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여배우 이은주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8년이나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은 많고, 그가 남긴 작품은 생생히 살아숨쉬고 있다.
이은주는 1996년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상을 받고 CF로 얼굴을 알렸다. 이듬해 KBS 청소년 드라마 '스타트'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고 1999년 SBS '카이스트'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 때 개봉한 영화 '송어' 이후 이은주는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으로 제3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2001년과 2002년에는 각각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와 '연애소설'로 연기력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2004년에는 MBC 드라마 '불새'로 이서진-에릭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 영화 '안녕! 유에프오', '태극기 휘날리며' 등에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유작이 된 '주홍글씨'로 이은주는 제2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2005년 2월 22일,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이 작품을 남겨둔 채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을 사랑했던 가족, 친구, 동료, 팬들의 충격은 컸다.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이별이었기에. 그래서 이들은 이은주를 평생 잊지 않기로 했다. 그가 남긴 작품을 매년 찾아보며 고인의 연기를 감상하고 너무 이른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다.
10주기였던 2015년에는 특별 상영회가 개최됐다. 생전 소속사 나무엑터스가 CGV의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CGV아트하우스와 ‘故 이은주 추모 10주기-이은주 특별전’을 마련해 팬, 지인, 영화 관계자들과 함께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도 이은주의 연기와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는 이유다. 그가 떠난 자리엔 연기만 남았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팬들은 이은주의 작품을 다시 감상하며 그의 연기를 곱씹고 있다.
하늘의 진정한 별이 된 고 이은주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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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 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