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예비부부와, 이종격투기선수 권아솔-명현만이 '지옥법정'을 찾았다.
26일 오후 SBS 새 시사교양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지옥법정'이 첫 방송됐다. '지옥법정'은 현실과 지옥 사이 어딘가에서 대놓고 내 편만 들어주는 악마의 변호인단과 함께 진정 누가 지옥에 갈 사람인지 따져보는 한풀이 재판쇼.
이날 첫번째로는 스킨십을 회피하는 예비남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원고인 예비신부 이수연은 피고인 예비남편 이택민이 일방적으로 스킨십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사귄지 620일 정도 됐으며 지난 2021년 9월부터 동거까지 하고있는 상태. 하지만 이택민은 "최근 수연씨와 키스한적 있냐"는 질문에 "일년을 뒤져봐도 잘 기억이 안난다"고 말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이수연은 "저는 깊은 스킨십을 원하지 않는다. 뽀뽀도 먼저 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것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먼저 스킨십을 절대 안한다. 걸어갈때도 혼자 가니까 사귀는게 맞나? 이런 느낌이 났다"고 말했고, 이택민은 "이미 사귀기 전에 처음 마났을때부터 혼전순결이라고 얘기했다. '네가 못받아들이면 안 만나도 된다'고 했다. 그부분에 대해 수연이도 고민의 시간을 가졌고 '오빠라면 괜찮다'고 해서 만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원고 측이 소환한 고승우 변호사는 "과거의 경험이 어떤 이유에서든 스트레스를 주었고 그 영향으로 인해 성관계가 이루어질수있는 모든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며 "법에 따르면 성생활 거부, 성기능 장애는 주요한 이혼 사유다. 만약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결혼했을 경우 혼인 취소 사유가 될수 있다. 개선이 가능한 성 기능 장애인 경우 그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될 의무도 있다. 그만큼 성에 대한걸 유지하는것이 중요한 역할을 할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측 증인으로 나선 비뇨의학과 전문의 '꽈추형' 홍성우 원장은 "여러 검사 했다. 피검사, 설문지 검사, 문진, 성기능 검사까지 했다"며 "전혀라고 하면 어폐가 있지만, 제가 봤을땐 결혼생활에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택민은 "확실한건 만약 수연이가 부부관계에서 불만족스러우면 비뇨기과 매일 갈 생각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원고측은 일상영상을 증거로 공개, 결혼에 무심한 피고의 태도에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수연은 "아무리 자기가 생각이 없더라도 예쁘게 말해도 되고 결혼이 작은 이벤트가 아니라 큰 이벤트고 우리한텐 중요한 자리고 시간이고 날짜인데 저혼자만 기대하고있는것 같다"며 끝내 눈물을 내비쳤다. 결국 정재민 지옥 판사는 "혼전순결을 지키려는 이유가 결혼이후 기쁨과 관계의 중요성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결혼에 대한 큰 기대가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며 피고 이택민에게 '486지옥행'을 선고했다.

두번째 재판에서는 격투기계 이슈메이커 이자 최고의 악동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과 대한민국 헤비급의 자존심 명현만이 맞붙었다. 권아솔은 명현만이 조두순을 응징하는 콘텐츠를 찍었을때부터 저격을 이어왔고, 이에 서로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며 무려 3년간 갈등을 이어왔다. 권아솔은 "명현만은 사람을 때렸다. 민간인을 폭행했다. 죽기라도 했으면 살인이다. 어떻게 보면 미수범이라 볼수 있다. 명현만씨가 격투기계에 먹칠을 했기때문에 뭐가 맞고 틀린지 확실히 결판 내겠다. 당신의 사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확실하게 깨우치게 하겠다"고 법정에 소환한 이유를 설명했다.
시작부터 권아솔이 명현만에 대해 "암덩어리,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적대심을 드러낸 가운데, 원고측 변호인 으로 나서 김태균은 "일반인을 상대로 일방적 폭행에 가까운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힘자랑만 한 그러면서 격투기계의 위상을 떨어트린 결과가 있다. 이에 피고의 지옥행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명현만은 자신의 콘텐츠에 대해 "키워드가 참교육, 대리만족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김태균은 "일반인을 사정없이 폭행하는 영상을 봤다"며 영상 증거를 제출했다.
해당 영상은 명현만이 '나는솔로' 4기 영철(이승용)과 스파링을 했던 것. 영상을 본 은지원은 "같은 선수 아니고 일반인 상대로 보호장비 없고 흙바닥에서 주먹 휘두르며 스파링이라 한다. 납득 가냐"고 항의했고, 명현만은 "저 영상은 스파링보다는 참교육의 의미가 있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빌런으로 미움을 받은 캐릭터였다. 그분이 저한테 격투기 별거 아니다, 명현만도 이길수 있다고 말을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증인으로 나선 당사자 이승용 역시 "저는 피해자가 아니다. 부상당한곳 없다"고 말했다. "남자대 남자로 붙어보고 싶어서 제가 신청했다"며 부득이하게 흙바닥에서 진행하게 됐지만 낭심 보호대, '명현만은 주먹만 쓴다'는 핸디캡과 의료진, 변호사, 앰뷸런스까지 동원한 상태에서 스파링을 했다고. 그는 "나중에 제가 많이 맞은 다음에 누워있을때 의사선생님께서 오셔서 닥터 체크도 했다. 안전조치는 전부 돼있는 상황이었다"며 "경기 끝난 후엔 남자대 남자로 사과했다. '내가 버릇없게 한건 미안하다. 하지만 정말 피고와 대결하고 싶었다. 매운맛 보여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명현만 측은 권아솔이 쓴 자신에 대한 악플을 증거로 내세우며 "제가 원고의 입장이면 저런글도 안올리고 안보고 삭제할것같다. 저런 모욕적인 글을 왜 올렸냐"고 지적했다. 권아솔은 "격투기계 애국자이기 때문에 한거다. 아들 딸들 다 키우는 입장에서 아들 딸들이 그런 영상을 보면서 이게 격투기라고 생각한다면 그 아이들이 커서 격투기를 뭐라고 생각하겠냐. 센사람은 약한사람을 때리고 참교육해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겠나.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지 강자가 약자를 참교육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 바람이 불어서 다른 사람이 비슷한 콘텐츠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원고측이 소환한 과거동료인 김태인 선수, 김세영 선수 역시 명현만의 참교육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누군가를 참교육하는건 그 자체로 이미 말이 되지 않는다고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는것 역시 문제가 된다는 것. 다만 명현만은 "말씀드리고싶은건 참교육 취지는 누군가를 괴롭혔던 일친, 조직폭력배 이런사람들을 참교육하는게 취지였다. 스파링 콘텐츠 과정에서 나름 신중하게 생각하고 제가 콘텐츠 하면서 권아솔 선수에게 피해준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콘텐츠의 취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권아솔은 명현만을 상대로 실망했던 일을 최초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압구정 로데오에 체육관이 있었다. 그때 입식에서 종합격투기로 넘어온 무명선수였던 피고가 대표님을 찾아가서 강남 드림을 이루고싶다고 말씀하신거 기억하냐. 그래서 명현만 선수가 저희 체육관에 들어왔다. 사실은 제가 명현만씨의 보증을 섰다. 전혀 모를거다. 명현만씨가 충분히 잘될수 있고 실력도 있고 스타성도 있는 선수라고 봤다. 그래서 대표님한테 '체육관에서 일할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을 드린거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곳에서 오퍼가 왔는지 체육관도 갑자기 끊고 손절을 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명현만은 "집이 여유가 있지 않다. 그래서 개인레슨을 통해 수익 내고 그래야 우리 가치도 올라가고 체육관도 살릴수있다고 얘기했는데 선수 들이 개인레슨을 안하더라. 저는 개인레슨도 하다 보니까 물흐리고 돈밝히고 회원들 영업한다는 눈총이 느껴지더라. 내가 여기 오래있으면 안되겠다는 느낌을 받아서 나오게된것도 있다"며 "인지 못한부분도 있지만 배신했다고는 생각 안한다. 피해 끼친적 없고 제 갈길을 간거고 그렇게 했기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거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재민 지옥판사는 "일반인이 동의한 스파링이라 해도 프로선수와 일반인의 기량 차이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때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일반인 상대로 타격하는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참교육과 같은 응징은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하는것이고 개인의 사적인 복수는 피해자가 직접 하는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도 "피고가 다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것을 온 세상 사람들 앞에서 인격을 모욕하고 명예훼손을 하는것은 정당화 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최종적으로 명현만, 권아솔에게는 '지옥의 스파링'이 선고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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