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카이가 녹음 중에도 완벽한 자태를 자랑했다.
18일 카이는 자신의 계정에 거울 이모티콘을 달아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카이는 팝 필터를 향해 고개를 외로 틀고 있다. 음이 흐르는 몸짓이다. 춤으로 모든 음악을 내보이는 카이이니, 순간의 장면은 곡의 전부를 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일순 든다. 그러면서도 저 고갯짓에는 의미가 있겠거니, 생각이 일순 드는 것이다.
마이크의 팝 필터는 녹음할 때 필수적 요소로, 잡음을 걸려준다.이런 녹음실의 팝 필터를 분위기 있도록 거뜬하게 만드는 건 비단 카이의 외형 때문만은 아니다.
카이는 솔로 미니 1집부터 알차게 자신의 예술을 그려냈다. 카이는 1집과 2집 타이틀곡인 ‘Mmmh’과 ‘Peaches’에서 대중을 위한 친절한 시선을 갖추었지만, 카이만이 뽐낼 수 있는 박자와 매력은 잊지 않았다. 또 앨범마다 담겨 있는 카이의 ‘아트웍’은 말 그대로 ‘아트’와 ‘웍’이 끼쳐 있다. 솔로 1집에서 카이는 ‘필름 카이’를, 솔로 2집에서는 하이라이트에 어울리는 티저 이미지를 뽑아냈다. 특히나 바닐라는 동굴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춤을 춰, 이데아의 표상을 영상에 담아 냈다.
한 마디로 카이가 걸어온 길 때문에, 팝 필터를 향해 고개를 꺾는 그의 모습조차 의미가 있을 듯하다. 경건해 보인다. 입맞춤에도 각각의 이유가 있듯, 예컨대 마피아의 입맞춤에는 약속이라는 맹세가 있고, 성경 속 양 발에 하는 입맞춤에는 복종에 의미가 있듯 말이다.
또한 카이가 적은 거울 이모티콘에 의미를 부과하게 된다.
아울러 얼마 전 카이가 공개한 3집 커버 이미지도 눈여겨 볼 법하다. 거장 히치콕의 영화 포스터가 떠오를 정도로 기가 막힌 미감에 찬탄하면서, 3집에서 선보일 카이의 세계를 덧그려 보다 거울로 해석을 이어본다.
평면으로 보이지만 아마도 측면에서 본다면 3차원의 나선형이 아닐까 싶은데, 마치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어떤 의미로는 '통과제의'로도 해석이 된다. 보통의 서사는 어떤 의식을 치러야 다음으로 넘어간다고 한다. 거울은 자신만이 알고 있고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매개체다. 자아를 확인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듯.
3집의 티저를 공개한 카이에게, 팝필터로 향하는 고갯짓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자아를 깨달아 화해를 청하는 것일까? 이상의 ‘거울’을 향한 화해의 손짓이 떠오르고,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의 바람벽을 마주한 기분이다. 또한 윤동주의 ‘자화상’ 속 우물 안 사나이를 끌어안는 장면도 떠오른다. 자아와의 화해를 위한 시인의 간절하고 유일한 그리고 원초적인 욕망을 생각한다.
그러다 이내 악보를 바라보고 있는 얼굴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에서 미친 듯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은 자신을, 마침내 깨달은 건 어떤 매개체가 있던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카이가 언급한 ‘거울’ 이모티콘의 의미를 감히 넘겨 짚는다. 마침내 자신을 사랑하고, 다음을 향해 날아가는, 아프락사스에게로 향하는 새가 되기 위한 단계가 바로 거울이 아닐까.
카이의 미형을 과연 표현해도 옳을까? 그러나 언급하지 않고서 서운할 정도로 고유한 아름다움을 보였다. 우묵하게 선을 자랑하는 턱, 그 선은 음영을 자랑하면서도 고고하다.
헤드셋으로 오묘한 금발을 쫙 넘겨 버린 무심함 속 빛이 나는 봉긋 솟은 이마, 꽉 매지 않은 넥타이가 주는 위태로움이 뽐내는 목의 선과 쇄골, 흐르는 것 같은 셔츠의 주름 속 군데군데 뼈의 모양을 잊지 않는 본연의 타고난 아름다움까지, 완벽하다.
네티즌들은 "어쩜 저렇게 멋지지", "금발 수트에 G브랜드라니", "명품 셔츠가 귀여운데 카이가 안 귀엽고 멋있어요", "나이가 29살이 안 믿겨요 그냥 영원히 청춘일 거고, 세월이 지나면 필름에 갇힌 청춘일 거 같아요", "금발에 수트 보고 우는 사람 나다", '3집 언제 나와 3월 13일에 나옵니다 많관부", "매일 티저 내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카이는 오는 3월 13일 솔로 미니 3집 'Rover'를 발매한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카이 채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