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국내 개봉을 확정한 영화 '성스러운 거미'(감독/각본: 알리 아바시)의 주연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16명의 여성을 살해하며 자신의 범죄를 언론에 직접 제보한 이란 최악의 연쇄살인마인 일명 '거미'를 끝까지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 스릴러 '성스러운 거미'에서 살인마 ‘거미’를 추적하는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를 연기한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의 드라마틱한 삶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테헤란 출생의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다수의 연극 무대와 TV 시리즈, 영화를 통해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자타 공인 이란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과거 연인과의 애정 행각이 담긴 영상이 유출되며 이란 내에서 심각한 박해와 검찰 조사를 받으며 더 이상 연기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2006년 프랑스 파리로 망명한다.
소규모 예술 영화에 출연하고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하며 14년간의 망명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성스러운 거미'에 캐스팅 디렉터로서 참여하였지만 히잡 없이 촬영을 해야 한다는 조건에 겁을 먹은 여배우가 촬영을 중단하기에 이르자 알리 아바시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인공 ‘라히미’로 배우 복귀를 결심한다.

'성스러운 거미'를 통해 이란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오랫동안 이어왔던 침묵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은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살인마를 추적해 나가는 라히미의 동기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 동기를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찾았다. 모든 고난에도 불구하고 라히미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여성들을 위해 이 사회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고 싶을 뿐이다”라고 답하며 남다른 참여 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여성 인권과 자유를 외치며 확산되고 있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히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0년대 초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Mashhad)에서 16명의 여성들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마 ‘사이드 하네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성스러운 거미'는 영화 '경계선'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차세대 거장 알리 아바시가 연출을 맡았다.
이란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성스러운 거미'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문화 잡지 버라이어티가 발표한 “올해 최고의 영화”와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발표한 “2022년 최고의 영화 50선”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우리가 진정 격분해야 할 악의 얼굴"(SCREENDAILY), "분노로 가득 찬, 그리고 완벽한"(The Wrap),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새로운 걸작"(Daily Telegraph), "강렬하고 매혹적인 스토리텔링"(Total Film), "과감하고 묵직한 엔딩"(Guardian) 등 극찬 세례를 받았고 이란 내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심각성과 근본 원인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짚으며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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