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역무원 의뢰인이 등장해 악성 민원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20일 방송된 KBS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무물보')에는 3년차 역무원 의뢰인 둘이 출연해 악성 민원으로 인한 속앓이를 토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의뢰인들은 "악성 민원 때문에 화병을 앓고 인류애를 잃는다"며 "비상식적인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누군가 쓰러졌다고 해서 가보면 90%는 주취자다"라고 전해 황당함을 자아냈다.
이들은 "민원 내용이 이제 의심이 된다. 승차권 발매 후 잔돈이 안 나왔다고 하는 경우, 거의 90%는 거짓말이다. CCTV보자고 하면 말이 바뀐다"고 토로했다.
비상호출벨을 불러서 무슨 일인가 들어보면 몸이 불편하다며 용변 뒤처리를 부탁하거나 옷을 올려달라는 요구도 있다고 전한 그들. 들어줄 수 없는 민원이라 응대하지 않으면 '불친절'을 이유로 해서 추가 민원을 넣는다고 전했다.

그런 뒤 의뢰인은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거나 잠시 나가서 장보고 오겠다, 중고 거래 때문에 비상문 열어달라"는 민원도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를 믿으면 무임승차로 이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고. 승객이 역무원을 폭행하는 사건도 벌어지지만 역무원은 승객을 무력으로 제압하거나 대응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의뢰인은 “표 없이 개찰구를 열어 달라고 해서 무임승차니 당연히 안 열어줬더니 시설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리며 멱살을 잡고 깨진 병을 꺼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많았다"며 "병이나 칼로 직원들을 위협하고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한다"고 말해 황당함을 안겼다.
이에 이수근은 하루 기준으로 그런 민원이 몇 차례나 되냐고 물었고, 의뢰인은 300에서 500건 정도 된다고 대답, 서장훈과 이수근은 "기가 막힌다", "처벌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답답해 했다.

의뢰인은 “대부분 95%의 승객들은 지킬 것 잘 지키는 모범시민인데 저희가 상대하는 분들은 극소수의 비상식인 분들이 대부분이라 그분들을 상대하다보니 엄청난 스트레스고 (저희를) 하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탄식했다.
이를 들은 서장훈과 이수근은 “진짜 너무 하다. 나 같아도 참기 힘들 것 같다. 말이 안 되는 일들이 많은데 그것을 일일이 상대를 해줘야 되니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 것 같다"라며 공감한 후 처벌을 강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또 "이러면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나.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 많겠지만, 직업 특성상 일부는 감수해야 될 것 같다. 시민을 상대하는 직업이고 택한 직업이니 성장통이라 생각하라. 못 버티겠다 싶으면 이직을 고려해 보라"고 의뢰인을 위로했다.
한편 서장훈이 자신의 친동생을 떠올리게 한 의뢰인 자매도 있었다. 고민을 털어놓은 건 이 중 언니였는데, 그는 동생이 자신을 언니 대우를 해주지 않는 게 고민이라고 전했다.

이에 동생은 "평소에 편하고 친구 같은 언니라서 계속 하다보니깐 그렇게 됐다"라며 "'야, 너 뭐해?' '야, 밥먹어'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서장훈은 "똑같은 사연이 저한테도 있다. 그 친구는 태어나서 특수 상황이 아니면 아직까지도 '야'리고 한다"라며 "그 친구는 무려 5살 차이 나는 내 동생이다. 이게 문제가 지속되면 엄마 아버지도 뭐라고 안 한다"라고 씁쓸해 했다.
이수근은 동생에게 "'야'라고 하지 말고 그냥 이름 부르는 게 나을 거 같은데?"라고 물었고, 동생은 "'야'에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며 태연하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서장훈은 "생각해보면 저도 호칭 변화가 있었다"라며 "처음엔 '장훈아'였다. 그 다음에는 '야, 너', 나중에는 호칭을 아예 생략하더라"고 공감했다.

그러나 취업 준비 중인 언니에게 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을 용돈으로 주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수근은 "이 정도면 서로 말 놔도 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서장훈은 "그래도 가족간에 존중이 존중의 기본이다. 언니가 어디가서 존중 받지 못하는 것은 싫지 않느냐. 그럼 동생인 너가 먼저 존중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캐나다에서 CEO로 일하고 있는 '션 닮은꼴' 의뢰인은 "자기 관리가 과하다는 말을 듣는다. 주변에 권하기도 하는데 불편해 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아침 6시나 7시에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공복에 업무를 시작한다. 12시쯤 점심을 먹고 헬스장을 갔다가 저녁식사를 한다"고 하루 일과를 공개한 데 이어 "오후 4시 이후에는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가끔 단 게먹고 싶으면 (음식을) 씹고 뱉는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의뢰인은 "저도 열심히 하고 남들에게 자기관리를 권한다. 효과가 좋아서 나누고 싶은 거다"고 말했지만 서장훈은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고 너무 좋다"고 말한 뒤 "그러나 너만 해라. 입이 근질근질하면 엄마한테 해라"라고 따끔한 조언을 건넸다.
서장훈은 "먼저 권하는 게 아니라 따라 하게끔 해라. 네 철학과 루틴은 알겠으나. 리더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양보를 해야 한다. 그래야 네가 더 크게 성공한다"고 격려했다.
/ walktalkunique@osen.co.kr
[사진] '조선의 사랑꾼'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