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고1"…'멍뭉이' 차태현, 28년째 유지해온 명불허전 멍뭉美(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2.16 17: 24

 큰맘 먹고 차린 카페가 망한 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게 된 진국(차태현 분)에게 사촌 동생 민수(유연석 분)는 친형제이자, 절친한 친구 같은 존재다.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고 마음 속 깊은 얘기까지 나누며 큰 힘이 돼준다. 평소 친근감 넘치는 배우 차태현(47)과 유연석(39)이 분해 더 애정이 가는 것 일수도. 
차태현은 마치 자신의 일상처럼 살갑고 친근한 얼굴로 유연석과 함께 애정 넘치는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그는 “제가 별로 한 게 없다”고 말하지만 맡은 캐릭터의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고민했을 그의 노력이 느껴졌다.
올해로 데뷔한 지 28년 된 그는 연예계 대표 동안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덧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해맑고 청량한 매력이 넘쳐흐른다.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 차태현은 내달 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멍뭉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아직도 신인처럼 생동감 넘치는 설렘을 내비쳤다.

차태현은 16일 오후 서울 소격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가 너무 깔끔해서 좋았다. 읽으면서도 너무 짧게 느껴질 만큼 잘 읽혔다”라며 “개인적으로 본편이 10분 정도 짧았어도 좋았겠다 싶은데, 반려인들을 생각하면 더 길어도 좋겠다 싶다. 반려인들이 보셨을 때 저보다 공감하는 부분이 더 클 것 같다”고 밝혔다.
‘멍뭉이’(감독 김주환, 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세븐오식스, 배급 키다리스튜디오)는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 분)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차태현은 현재는 반려견이 없다며 “저는 결혼하기 전에 반려인이었던 적도 있고 아닌 기간도 있었다”며 “근데 극 중 민수가 여자친구를 위해 개 집사를 찾아다니는 부분에 공감이 갔다. 어떤 분들은 영화를 보시며 ‘민수가 직접 키우면 되지’라는 생각도 하실 텐데 저는 민수의 선택에 있어서 충분히 공감이 갔다”고 설명했다.
진국 역의 차태현은 이어 “어제 영화를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여러 가지 감정이 일었다”며 “어쩌면 극장 개봉을 못 할 수도 있겠다 싶었던 영화라서다. 약 1년 전부터 개봉 날짜를 조율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됐다 안 됐다를 몇 번 반복했었다. 근데 드디어 3월 1일 개봉하게 돼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차태현은 그러면서 “사실 제가 내일부터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놨었다. 일정을 바꿀 수 없었는데 이 영화가 마침 다음 달 1일에 개봉하게 돼 다행이다. 홍보를 오늘 밖에 할 수 없었는데 다행스러운 마음이다”라고 극장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차태현은 각본 및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의 연출력을 극찬했다.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주면서도 코믹한 부분을 넣어서 (관객을) 훈계하는 느낌은 없다. 시나리오상에서도 재미있었는데 본편에서는 깔끔하게 떨어졌다. 저는 반전이 나오지 않아서 더 좋았다”며 “‘멍뭉이’는 강아지 헌정 영화다.(웃음) 저는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굉장히 큰 믿음이 갔다”고 영화와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차태현은 미혼이었을 때 반려견이 있었지만, 결혼을 한 이후 키우지 못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이 키우자고 한다면 일단 우리에겐 아이가 너무 많다.(웃음) 무엇보다 저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진심으로 책임질 수 없으면 키우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이 영화로 생각이 바뀌었다기보다 저는 ‘동물농장’의 시청자로서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항상 욕하면서 매주 본다. 동물을 물건처럼 대하는 건 너무 심한 거 같다. 법이 강화돼서 더 이상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캐릭터의 특성상 처음부터 강아지와 친해지려는 노력을 안 했다는 차태현은 “일부러 먼저 다가가진 않았다. 너무 친해져서 강아지가 처음부터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들면 안 되니까. 저와 함께한 퍼그는 소리가 너무 컸기에 약간의 다이어트를 한 뒤 촬영에 임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이 영화에 못 나왔을 거다.(웃음)”고 강아지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차태현의 명불허전 생활 연기는 ‘멍뭉미’를 이끈 큰 에너지다. 그만의 장점이 진국 캐릭터에 그대로 담겼기 때문. “저는 기본적으로 90% 이상 시나리오대로 연기한다. 근데 제가 연기하면 배우들도 시나리오에 나온 게 아닌 거 같다고 하더라. 사실 제가 따로 준비한 게 없는데. ‘두뇌공조’를 하면서도 (정)용화가 ‘선배님이 하면 대사 같지 않다’고 하더라. 다른 배우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이번 영화에서 제가 한 애드리브가 그렇게 많지 않다. 웬만한 건 다 대사였고 저는 대부분 바꾸지 않는다”고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연기 비법에 대해 그는 “어머니가 성우였고 아버지도 방송국 스태프였기 때문에 부모님께 연기를 배웠다. 제가 어릴 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녔다면 지금은 다른 연기톤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성우의 자연스러운 연기 톤을 어릴 때부터 배워서 몸에 배어있다”고 밝혔다. 그는 1995년 KBS 슈퍼탤런트 1기로 데뷔했다.
데뷔 시기를 떠올린 차태현은 “대학교 입학 후 KBS에 들어가면서 연기를 하게 된 건데 그때부터 특이했던 거 같다. 어른들도 저의 연기 스타일을 독특하게 여기셨다. ‘어린 친구가 정형화 된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멍뭉美’를 보유한 차태현과 유연석의 만남은 ‘멍뭉이’에서 친형제 못지않게 리얼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방송된 드라마 ‘종합병원2’ 이후 15년 만에 영화에서 재회한 것.
이에 차태현은 “그 사실을 제작보고회 때 알게 됐다. 그날 ‘아 맞다! 그 드라마에 연석이가 나왔었지’ 싶었다. 그때부터 연석이는 주목받는 신인이었고 굉장히 잘하는 배우였다”고 후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이후 연석이와 연락을 하기도 했었지만, 15년 동안 잘 커서 그 친구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 영화를 같이 했다는 게 뿌듯하다. 내가 키운 자식도 아닌데 말이다.(웃음) 더불어 내가 15년 동안 잘 버텼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며 웃었다.
차태현의 삼남매가 예능을 통해 몇 차례 공개됐던 적이 있었는데 첫째 아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됐다고 한다. “첫째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다. 저는 친구 같은 아버지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도 같다. 내가 어떻게 대하느냐는 의미가 없고 아이들이 저를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 저희 부모님은 제게 친구 같았다. 제가 배운 대로 아이들을 대하려고 하는데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태현에게 그 어떤 수식어도 거추장스럽다. 어떤 역할을 맡든 그저 배우인 그의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질 따름이다.
“저는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드는 배우들이 제일 부럽다. 저는 한쪽으로 가 있는 배우다. 그게 단점이긴 하다. 하지만 제가 무리하면서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게 맞을까 싶다. 보는 사람들이 제게 그런 모습을 원할까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저의 다른 모습을 꺼내줄 감독님을 만나길 바란다. 변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변화를 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늘 연기하고 있다.”
스릴러를 하고 싶다는 차태현은 “제안이 온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며 “저는 예능을 통해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고 있다. 어떤 배우들은 연극을 하며 리프레시를 하는데, 배우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제게 예능은 그런 의미다. 예능이 물론 장단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제가 예능에 출연하는 건 연기를 더 오래 하기 위해서다.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다양한 도전을 한다. 저는 도전하는 일을 두려워하진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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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키다리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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