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강아지를 키웠었는데 독립하면서 반려견을 안 키웠다. 근데 ‘멍뭉이’를 찍고 나서 반려견을 다시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유연석)
동물 영화 혹은 가족 영화로 분류될 영화 ‘멍뭉이’는 2000년대 초중반 이후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따뜻한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수많은 종류의 강아지들이 영화 내내 쏟아지듯 등장하는데 보기만 해도 귀여워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강아지들은 유연석, 차태현 등의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차태현은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2011)에서 말과 교감을 나누는 연기를 경험한 적이 있었지만, 역시나 동물과 호흡을 맞추는 영화는 낯설 수밖에 없을 터.

차태현은 15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 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세븐오식스, 배급 키다리스튜디오)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동물과 찍는 영화는 정말 힘들다. 근데 ‘멍뭉이’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또 한 번 도전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말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통제가 안 된다. 말보다 강아지가 훨씬 더 나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도전을 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차태현은 “감독님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지만 현장에서 ‘멍뭉이들이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으니 시나리오가 바뀔 수 있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열려 있어서 믿음이 갔다. 특히 강아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거 같아서 감독님을 믿고 촬영에 임했다”고 김주환 감독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김주환 감독은 그동안 ‘코알라’(2013), ‘청년경찰’(2017), ‘사자’(2019)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멍뭉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순진함을 머금은 유연석과 차태현의 귀여운 매력을 십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여서, 팬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에게도 힐링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 같다.

‘멍뭉이’는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 분)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이 영화를 찍는 동안 강아지들과 함께 하며 마치 제가 키우는 반려견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며 “그리고 민수와 진국이 서로 지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제가 외아들이라 형제의 느낌을 몰랐는데, 형제애와 함께 반려견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영화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했다.
어떤 배우와 만나도 극강의 케미스트리를 발산해 온 차태현과 유연석이 이번 영화에서 친형제보다 더 친한 사촌 형제로 만났다. 드라마 ‘종합병원2’(2008) 이후 두 배우가 15년 만에 재회해 선보이는 영화다.


반려견 루니를 위해 칼퇴근을 고수하는 민수 역의 유연석은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집에서 강아지를 키웠다. 강아지를 오래 키우며 하늘로 보낸 적도 많아서 민수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며 “민수가 집에 혼자 있을 때, 텅 빈 공간에서 루니의 흔적을 발견하며, 예전에 제가 키우다가 (하늘로) 떠나보냈던 아이들이 떠올라 이입이 됐다”고 밝히며 폭풍 눈물을 흘렸다.
이어 유연석은 “이 영화가 부담스럽지 않게 가르친다는 느낌 없이, 영상을 통해 반려견과 반려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멍뭉이’를 촬영한 후 반려견을 다시 키우고 있다는 유연석은 “독립한 이후에는 부모님 집에서만 키우고 있었는데 떠나보낼 때 많이 힘들지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아지가 있다면 가족으로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인공 강아지 루니와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고 감탄했다.

“루니가 제게 꼬리를 치거나 반기는 모습을 보며 크게 놀랐다. 저와의 연기 호흡에 있어서 감정이 점점 달라지는 걸 느껴서다. 저와 감정을 교감하고 있다는 걸 느낀 이후부터 신뢰도가 더 커졌다. 서로 교감을 나누면서 촬영했는데 나중에는 눈만 마주쳐도 호흡이 잘 맞았다.(웃음)”
동생 민수의 고민을 해결해주다가 집사 라이프 생활을 시작한 진국 역의 차태현은 “결혼 전까지는 저도 반려인이었다. 반려인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 아마 남다른 감정을 느끼실 것”이라고 극장 관람을 바랐다.
차태현은 그러면서 “요즘 시청자나 관객은 자극적인 전개에 익숙하실 텐데 ‘멍뭉이’는 그렇지 않다. 그게 단점이자 장점으로 느껴질 거 같다”며 “요즘 방송 중인 드라마나 개봉하는 영화들과 결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면서 힐링 받으실 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가) 귀엽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끝으로 유연석은 “영화를 통해 반려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한 마리라도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적어졌으면 좋겠다. 저는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됐다”며 “그렇게 된다면 이 영화의 의미가 있을 거 같다. 작은 변화라도 생기게 된다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3월 1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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