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가 '진격의 언니들'에서 3년 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그룹 와썹 출신 지애와 샘 오취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지애는 "저는 여자와 남자를 모두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혹시 와썹이라고 트월킹 하는 걸그룹 아시냐"며 "그 그룹에서 활동했다. 트월킹 그룹으로 활동하다가 SNS로 커밍아웃을 했다. 그래서 그런 것들때문에 기사가 엄청 많이 났었다"고 털어놨다.
걸그룹 중에서는 처음으로 양성애자라고 밝히게 됐다는 그는 "25살때 남자를 여러번 만났는데 3개월 이상 못가고 마음이 뭔가 채워지지 않고 이게 사랑이 맞나,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면 나는 사랑을 못하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했을때 '꼭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여자를 만나보자' 싶어서 여자를 만났다"며 "첫 애인을 만난지 얼마 안돼서 퀴어 영화가 보고싶더라. 그래서 퀴어 영화를 검색했는데 댓글에 너무 안좋은 말들이 많아서 '왜 여자는 꼭 남자만 좋아해야하고, 남자는 여자를 좋아해야 할까' 싶어서 홧김에 올린거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성적인 드립과 욕설 등 하루에 3천개에 달하는 DM을 받았다고. 장영란은 "양성애자로 살면 어려움이나 그런건 있냐"고 물었고, 지애는 "전에 만났던 애인과 있었던 일인데 '그냥 레즈비언이라고 하면 안되냐. 남자한테 여지 주려고 양성애자라고 하냐'고 하더라. 저는 남녀 구분하지 않고 마음이 가고 사람이 좋으면 머리가 길든 짧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 없는데 그렇게 말을 해버려서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또 "(커밍아웃을) 후회하지는 않나"라는 질문에 지애는 "가끔 들긴 한다. 내가 만약 평범했다면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좀더 자유로웠을까. 아이돌 끝나고 양성애자라는 사실이 외국에서만 돌았을때 회사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기획사를 다시 들어가볼까 싶었다. 솔로 하고싶었다. 마지막에 거의 잘되기 직전에 '우리는 크리스찬 마인드로 일하는 곳'이라고 하더라. 저를 모르고 '따뜻한 하나의 마음으로 하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내가 여기 들어가면 속이는거다' 싶더라. 그 얘기를 듣고 점점 잠수를 타서 회사랑 계약을 못했다. 혹시나 말하면 앞에서 너무 뭐라고 하실까봐"라고 말했다.
박미선은 "여기 나와서 1부터 10까지 다 얘기하고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뭐냐"고 물었고, 지애는 "계속 양성애자라고 말은 하면서 일적으로는 쫄보가 된다. 유튜브에서 브이로그 올리는데 양성애와 관련해서 올리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데 '혹시나 내가 일하는 곳에서 보면 어떡하지?' 싶더라. 제가 보컬 트레이너 하면서 여러 일을 하고있다. 제가 보컬선생인데 '양성애자라도 괜찮냐'고 말할 필요는 없지 않나. 근데 자꾸 속이는 기분이 들더라.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해서 작아졌던 것 같다"고 답했다.
다행히 가족들은 쿨하게 받아들였다고. 다만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함께 일하던 언니에게 얘기를 했을 당시 "'네가 여자를 만난다고 이야기 하는것처럼 그건 아니라고 말할 권리가 있다. 나는 남녀가 만나는게 당연하고 나의세상에서는 절대 이해할수가 없다'고 얘기하더라. 제가 악플은 많이 받았지만 실제로 거부하는 이야기를 직접 듣는건 처음이라 그때 조금 '언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런 말을 할수 있지? 나는 어렵게 말한건데' 싶었다. 그때는 제가 너무 당연하게 이해를 바란것 같기도 하다"며 "그때 그 일이 있고 나서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 할때 제가 더 피하게 된것 같다. 저도 모르게. 저는 종교에 대한 편견 없다. 그런데도 안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런분들을 더 조심하게 되는건 있는 것 같다"고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들은 박미선은 "받아들이는 사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도 안고 가야할 숙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나를 이해해줄순 없는거지 않나. 저도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 쉽지 않다. 나는 기성세대고 크리스찬이다. 모든 사람들이 상처를 줬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계시니까. 조금 더 단단해지셨으면 좋겠고 요즘 세상이 남자 여자로 나뉘어지지 않더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헷갈린다. 헷갈리긴 하지만 김팀장이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도 시간을 달라'는 얘기를 했던것 처럼 우리같은 사람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본인이 강하고 당당해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장영란 역시 "저는 보컬트레이닝 했을때 나는 이사람한테 노래 배우러 갔지 양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관심없다. 본인이 괜히 얘기하면 죄스럽고 속이는게 절대 아니라 생각한다. 그 마음을 내려놔라"라고 말했다. 김호영은 "내가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고 해서 당당하지 않은건 아니다. 무슨 거짓말이냐. '진격의 언니들 나온사람 아니에요?'라고 했을때 '아닌데요!'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라고 타박했다.
이어 박미선은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나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속상하다는게 아니라 그사람 입장에서는 왜 나를 이해못하냐고 생각할수 있다. 서로 다른거다. 그냥 '그럼 안보면 되겠네요'라고 하면 된다. 굳이 그걸 가지고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그 사람을 뭐라고 할수는 없으니까. 그것도 본인 취향이니까"라며 "주눅들겠지만, 이제 첫발 내디뎠으니 앞으로 쭉쭉 걸어가자"라고 독려했다.
샘 오취리는 3년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사과를 드리고 싶다. 그동안 저를 좋아해주고 엄청나게 사랑해주신 분들꼐 실망드리고 제 실수로 고생한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고민은 "제가 한국에 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큰 사랑으로 돌려드리고 싶은데 여전히 사람들이 저보고 '가나로 돌아가라'는 얘기를 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는 것.
박미선은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던건지 얘기해도 되냐"고 물었고, 샘 오취리는 "3년 전에 고등학생 친구들이 졸업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감사하게도 그당시 가나의 관짝춤이 유행했다. 그걸 따라했는데 얼굴을 검게 칠했다. 감정적으로 이걸 올려서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흑인 입장에서는 안좋게 볼수도 있다 싶어서 그런 글을 올렸다"고 3년 전 논란을 언급했다.
이어 "그게 엄청 크게 화제가 됐다. 제가 흑인 비하보다는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취리 입장에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수 있다고 해줬다. 갈수록 이친구 입장도 생각해줘야한다. 제가 친구들 얼굴 가리지 않아서 초상권 문제도 있었고 고등학생 친구들이 일부러 흑인을 비하해야겠다는 의도가 없지 않나. 그 얘기 듣고 맞다, 내가 그런 부분을 제대로 생각 못했구나 싶더라. 그래서 사과문을 써서 올렸는데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사과문에서 'TAEKPOP'이라는 케이팝 가십거리를 의미하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을 더 키운 것.

샘 오취리는 "사과문 올렸을때 반응이 안좋아서 제대로 사과해야할것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말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 받을까봐 주변사람들이 차라리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그래서 조용히 있다가 일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동양인 비하 논란, 성희롱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한 그는 "제 입장만 생각할수 없는게 나는 아무런 의도 없다고 생각할수 있지만 상대방은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수 있었다. 그게 미안했다"고 사과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괜히 욕을 더 먹을까봐 긴장했다고. 샘 오취리는 가나와 한국의 경기를 보며 "가나가 두번째 골 넣었을때 난 진짜 끝났다고 생각했다. SNS 들어가봤더니 갑자기 욕이 쏟아지더라"라며 "그런데 가나가 또 우루과이를 잡았지 않나. 그 덕에 한국이 올라갔더니 응원 댓글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논란 이후 샘 오취리는 방송 일이 모두 끊기는 상황에 처했다. 주변 친구들을 위해 다른 일을 하려고 했지만 논란으로 인해 쉽지 않았다고. 뿐만아니라 논란 1년 후 봉사활동을 하는 유튜브 콘텐츠를 올렸지만 "시골에 코로나로 일손 없어서 일손 돕기 콘텐츠 해서 열심히 돕고 영상을 올렸다. 사람들이 거기서도 '보여주기식'이라고, '진심이면 염전 가서 봉사해라'고 댓글을 남겼더라. 그래서 진짜 가서 했다. 그랬는데도 댓글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샘 오취리는 "한국 싫어하냐"는 질문에 "싫어하면 여기 있겠냐. 한국에서 살고싶다. 한국 좋아한다"며 "한국사람이 좋다. 한국 친구들 많다. 10년 넘게 알던 친구들이 자주 연락해주고 케어해줬다. 그리고 예를들어 식당 가면 어머님들이 굉장히 잘해주신다. 한국 처음 왔을때 한국어 배우면 '정'이라는걸 배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이라는게 한국 친구들한테서 충분히 느꼈다. 주변에도 한국에 오고싶어하는 친구들 많다. 만약 제가 한국 싫어했으면 오지말라고 했을거다. 근데 절대 그런얘기 안한다. 왜냐면 내 경험은 내 경험이다. 진짜 좋고 정 넘치고 따뜻한 한국사람도 많기때문에 오면 정을 제대로 느낄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장영란은 "그 상황으로 돌아갔다면 어떤식으로 사과할것 같냐"고 물었고, 샘 오취리는 "일단은 (그 게시글을) 안 올렸을거다. 메시지를 전달하고싶을때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NS는 글이지 않나. 조금만 감정 이입을 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버릴수 있다"며 "거기서 생각이 짧았다. 애초에 글을 올리지 않았을거고 올렸어도 바로 올린걸로 인해 잘못을 확실히 짚어서 사과했을거다. 그리고 그 친구들한테 미안하다고 연락 했을거다. 가나 형들 좋아해서 따라한건데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친구들 만날 기회 있으면 너무 미안하다. 안좋은 방항으로 틀어버려서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 사과했다.
그러자 박미선은 "저도 가끔 잘못한거에 대해 안좋은 글을 올린 사람이 있지 않나. 그러면 '죄송합니다. 잘못했네요. 조심할게요. 노력할게요'라고 하는게 깔끔하더라"라며 "작은 일부터 조금씩 하다보면 언젠간 좋은 일 생길수 있다. 열심히 하다보면 사람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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