 교도관은 “사회적으로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수용자들이 다 여기서 교육을 받고 갔다. 조두순도 이 자리에서 교육을 들었다”며 “임희 선생님도 그때 당시에 직접 교육을 했다. 성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들이 이송을 와서 교육을 시작하면 인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해 멤버들을 놀라게 했다.
최종학 교도관은 “인정을 해도 ‘그날 단지 재수가 없었다’는 핑계를 댄다. 센터에 교육을 오면 처음엔 완강하게 거부를 한다. 특별 과정은 더 심하다. 본인을 드러내지 않으려하고, 범죄사실을 창피해한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이 “인정을 안 하는데, 범죄는 창피해 하냐”고 되묻자 최 교도관은 “그렇다. 부끄러워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성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부끄러워한다”고 말했다.
임희 교도관은 “성범죄자들 내면에 수치심이 상당히 심해서 가능하면 사건을 축소해서 말한다거나, 아니면 일정 부분 피해자 탓을 한다거나, 변명을 늘어놓으며 방어적인 태도로 임한다”고 이야기했다.
임희 교도관은 “변화가 쉽지 않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는 모습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게 맞는데, 또 다른 피해자가 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소홀히하고, 대충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변화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다. 최종학 교도관은 “출소 후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는 수용자도 있다. 저도 딸 키우는 아버지로서 화도 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법체계에서 교정심리치료센터는 최후의 보루”라며 “이 사람들이 나가면 갈 때도 없을 뿐더러 또 범죄를 해야된다는 생각을 할까 봐. 저희 선배가 이야기한 게, 부모님, 친구, 모든 사람이 포기한 걸 안아줄 수 있는 게 교도관이라고 하더라”라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밝혔다.
다음으로 멤버들의 수용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교정직 간호사들을 만났다. 이들도 역시 고충을 안고 있었다. 교정직 간호사들은 가급적이면 수용자의 죄명을 안보려고 한다고. 이정진 간호사는 “사건 개요나 무슨 이유 때문에 들어왔는지를 안 보려고 하는 게 아무래도 의식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 간호사는 “무심코 범죄 개요를 봤는데, 흉악범이더라. 그럴 땐 인지 부조화가 온다”며 “범죄 피해자를 생각하다 보면 ‘어느 선까지 해줘야 하나’, ‘내가 열심히 치료하는 게 맞나’싶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32년 차 천성덕 교도관은 매체에 비치는 부정적인 교도관의 모습 때문에 교도소가 배경인 영화, 드라마는 전혀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매체에서 교도관은 악덕하고, 폭력을 행하고, 담배를 파는 식으로 나온다. 저희가 나름대로 사명감이라기보다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 걸 보면 사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천만영화 ‘7번방의 선물’도 본 적이 없다고.
천성덕 교도관은 수감자의 사망시 가족들을 만나 직접 장례절차를 밟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가족관계가 단절됐을 때 갑자기 연락하면 시신 인수를 안한다. 그럼 저희가 직접 가족을 만나뵙고, 포기각서를 받는다. 이후 장례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정신질환 수용자를 수감하는 정신재활치료동을 가 ‘독방’인 진정실까지 두눈으로 확인했다. 17년차 베테랑 교도관도 “정신재활치료동이 남부교도소 내 가장 힘든 근무지”라고 말했고,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업무의 고충을 토로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한편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외부인은 다가갈 수도 들여다볼 수도 없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 1일 출입증을 받고 입장해 미지에 쌓인 금지구역의 이야기를 봉인 해제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방송된다. /cykim@osen.co.kr
[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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