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이 그리고 있는 ‘꼭두’와 ‘도진우’의 이야기가 다양한 감정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극본 강이헌 허준우, 연출 백수찬 김지훈, 제작 피플스토리컴퍼니, 스토리티비)에서 김정현이 안하무인 저승신 꼭두(김정현)와 깊은 상처를 지닌 도진우(김정현) 역할을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김정현(꼭두, 도진우 역)이 직접 꼽은 캐릭터별 주요 대사를 통해 꼭두와 도진우의 각기 다른 삶의 태도를 따라가 봤다.
1. “제가 알아야 합니까?” 간절한 한계절을 향한 도진우의 한 마디!
친어머니의 얼굴을 몰랐던 도진우는 김필수(최광일)의 비리가 뻗쳐있는 의료사고로 인해 친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때문에 의료사고의 배후를 알아내기 위해 한계절(임수향)에게 의도적으로 호의를 베풀고 있던 상황. 그럼에도 한계절이 건넨 간절한 질문에 “제가 알아야 합니까?”라고 되물으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관련 없는 문제에는 냉정한 면모를 드러냈다. 김정현은 이런 도진우 캐릭터를 “자신의 계산이나 영역 밖의 일에는 반감을 표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해 자신을 버린 친모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 속 망가질 수밖에 없던 도진우의 내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2. 꼭두 “차라리 제발 날 죽이던가!” 포효 속에 담긴 고통의 무게!
그런가 하면 꼭두는 본인을 저승길의 왕이라고 칭하며 멋대로 굴지만, 억겁 동안 저주에 묶여 고통받아온 인물로 가늠할 수 없는 상처를 품고 있다. 김정현은 이승에서 살인을 반복해야 하는 꼭두의 괴로움이 나타나는 대목으로 인간의 피를 묻힌 꼭두가 조물주를 향해 “차라리 제발 날 죽이던가!”라고 울부짖는 장면을 언급했다. 이어 “아무리 꼭두가 제멋대로라지만 그가 짊어지고 있는 고통의 무게를 잘 표현해 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끔찍한 저주의 종착 또한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꼭두의 눈물에서는 형용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져 세밀한 공감을 불러낸 순간이었다.
3. 저승신 ‘꼭두’ VS. 인간 ‘도진우’ 죽음 앞에서 극명하게 갈린 마음!
이렇듯 각각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꼭두과 도진우는 죽음 앞에서도 엇갈린 마음을 보였다. 한계절의 신비한 능력 덕에 도진우가 다시 이승으로 내려온 가운데 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꼭두에게 한계절을 갖고 말 거라며 선전 포고를 내렸다. 하지만 꼭두는 저주에서의 해방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한계절을 지키기 위해 그녀의 사랑 고백을 막아 놀라움을 안겼다. 한없이 이성적인 줄 알았던 도진우는 살기 위해 위험한 각성을 이룬 반면 꼭두는 영원한 안식을 포기하고 한계절을 택한 것. 신념을 둘러싸고 극명하게 갈린 두 캐릭터의 선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현은 존재 방식부터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판이하게 구분되는 꼭두와 도진우 캐릭터의 특징을 강화하는 말투나 표정, 눈빛 등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명고 거울을 사이에 두고 꼭두와 도진우가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김정현이 쌓아 올린 연기 내공이 돋보여 그가 활약할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한편, MBC 금토드라마 ‘꼭두의 계절’ 9회는 오는 24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