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골에 물을 받아 먹으면 그게 바로 약수죠". 방송인 이경실의 '주접' 멘트가 아슬아슬하다 못해 선을 가로지르며 '모범택시2' 방송 첫주를 성희롱 논란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라디오쇼 '두시 탈출 컬투쇼(약칭 컬투쇼)'에서는 배우 이제훈과 표예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은 DJ 김태균과 스페셜 DJ 이경실의 진행에 맞춰 '컬투쇼' 청취자들에게 SBS 새 드라마 '모범택시2'에 대해 홍보했다.
이 가운데 이제훈이 '모범택시2'를 위해 만든 근육질 몸매가 스틸 컷으로 공개됐다. 이제훈은 "미친 듯이 운동했다. 닭가슴살과 소고기를 많이 먹었다"라고 부연하며 각고의 노력을 쏟아 만든 몸매임을 강조했다. 실제 이제훈은 이날 '컬투쇼' 이후 치러진 '모범택시2' 제작발표회에서도 상의 탈의 장면에 대해 "내 인생 마지막 상의 탈의 장면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찍었다. 멋지게 찍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릴 따름이다. 지금은 (근육이) 없어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던 터다.

문제는 이경실이 이를 두고 "이제훈의 가슴과 가슴골에 물을 흘려 받아먹으면 그게 바로 약수다. 새로운 정수기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이경실의 해당 발언은 당장 '컬투쇼' 스튜디오에서는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균도 "누나 집에서 TV에다가 물 따르는 거 아니냐"라고 거들었을 정도. 주위의 웃음 섞인 발언 속에 이경실의 발언은 자칫 거친 입담을 가진 아줌마 팬의 '주접'으로 희화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보는 라디오를 통해 영상을 접하거나 이를 들은 또 다른 청취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성희롱적인 발언"이라며 이경실에게 거센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아무리 작품 촬영을 위해 이제훈이 직접 상반신을 탈의하고 근육을 키워 몸매를 가꿔 보여줬다고 해도 이를 표현한 이경실의 발언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일었다.
나아가 성별을 반대로 뒤집어 볼 경우에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훈이 아닌 여성 배우에게 이경실이 아닌 남자 진행자가 이와 같은 멘트를 할 경우 명백한 성희롱이 아니냐는 것. 캐릭터나 작품 속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몸매 그 이상의 노출이나 표현, 묘사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이경실의 아슬아슬한 입담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그는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에서도 소위 거칠 것 없는 '아줌마 입담'을 선보이며 웃음과 비판을 동시에 자아냈던 바 있다. 이에 이경실의 이제훈을 향한 발언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질타와 공인으로서 동시에 지상파 라디오 채널에서의 생방송 발언으로 부적절했다는 견해가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
이와 별개로 '모범택시2'는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애쓴 이제훈의 공을 반영하듯 순조롭게 첫 방송을 시작했다. 17일 첫 방송된 1회에서는 1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8일 방송된 2회에서도 10.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기대감 속에 시즌2로 돌아온 '모범택시2'가 주연 배우들이 홍보차 출연했던 '컬투쇼'에서 이경실의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관심보다 논란으로 얼룩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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