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리스크 無"..발칙해진 KBS 뮤직토크쇼, 박재범 손잡고 새출발[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1.17 14: 41

KBS가 유희열 논란을 딛고 한층 새로워진 뮤직 라이브 토크쇼로 돌아왔다.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박재범의 드라이브’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박재범, 정동환, 박석형PD, 이창수PD가 참석했다.
이날 본격적인 간담회 진행에 앞서 조준희 CP는 "'노영심의 작은음악회'부터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KBS에서 선보여온 라이브 토크쇼를 이어가는 프로그램이다. 30년간 쌓아왔던 라이브 토크쇼의 토대 위에 새롭고 엣지있는 변위를 주고자 나름 장기간 공들여 준비했다. 첫방 기대해주고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석형 PD는 "'작은음악회'부터 KBS에서 정통 음악 토크쇼를 한지 30년 됐고 '더 시즌즈'는 그 명맥을 잇는 2023년 뮤직 프로젝트다. 2023년 올해 각자 음악적 장르에서 독보적 존재들인 네분의 뮤지션이 네개의 시즌을 맡아서 엠씨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각자의 개성과 색깔이 묻어있는 시즌들을 '더 시즌즈'라는 큰타이틀 안에 하나로 묶어서 또 다른 주기를 만드는 그런 프로젝트로 진행중이다. 그 프로젝트 첫 시즌이 박재범씨의 ‘박재범의 드라이브’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창수PD는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했다. 첫 녹화 끝나고 사실 녹화 중간에 눈앞이 캄캄했다. 박재범씨가 오랫동안 준비한 대본대로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근데 끝나고 나서는 섭외하길 잘했다 싶더라. 사실 박재범씨를 섭외한 이유 자체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작은음악회'에 가진 선입견 편견을 깨는 거였다. 박재범 커리어 자체가 편견을 깨는거였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예전부터 준비하면서 편견이 있었는데 그걸 깨고 좀더 새로운 요즘 시대에 맞는 진행방식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저희가 기획한 것보다 훨씬 만족하고 있다"고 첫 녹화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된 박재범은 "제 이름을 걸고 하는건 신중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일단 이게 30년동안 전통이 있지 않나. 영광이고 제 역할 열심히 할려고 최선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대본을 따르지 않은 진행 방식에 대해서는 "너무 대본대로 가려고 하면 제가 말리는 경우가 있다. 딱딱하게 읽으려고 하는건 성향이랑 안맞아서 좀더 자유롭게 했다. 당연히 언급해야하는 포인트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하거나 대화하다가 생기는 궁금한점들을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녹화는 되게 즐거웠던 것 같다. 나오신 분들도 심야 음악 토크쇼가 다시 생기는걸 반겨주고 좋은마음으로 많이 보여주고 가야겠다는 의견이라 어떤 분은 앵콜도 두곡씩 했다. 요즘 TV에서 아이돌들은 서바이벌경연 프로그램이 많은데 가수들이나 음악하시는 분들이 창작하거나 작업들을 편하게 TV에서 보여줄수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이 프로그램이 많은분들에게 귀한 프로그램인것 같다. 저도 그걸 알기때문에 내 역할을 해야겠다 해서 제안이 왔을때 '새로운 멋있는 프로그램 만듭시다'라고 했다"며 "저는 첫 녹화때 다 좋았다. 다만 제가 한국말을 잘 하지만 선생님 모실때 어떤 어휘로 대해야할지 잘 몰라서 양희은 선생님 모셨을땐 긴장 많이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MC뿐 아니라 밴드 역시 새롭게 꾸려졌다. 밴드 마스터로서 '정마에와 쿵치타치'를 결성하게 된 정동환은 "저도 프롬프트를 봤는데 정말 하나도 안따라가더라. 저희도 긴장 바짝했다. 즉흥적인거 많이 나와서 여기서 이런거 해보면 좋겠다 싶을때 흥미롭게 보조했다. 앞으로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무슨일 벌어질지 모르겠다. 음악과 함께 있다면 뭐즌 즐겁지 않겠나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어 "소란 이태욱, 박종우, 장원영, 신예찬씨 등 멋진 분들과 멋지게 음악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30년간 계속해온 프로그램인 만큼 유튜브를 통해 예전 영상도 나오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30년간 해온 무대를 이어서 하게 된게 감사했다. 절대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재범이 MC를 맡은 만큼 출연진 역시 특정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박석형 PD는 "30년 전통 그대로 잇는게 아니라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MC 색이 당연히 베어나오겠지만 좋은 음악이 한 장르에 국한된건 아니라 생각한다. 각각 시기, 계절마다 좋은음악 나오면 그걸 소개하는게 '더 시즌즈'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다. 재범씨가 MC를 맡은 동안은 힙합이나 R&B가 조금더 딥하게 많이 나올수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프로그램을 완전히 바꾸진 않을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박재범은 출연을 원하는 가수를 묻자 "아이유, 뉴진스 분들이 나와주시면 감사할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유, 뉴진스 분들이 나오면 화제될것 같고, 화제 될만큼 음악성도 뛰어나지 않나. 뉴진스도 아이돌이지만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수있는 음악을 해주셔서 초대하고싶다"고 설명했다. 정동환은 "신인 뮤지션들이 설 기회가 이루어지면 좋을것 같다"고 전했고, 이창수 PD는 "외국인 가수분들도 나왔으면 좋겠다. 케이팝 좋아하는 다나카씨 꼭 섭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석형 PD는 "출연을 원하는 아티스트도 있지만 이 자리를 원하는 분들에게도 열어놓고 싶다. 이 무대가 필요하신 분들에게도 열려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더 시즌즈'의 전작인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오랜시간 MC를 맡아왔던 유희열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예정에 없던 종영을 맞아야 했다. 이에 '더 시즌즈'를 시즌제로 기획한 것이 그 여파냐는 질문이 나오자 박석형 PD는 "그런 리스크때문에 연간 프로젝트를 한 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좀더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가장 크게 프로그램 색에 영향 끼치는게 MC라 생각했고 요즘에는 시장환경이 빨리 변한다. 좋은 음악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그것들이 고르게 봤으면 좋겠다는 의지가 컸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30년간 이어온 뮤직토크쇼의 명맥을 잇는 프로그램이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이전과 또다른 프로그램이라 부담이나 특이점이나 방향에 대해 우리가 하고싶은거 상의해서 하자고 생각했고, 그 결과가 시즌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MC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섭외를 동시 진행했다. 훨씬 많은 분들에게 섭외했고 세번째 시즌까지는 픽스된 상황이다. 한분 남았는데 저희가 꾸준히 설득중인 마지막분 한분 계신다"고 귀띔했다.
이창수 PD는 "'더 시즌즈'를 기획하며 중점둔게 선입견과 편견을 깨자는 것이다. 노영심, 이소라, 유희열씨 모두 보편성에 초점 뒀다. 저희는 좀더 개별성, 관점에 초점 둬서 요즘 트렌드에 맞게 오마카세 형식이다. 늘 주방장에 맞춰서 새로운 느낌의 요리가 나오지 않나. 주방장이 조금 변화가 필요하다 싶으면 새로운 분이 새로운 요리 진행하는 이런 형식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박재범은 "쉽게 말하면 너무 오랫동안 해야되면 서로 힘들지 않을까. 너무 장기간동안 해야되면 부담이 크지 않나. 단기간동안 한시즌 하면 다양한 분들 볼수있고 MC도 더 편하게 할수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무려 30년간 이어온 KBS 뮤직 토크쇼와 '더 시즌즈'의 가장 큰 차별점은 어떤 것일까. 이창수 PD는 "MC들의 헌신"이라고 답했다. 그는 "박재범 씨가 추운 날씨에도 무대 올라오면 떠는 신인아티스트를 위해 미리 만나서 그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는 노력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중요하다 생각한다.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얘기한게 두 가지는 하지말자는 것이었다. '노 오디션', '노 컴퍼티션'. 그렇게 되면 재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 있었을때 박재범씨같은 영향력있는 분이 나온다면 어떤 아티스트를 재발견하고 새발견하는데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목표점이 있다. '미스터트롯' 없이도 임영웅이 나올수 있게 하고싶다. '고등래퍼'나 '쇼미더머니' 없이도 이영지가 나오게 하고싶다. '케이팝스타' 없이도 악뮤가 나올수있게 하고싶다는 욕심 있다. 제가 그런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 저는 음악 프로그램 기획이 처음이다. 더 발칙하고 새롭게. 'KBS가 이런것까지 할수있었어?'라는 얘기가 나올정도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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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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