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영, 뇌수막종 치료중 "12년 전 종양 발견, 사이즈 작아진 상태"[전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2.24 23: 18

 가수 출신 CEO 황혜영이 수막종 진단을 받고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황혜영은 24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뇌수막종”이라는 질병을 진단받았었다고 밝혔다. 12여년 전에 진단받아 현재까지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관리하고 있다는 것.
이날 황혜영은 “뇌신경외과에 아무 생각없이 들어섰다가도 안내판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수없이 해봤음에도 매번 어리바리하고 처음 온 사람처럼 버벅거리게 되는 건 다음에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고 적었다.

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덮는 막에 발생하는 암으로 성인에게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 양성이어서 서서히 자란다고 한다. 따라서 증상을 일으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종양이 크게 자란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황혜영은 “진단 초기 MRI 사진과 3년 전 사진, 지난주 촬영한 사진을 늘어놓고 보는 2~3분 정도의 시간이 최소 10배는 길게 느껴진다”면서 “종양의 사이즈는 작아진 상태로 잘 유지되고 있고 ‘다시 3년 뒤 만나도 되겠네요’라는 말 한마디에 일주일 전부터 오늘 아침 진료실에 들어오기까지 폭풍 속이었던 그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한순간에 날아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황혜영은 그러면서 “검사 전에는 3년이 시한부 같더니 앞으로의 3년은 또 선물 같다. 집에 돌아와 아들들 얼굴을 보는 순간 울컥하는 걸 꾹 누르고 ‘감사합니다’를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모른다. 응원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마음들 하루 하루 감사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혜영이 남긴 글.
서울대학병원 뇌신경외과는 본관 지하1층에 있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저 안내판이 정말 줌인되듯 크게 훅훅 들어오는데 아무 생각없이 들어섰다가도 저 안내판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도착 접수를 하고 혈압 체크를 하고 내 진료 순서를 기다리면 되는 다소 간단한 절차이고 수없이 해봤음에도 매번 어리바리하고 처음 온 사람인양 버벅거리게 되는 건 이번에도 다음번에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병원 진료는 항상 지연돼 매번 예약시간보다 한 시간 이상 기다리기가 일쑤인데 진료실 앞에 앉아 있는 그 1시간 사이 정말 내 머릿속은 수만 가지의 생각이 들고 마치 약간은 미친 사람마냥 주문인지 기도인지 모를 뭔가를 계속 혼자 중얼거리게 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여러 결과의 경우의 수를 두고 이후 내 계획과 일정과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까지 계획을 하고 큰 숨을 한 오백 번쯤 쉬다 보면 차례가 되어 진료실로 들어간다. 잘 지내셨냐는 아주 심플한 담당교수님의 인사를 받고 약 12년 전 진단초기 mri 사진과 3년 전 사진, 그리고 지난주 촬영한 사진들을 쭉 늘어놓고 보시는 약 2~3분 정도의 시간이 최소 10배는 길게 느껴지는데 종양의 사이즈는 작아진 상태로 잘 유지되고 있고 다시 3년뒤 만나도 되겠네요, 그 심플한 말 한 마디에 지난 1주일 전부터 어젯밤, 오늘 아침, 진료실 들어오기 직전까지의 폭풍 속이던 그 시간들이 너무 무색할 정도로 한순간에 날아갔다. 더 이상 안 와도 되겠어요, 라는 말씀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어도 3년 동안 잊고 살아도 된다는 얘기니까. 검사 전엔 3년이 시한부 같더니 앞으로의 3년은 또 선물 같다. 사람 마음 참으로 간사하네. 돌아와 아들들 얼굴을 보는 순간 울컥하는 걸 꾹 누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는지… 함께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맘들 차곡차곡 쌓아서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살게요. 정말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은 따뜻하게 물 받아 반신욕도 하고 맥주도 한 캔 따고 tv리모컨 들고 뒹굴거리다가 잠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설레는 오늘도 역시 감사합니다. 그냥 다 모든 게 다요.
/ purplish@osen.co.kr
[사진] 황혜영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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