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 롤링, 전 남편 폭력 속 '해리포터' 원고 지켰다..'혐오 논란'엔 "신경NO" (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3.02.22 16: 30

영국 유명 작가 JK 롤링(57)이 전 남편의 가정 폭력 속 '해리포터' 원고를 지킨 개인사를 들려줘 화제다.
롤링은 최근 새 팟캐스트 'JK 롤링의 마녀재판'에서 전 남편 조르즈 아란테스와의 폭풍 같은 결혼 생활과 이혼 과정 속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원고를 완성하던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1992년부터 1995년까지의 결혼 생활에 대해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실제로 겪기 전까지는 무엇을 선택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영원히 결별하기 전에 그를 두 번 떠났고, 그 다음에는 두 번이나 돌아갔다"라고 회상했다.

롤링은 아란테스와의 결혼 관계가 매우 폭력적이고 통제적이었다며 "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그는 내 핸드백을 뒤졌다. 나는 현관 열쇠도 없었다. 그는 멍청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내가 다시 도망칠 것이라는 것을 알았거나 의심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전 남편에게 당했던 학대를 떠올렸다. 아란테스가 롤링을 집 밖으로 끌고 나와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더불어 그는 "전 남편은 ('해리포터') 원고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어느 순간 원고를 가져다가 숨겼기 때문이다. 원고가 볼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남편이 알아채지 못하게 원고를 매일 몇 장씩 가져다가 복사를 했다"며 심지어 그가 원고를 태울 가능성도 염두에 뒀었다고. 결국 그는 전 남편을 영원히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후 롤링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싱글맘 복지수당을 받아 살아가며 원고를 완성, 세계적인 작가 대열에 올라섰다. 롤링은 "아직도 원고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라며 "분명히 그 이상으로 우선순위를 둔 것은 내 딸(제시카 롤링 아란테스, 현재 29세)뿐이었다"라고 전한 바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997년에 출판됐다. 이 작품의 성공과 그 이후의 작품들은 롤링을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롤링의 순자산은 약 8억 5000만파운드(한화 1조 3000억원)이다.
한편 롤링의 이 같은 팟캐스트에서의 언급은 2020년 6월 그가 일련의 트윗에서 반 트랜스젠더 정서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을 받은 지 2년여만이다. 
롤링은 스스로는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트랜스포비아적(transphobia, 성전환과 트랜스젠더들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와 감정을 갖는 것)'이라는 것을 부인했지만, '여성의 권리는 선천적 성(性)을 기반으로 보호돼야 한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트랜스젠더 혐오 논란에 꾸준히 휩싸여왔다. 그는 자신의 탐정소설 '실크웜'에서도 트랜스젠더 혐오를 드러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롤링은 2018년 트랜스여성을 '드레스 입은 남자'라고 지칭하는 트윗을 지지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또한 동성연애와 트랜스젠더 반대를 외치는 가톨릭 운동가에게 '지지'의 응원의 글을 보내기도 했다. 
2020년에는 미국 미디어 플랫폼 데벡스에 게재된 '월경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평등한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만들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트윗하면서, "이 '월경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가 분명히 있는데 누가 좀 알려달라고 적었다.
이 같은 트윗은 즉시 성소수자들의 반발을 샀다. '여성'이라는 표현을 두고 '월경하는 사람들'이라고 굳이 쓴 것이 여성으로 성별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태도라고 여겨진 것. 롤링이 월경을 하는 사람만을 '여성'이라 인식한 성기 기준의 이분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롤링은 "성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동성 간 이끌림도 없고, 전 세계 여성들의 현실이 지워지는 것이다. 나는 트랜스젠더들을 알고 사랑한다. 하지만 성별의 개념을 없애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을 의미있게 설명할 능력을 없애는 것이 된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혐오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롤링에 대한 비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롤링은 팟캐스트에서 이 같은 이슈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비난도 받지 않고 널리 사랑받는 동화작가로 남았을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그런 유산에는 관심없다. 난 현재가 중요하다...언젠간 난 죽는다. 난 지금이 중요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에만 신경 쓸 것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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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리포터'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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