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지난해 은퇴 결심..이대호, 야구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라고” (‘옥문아들’)[종합]
OSEN 박하영 기자
발행 2023.01.19 08: 24

‘옥탑방의 문제아들’ 추신수가 자신의 은퇴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18일 방송된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서는 추신수 선수가 출연한 가운데 은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아시아 선수 최초 사이클링 히트,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 WAR,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MLB MVP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운 선수다. 또한 추신수는 21년 만에 한국 복귀 후 한국 프로야구 최초 통합 우승을 이끈 레전드로 꼽힌다.

이날 추신수는 전현무와 닮은꼴에 대해 성적이 부진할 때 듣는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2015년도에 타율이 1할도 안 될때 메이저리거 중 최악의 성적이었다. 팬분들이 뭐라고 할까 댓글을 봤더니 ‘전현무가 쳤다. 전현무가 야구하고 있다’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추신수는 “2할 7푼 5리였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기록했다”라며 2015년 아메리칸 리그 서부 지구에서 우승했다고 전해 감탄을 안겼다.
또한 추신수는 21년 만의 한국 생활로 메이저리그와 다른 점에 대해 “선후배 문화가 너무 강하다보니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게 더 불편하다. 운동장에서는 동등했으면 좋겠다. 후배라도 스포츠고 선배라서 약하게 하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종국은 “20대 젊은 선수들 중에 메이저리거가 될 것 같은 후배가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추신수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정후와 안우진이다”라고 답했다. 그 말에 정형돈은 “이정후는 추신수 젊을 때 모습 같다. 발도 빠르고, 교타자(공을 아주 잘 치는 타자)다”라며 공감했다. 그러자 추신수는 “솔직히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 나이대 저보다 낫다. 그 시절 제 나이와 생각했을 때 저보다 완성된 선수다”라며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종국은 “세대가 달라졌다. 그때는 본인(추신수)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계속해서, 추신수는 한국 야구 응원송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미국에는 전혀 없는 문화니까 한국에 온다고 결심 했을 때 나만의 응원가는 어떤 걸까? 뭐가 나올까 그게 되게 궁금했다. 그런 응원을 받으면서 야구도 해보고 싶고. 저한테 들려주셨는데 지금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자꾸 여기에 갈등을 하게 된다. 저는 1번 타자니까 공도 많이 보고 침착하고 해야 하는데 응원 중에 ‘추신수 홈~런’ 그게 있다. 근데 이게 다른 땐 괜찮은데 다리로 던지려고 할때 노래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종국은 메이저리거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미국팬들이 ‘고추(Go CHOO) 응원을 선보였던 점을 언급했다. 이에 추신수는 “한국 팬들이 유난히 많이 웃는다. 시끄러운 와중에 ‘ㅋㅋㅋ’가 들려서 보면 한국분들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미국인들도 그 뜻을 아냐”라고 물었고, 추신수는 “팀원들이 ‘응원을 하는데 왜 웃나?’라고 발끈했다. 그래서 설명해줬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야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저희 외삼촌이 롯데 자이언츠 박정태 선수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그는 “어릴 때부터 삼촌과 같이 다니다보니 사직 야구장을 거의 출퇴근했다. 이제 거기서 끝나고 나면 야구장을 가곤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송은이는 “고등학교 때는 투수로 활동하지 않았냐. 지금은 굉장한 타자인데. 어떻게 전향하게 됐냐”라고 물었다. 이에 추신수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시애틀에서 스카우터가 왔다. 기본기 테스트로 공을 쳐보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날따라 공이 엄청 멀리 날아갔다. 학교 뒤 큰 빌딩이 있는데 그 빌딩의 유리창을 깨트렸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아마도 그런 걸 보고 타자로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봐준 것 같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스카웃이 됐다”라고 밝혔다.
추신수와 아내 하원미는 소문난 잉꼬부부다. 김종국은 “아내와 처음 어떻게 만났냐”라는 물었다. 추신수는 “2003년도 미국 시즌 끝나고 소개로 만났다. 처음 보는 순간 좀 달랐다. 보는 순간 ‘이 여자다’ 싶었다. 사실 그 자리도 저를 소개시켜주려고 데려온 자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나는 자리였다. 그런데 보고 ‘어? 뭐지?’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아내는 제게 반했다기 보다는 어린 나이에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걸 좋게 봤다더라”라고 밝혔다.
추신수의 아내는 열악한 마이너리그에 마사지 자격증까지 직접 따 전담 트레이너를 자초하는 열혈 내조를 펼쳤다. 이에 추신수는 “아이가 셋이다. 보통 아이를 낳으면 3일간 출산 휴가를 낼 수 있는데, 저는 야구가 급하다보니 휴가도 반납하고 바로 복귀했다. 아내는 출산 다음 날 바로 직접 운전해서 퇴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 아팠다. 제가 산후 조리를 해줄 형편도 안 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추신수의 아내는 계단에서 잠을 잘 정도로 내조도 했다고. 그는 “예전에는 제가 낮 경기를 1시에 가야하는데. 전날 저녁 경기를 하고 늦게 들어오면 제가 자야하는데 아이가 울면 못 잔다고 걱정했다. 일어났는데 아무리 이름을 불러봐도 없길래. 그때 아파트에 살고 있을텐데 문을 열어보니까 아내가 아이랑 계단에서 자고 있더라. ‘뭐하냐’고 했더니 ‘잠에 방해될까봐 거기서 잤다고’ 하더라 그래서 출근하면서 내내 울었다”라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동양인 최초로 통산 200호 홈런을 달성한 추신수는 텍사스와의 계약에서 계약금만 1억 3천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김숙은 텍사스가 주 세금이 없다는 사실에 “그대로 내 통장에 입금 되냐”라며 반응했다. 이에 송은이는 “받은 거에 40%(국세) 정도 내지 않나”라고 물었고, 추신수는 “더 낸다. 한 45% 정도 내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추신수는 ‘1,400억 받고 제일 먼저 산 게 뭐냐’라는 질문에 “집을 샀다. 애리나주에 살다가, 사는 곳을 옮겼으니까 집을 제일 먼저 샀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가 매입한 집은 1,200평의 대저택이었다. 뒤이어 추신수가 살고 있는 집이 공개 됐고, 럭셔리 화장실부터 야외 수영장까지 ‘헉’ 소리 나는 규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한 명이 전체 회식비를 내기도 하냐는 물음에 추신수는 “코로나 19 때 많이 그랬다. 선수 노조와 메이저리그에서 합의를 본 게 외출 금지다. 식사도 호텔에서만 먹어야 하니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샌디에이고 경기에 갔을 때 지인이 초밥집을 하고 있어서 호텔로 공수했다. 스테이크도 먹었다. 많이 나올 때는 2천 만원 이상 나온다”라고 말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이에 추신수는 음식 값은 정말 비싸도 200불 정도 지만 주류에서 비싸게 나온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추신수는 이대호 은퇴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 은퇴할 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대호가 은퇴할 때는 제가 은퇴하는 것 같았다. 같은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실력도 은퇴를 하면 안 되는데 했다. 제가 은퇴하는 것 같아서 감정이 북받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자신의 은퇴에 대해 “측근들은 한국시리즈 우승하러 왔고, 우승했으니 박수 칠 때 떠나라고 하더라. 그래서 구단에 그만하겠다 전달했다.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중심이 되는 팀원에게 연봉을 인상하고 좋은 선수들 데리고 오는 게 좋을 것 같다 했는데 구단에서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렸다”라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결국 다시 뛰기로 한 추신수는 아내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랑은 매년 은퇴 이야기를 하는데 아직까지 유니폼 벗은 모습이 상상이 안 된다. 은퇴를 생각하고 경기에 나가면 타석 나가서 울 것 같다. 대호도 은퇴하면서 저한테 장난 삼아 은퇴할 것 같다고 하니까 ‘야구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 해라’라고 말해줬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야구 인생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추신수는 “저는 아직까지 진행형이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기 때문에 결론을 낼 수 없다. 단 한 번도 야구를 잘 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항상 부족했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야구장에 나간다. 아버지가 ‘만족하는 순간 발전이 없다’고 하더라. 그게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은퇴할 때 듣고 싶은 말은 ‘저 선수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를 사랑했고 진심이었다’는 말이 30년 이상 야구 인생이 보상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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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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