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개 코미디의 산실, '개그콘서트'는 부활할 수 있을까.
27일 KBS 관계자는 OSEN에 "'개그콘서트' 부활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제기된 '개그콘서트' 부활설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날 아침 한 매체는 '개그콘서트'가 부활한다고 보도했다. KBS가 6월께 론칭을 목표로 현재 제작을 준비 중이라는 것. '라스트 개콘'이라는 가제가 있고 섭외 연락을 받은 코미디언도 있다며 높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꽤나 구체적인 내용들이 '개그콘서트' 부활에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개그콘서트'는 방송 당시나 종영한 지금이나 국내 최장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지난 1999년 9월 4일부터 2020년 6월 26일까지 21년 동안 1050회가 방송된 대기록은 쉽게 깰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개그콘서트'는 앞서 폐지된 MBC '코미디에 빠지다', SBS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이후 유일한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바. 이에 한국 개그계 산실처럼 사랑받았다. 이에 '개그콘서트' 폐지에 대해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방송코미디협회는 기자회견과 성명을 불사했을 정도. 이에 KBS도 한발 물러나 시즌제 종영을 표방하며 '개그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이후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수근, 박준형, 김준, 김대희, 김원효, 박성광 등 쟁쟁한 선배 코미디언들이 모여 서바이벌 방식의 '개승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KBS 제공] 코미디언 김준호가 '개승자' 론칭 당시 KBS 1TV '클로즈업TV'에 출연해 자신감을 내비쳤다.](https://file.osen.co.kr/article/2023/01/27/202301270930773880_63d31d044a086.png)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개그콘서트' 부활을 확정적으로 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종영 직전까지 '개그콘서트'는 숱한 위기론에 시달렸다. 한국 공개 코미디의 산실이라는 의미와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유명 코미디언들 외에 시청자들의 매력을 끌 한방이 없었다. 공채를 통한 코미디 사관학교의 개념이 강했고 실질적인 웃음을 위한 시청은 아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종영 직전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2~3%를 오갔을 정도.
그 사이 코미디언들의 환경도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빵송국, 피식대학, 숏박스, 너덜트 등 유튜브 채널로 간 코미디언들이 방송 심의와 PD의 편집이라는 제약을 떠나 누구보다 자유롭게 자신들만의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개그 코너'로 선보였던 유행어, 인기 캐릭터로 사랑받던 코미디 활동이 유튜브 채널 속 '부캐릭터'로 변모했다.
불특정 다수를 폭넓게 이해시키고 만족시켜야 했던 개그 코너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게, 심지어 PD 재량 없이 편집 도움까지 받아 이해시키는 유튜브 세계관이 이미 넘치게 사랑받는 상황. 위기론과 시청률 저조 현상 속에 내쫓듯 보냈던 코미디언들, 이들이 유튜브에서 자리 잡자 단지 '개그콘서트'의 부활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방송의 테두리로 불러모으는 일이 마냥 온당한지는 의문이다.
![[사진=KBS 제공] 과거 '개그콘서트' 전성기 시절 출연진 단체샷.](https://file.osen.co.kr/article/2023/01/27/202301270930773880_63d31d0754f04.jpeg)
결국 지상파 유일의 공개 코미디 쇼, 후배 양성이라는 대의 아래 '개그콘서트' 부활을 추진하고 코미디언들을 모아야 하는 모양새다. 다행인 점은 이러한 '개그콘서트'의 존재 의미는 시청환경, 심의를 향한 인적 감수성이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공고했다는 점이다. 코미디언들 다수가 이에 공감하고 뜻을 보태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인 대목이긴 하다. 확고한 불변의 가치가 '개그콘서트'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OSEN에 "가제, 편성 시기, 섭외 여부 등과 관련해 최초 보도에서 언급이 되기는 했으나 현재로서는 굉장히 앞서 나간 해석이다. 그만큼 확정된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그렇지만 '개그콘서트'의 의미나 필요성은 방송 당시나 지금이나 KBS 내부적으로 꾸준히 공감하고 계속해서 언급된 부분이다. 현재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