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천우희가 고생의 아이콘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주연 배우 천우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각본연출 김태준, 제작 영화사 미지, 공동제작 스튜디오N)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 밀착 스릴러 작품이다.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는 물론 모든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담고 있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들을 그린다. 일본 추리소설 대상을 받은 시가 아키라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일상에서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공포를 세련된 연출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잘 짜여진 스토리로 완성했다.
천우희는 극 중 스타트업 회사 마케터이자 주말에는 아빠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 나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 되찾은 후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평범했던 일상이 뒤흔들리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연기했다.
22일(한국시간) 전세계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지난 21일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글로벌 2위를 지켰다. 17일 공개된 이후 이틀 만에 2위에 올라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 쿠웨이트, 홍콩,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모르코, 콰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한국, 베트남 등 총 17개국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영화의 반응이 좋은 것에 대해 천우희는 "반응이 시시각각 보이더라. 지인분 들이나 뉴스 기사로 접하면서 체감이 됐다. 가장 체감이 되는 부분은 좀 웃길 수도 있는데 SNS 팔로워 수가 늘어났다 되게 직접적으로 반응이 왔다. 개봉보단 그 부분이 와 닿았다"며 "아무래도 날 지켜보시려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 사람은 누구지? 이 배우는 누구지?' 궁금해서 찾아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동명의 일본 영화와 한국의 '스마트폰을'을 비교하면서 국내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에 자부심을 느끼는 네티즌들이 많았는데, 천우희는 "(그 얘기를 들으니) 뿌듯하다. 감독님부터 처음 시작할 때 일본 영화보단 원작 소설에서 이야기를 가져왔고, 아예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며 "원작이 있는 작품을 보면 배우들도 작품을 먼저 보고 자신한테 들어온 시나리오를 볼 텐데, 나도 아예 별개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천우희가 연기한 나미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극한의 면모를 보여주면서 센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고사까진 아니었지만 결정하는 데 고민을 좀 오래했다. 개인적으로 신인 감독님과 많이 작업했는데,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마음이 좋았고, 이 감독님은 연출부 생활을 오래하면서 본인이 자기의 작품을 어떻게 할지 많이 고심을 하신 것 같더라"며 "그리고 영화 곳곳에 나에 대한 정보가 많이 녹아 있어서 편하게 연기했다. 사실 감독님이 만났을 때부터 '이 분이 정말 많은 준비를 했구나' 느꼈다. 두툼한 콘티북을 주면서 그림과 방향성을 알려주더라. 나한테는 고맙게 느껴졌다. 날 캐스팅 하기 전에 덕질에 가까운 정보력과 수집력을 보여주셨다. 영화에 잠깐 잠깐 나오는 생일 정보 등이 진짜 내 싱일이었다. 내 친구 역할로 절친 김예원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작품에 스며들게끔 노력을 많이 하셨구나 느꼈다"고 했다.
이어 "근데 이번에도 영화에서 (손과 발이) 묶이고 잡혀가고 그러니까 저희 엄마가 '어우 너무 좋은데, 또 잡혀가고 물에 들어가고 고생 많이 했겠다'라고 하시더라. 고생이 있어야 어떤 성과가 있고, 재밌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며 "고생의 아이콘이라고 하는데, 이제 안 하려고 한다. 체력도 예전만큼은 아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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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