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수가 고 강수연 선배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26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의 주연 배우 류경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작품이다. '지옥' '방법' '부산행' '반도' 등을 통해 한계 없는 상상력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유작이다.
류경수는 극 중 연합군 승리의 열쇠가 될 정이의 뇌복제 실험을 꼭 성공시켜야 하는 연구소장 상훈으로 분해 열연했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에 이어 다시 한번 연상호 감독, 김현주(정이 역)와 호흡을 맞췄다.
앞서 '정이'는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1위에 올랐다. 22일 전세계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1일 넷플릭스 전세계 영화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이후 1년 만에 한국 작품이 글로벌 순위 1위에 오른 것.
'정이'는 685점을 차지, 2위 미국 영화 '우리 집 개를 찾습니다'(489점)와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였다. 브라질, 불가리아, 칠레, 콜롬비아, 체코, 에콰도르, 홍콩, 헝가리, 자메이카, 멕시코, 파라과이, 한국, 스페인, 태국, 미국, 베트남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이'는 현재 25일(현지시간) 플릭스패트롤에서 '나르비크'에 이어 여전히 2위를 기록하며 등 상위권에 랭크 중이다.
또한 '정이'는 공개 3일 만에 1,9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나타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페인, 대만, 싱가포르 등 총 80개 국가·지역의 TOP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류경수는 "강수연 선배님이 '정이' 완성본을 너무 보고 싶어 하셨고, 아마 공개 됐을 때 같이 봤을 것 같다"며 "어떤 공간을 하나 빌려서 보든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으셨을 것 같다"며 "이번에는 다들 따로 보고 김현주 선배님, 연상호 감독님과 연락했다. 강수연 선배님은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일상을 살다가도 문득문득 계속 생각나고, 밀려드는 것들이 있다"고 밝혔다.
촬영 당시 추억에 대해 "강수연 선배님이 배우들과 굉장히 모임을 많이 했다. 술도 한 잔씩 하고, 수다를 많이 떨었다. 같이 모이면 오디오가 안 비었다"며 "아까도 '정이'를 향한 호불호를 말씀 드렸지만,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건 분명하다. '정이'가 결국은 좋은 결과로 나타났지만 사실 결과보단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이' 때 현장처럼 웃으면서 강요없이 행복하게 서로를 배려하며 일하고 싶다. 좋은 과정을 겪으면 결과가 아쉽더라도 계속 또 같이 만나고 싶고, 계속 연락하고 그런다. 또 같이 작업할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만약 선배님이 '정이'를 보셨다면 뭐라고 해주셨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일상의 대화에서도 부정적인 말을 하신 적이 없다. 그래서 평소에도 더 많이 도움이 됐다"며 "촬영 전에는 전설속의 이야기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대배우라서 너무 걱정이 됐다. '연기 못한다고 혼나면 어떡하지?' 싶었다. 그런데 처음 만남 때 원래 알던 사이처럼 느껴졌다. 감독님과 술을 마셨는데,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했다. 문이 슥 닫히는데 그 사이로 '쟤 너무 괜찮다~ 너무 매력 있다' 그러시더라. 정말 행복했다. 이후로 촬영장에서 간식 담당이었다. 선배님이 맛없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정이'는 지난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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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