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 NO"…'우사향' 윤시윤, ♥ 용기 부족한 37세 순수 청년(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2.06 16: 05

 배우 윤시윤(37)이 “데이트하면서 맛있는 거 드시러 가기 전에 극장에서 가볍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새 영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의 예비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윤시윤은 6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 이후에 영화가 OTT 플랫폼으로 간다고 해도 관객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감독 임성용, 제작 도깨비미디어・콘텐츠존, 배급 콘텐츠존, 공동배급 다자인소프트)는 일도 연애도 마음 같지 않은 창수(윤시윤 분)와 모든 걸 가졌지만 연애는 쉽지 않은 아라(설인아 분), 두 사람 앞에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향수가 등장하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로맨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 멜로다.

윤시윤은 사랑과 일 모두 쉽지 않은 30대 회사원 창수 역을 맡았다. 그가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준 순수한 청년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잘 묻어있어 싱크로율이 높은 편.
이날 윤시윤은 “저는 관객과 시청자를 위해 작품마다 톤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물론 제가 선택할 순 없지만 배우로서 아예 반대되는 연기를 하고 싶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탄생’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서는 장르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소재는 영화로 보여드리게 됐다”며 “장르물은 여러 가지로 준비할 게 많은데 이런 종류의 로맨스 영화는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 배우들과 만들어내는 티키타카가 중요하다. 저는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에 집중했다”고 출연을 결정하고 배우로서 표현에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주인공 창수는 사랑에 어려움을 겪지만, 어느 날 우연히 향수를 얻은 뒤 주변 사람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받은 사랑을 베푼다.
윤시윤은 이 작품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해 반추해봤다고 한다. “제가 비혼주의는 아니다. 근데 점점 혼자가 편해지는 건 있다. 비단 저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저희 세대를 대표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물론 (결혼이) 고민이긴 한데 혼자가 편해지긴 했다.(웃음) 드라마나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거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윤시윤은 “어느 감독님이 ‘연애는 설렘이고 결혼은 안도감이다’라고 하시더라. 저는 그 얘기가 참 좋았다. 만만해서 안심이 되는 게 아니라, 편안해서 안심이 되는 게 좋다.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살다 보면 제 사람도 제게 안도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진정한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이어 윤시윤은 “극 중 창수가 향수를 쓰면서 사랑과 일에 있어서 성장을 한다”며 “연출을 하신 감독님이 저라는 배우에게 콩깍지가 씌여서 캐스팅을 해주신 게 아닌가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시윤은 일과 달리 연애는 쉽지 않은 여성 아라 역을 맡은 배우 설인아(27)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췄다.
설인아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윤시윤은 “후배로서 제게 조언을 구하더라. 감독님과 상대역이 나를 의지해준다면 함께 재미있게 작품을 만들어갈 수 있겠다 싶었다. 저는 작품을 만들 때 상대 배우와의 티키타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설인아와 즐겁게 작업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시너지를 자랑했다.
설인아와 만든 신(scene)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에 대해서는 “전체 대본 리딩 이전에 저희가 10번 이상 만나 호흡을 맞췄다. 막상 리딩을 할 때 완전히 외워서 대본도 안 보고 즐길 수 있었다. 그런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설인아가 그때 드라마 ‘사내맞선’을 하고 있었음에도 매번 제게 연습하자고 해서 대사를 맞추게 됐다. 어느 날 카페에서 만났는데 ‘보드 타러 가기 전에 한 번 더 연습을 하고 가고 싶다’고 하더라. 그 정도로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후배의 열정을 칭찬했다.
이어 윤시윤은 “설인아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되게 어른스럽다. 배우로서 잘 준비되어 있는 친구였다.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여자 주인공에 도전했다고 들었는데 저와 나이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동료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한 그는 ‘제빵왕 김탁구’(2010)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2) ‘이웃집 꽃미남’(2013) ‘마녀보감’(2016) ‘최고의 한방’(2017) ‘친애하는 판사님께’(2018) ‘녹두꽃’(2019) ‘유 레이즈 미 업’(2021) ‘현재는 아름다워’(2022) 등의 드라마를 통해 꿈과 사랑을 향해 달려나가는 순진무구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는 인간 윤시윤으로서 바르고 정직하게 살면서도, 배우로서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연기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 것 같냐는 물음에 ‘지붕 뚫고 하이킥’ 속 정준혁 캐릭터를 꼽았다.
윤시윤은 “준혁 학생이 저와 가장 비슷한 거 같다. 용기 내서 다가가지 못하고 우물쭈물한다. 저도 그녀에게서 내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다가가는 편이다. 지금까지의 제 연애 패턴이 그랬다”고 비교했다.
이어 윤시윤은 “기존의 제 이미지는 100% 좋은 배역을 만나서 만들어진 게 크다. 실제로는 전혀 순수하지 않다”고 말하며 웃었다. “부족한 배우가 좋은 기회를 얻고 사랑을 받은 케이스”라고 자평한 것.
그러면서 “그런 이미지 덕분에 저도 제 자신에게 '그게 바로 나'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배우의 색채를 만들어 버리면 언젠가는 큰일이 일어난다”며 “배우는 다양한 색깔로 사랑을 받아야지 배역을 잘 만나서 그 안에서 사랑 받다 보면, 언젠가 제가 실상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이게 됐을 때 대중이 저를 가식적인 사람이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거망동하지 말고 연기로 보여드려야 할 거 같다는 마음이다. 비유를 하자면 오락실에 코인이 많이 쌓인 느낌”이라고 인간 윤시윤의 일상이 대중에게 실망을 안겨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누군가가 날 좋아해 주는 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날 좋게 봐준 거다. 심판으로 치면 굉장히 편파적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도 이해받으며 살아왔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수혜자다”라고 지지와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윤시윤은 “제가 주인공이어서 대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거다. 그래서 스태프, 감독님에게 항상 덜 미안하고 싶은 마음이다. 작년에는 어떻게 하다 보니 세 작품이나 선보이게 됐는데 올해는 조금이나마 제 개인의 삶에 집중하고 싶다. 내 꿈 때문에 나를 기다려줬던 사람들,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주변에서 제 얘기만 들어줬는데, 올해부터는 그러면 안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윤시윤의 순진한 이미지가 담긴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이달 8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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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콘텐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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