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세 철학자 김형석이 먼저 떠나보낸 아내를 떠올렸다.
23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올해로 104세를 맞은 철학과 교수이자 작가인 김형석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김형석은 집 한켠에 자리한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부부 사진을 보면 다들 금슬이 좋았다고 하는데 나는 그 사진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사진을 찍고 1년 후에 아내의 병을 알게 됐다. 사람이 살다가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괜찮은가?’ 할때 찍은 사진이다. 그러고 내려와서 (아내가) 병으로 투병생활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편의 간병에도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김형석은 "아내를 보내고 후회는 없었냐"고 묻자 "그런건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가 내려놓은 것 같아서 내게 주어진 책임은 다 감당했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반대도 느끼는 것 같다. 만약에 내가 먼저 떠났으면 (아내) 혼자 남아서 얼마나 고생할까 하는 부담이 있었겠지만 나는 거꾸로 내 책임 다했으니까 이제 됐다. 나이 들면 인생에서 잊어버려야할 건 잊어버리고 체념할건 체념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딸 김성예 씨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안쓰러울 때가 많다. 우리 엄마 23년간 병수발 다해주셨고 그것만해도 저희들은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제가 70살이 넘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아직도 아버지라고 부를수 있는게 눈물나도록 고맙다. 아버지 건강하게 저희들하고 같이 오래오래 하루라도 더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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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