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이 '재벌집'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다고 고백했다.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대외비'의 주연 배우 이성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트윈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분),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 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 드라마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악인전'으로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였던 이원태 감독의 신작으로, '악인전', '범죄도시', '택시운전사' 등 웰메이드 작품을 진행한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을 완벽하게 스크린에 구현해낸 수준 높은 프로덕션을 자랑한다. 제작진은 강원도부터 충청도, 남해안까지 18,000km를 넘게 달리며 90년대 부산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장소를 찾아내 영화에 담아냈다. 각 공간마다 조명과 디자인을 인물의 특색에 맞게 달리 구성해 극이 전개됨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세밀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냈다. 여기에 90년대 믹스 커피 봉지부터 해웅의 수첩, 순태의 오래된 만년필까지 작은 소품 하나에도 시대상을 반영해 빈틈없는 리얼리티를 완성시켰다.
이성민은 극 중 정치판을 뒤흔드는 숨겨진 권력 실세 순태로 분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극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리며, 만년 국회의원 후보 조진웅(해웅 역), 정치깡패 김무열(필도 역) 등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최고 시청률 26.9%로 신드롬을 일으킨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성민은 "'대외비' 예고편을 보고 '재벌집 막내아들'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얘기를 꺼내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며 "'아 다른 건데..'라고 생각했다. '찍은 순서대로 공개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느껴서 아쉬웠다"고 밝혔다.
'재벌집'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성민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 반짝 그러다 요즘은 안 그런다"며 "'재벌집'은 방송했을 때 실감 났던 건 맞다. 좀 난리 났었다. 드라마 처음하는 배우처럼 좀 그랬었다. 특히나 업계 관계자들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근데 '이 또한 한 달 지나면 끝나리라' 했다. 진짜 깔끔하게 끝나더라.(웃음) 당시 '재벌집' 방송할 때 관계자들이 '본방사수하고 있다, 잘한다, 좋겠다'고 해주더라"며 웃었다.
이성민은 배우로 경력이 쌓이면서 성격도 변했다며, "'재벌집'이 잘 됐을 때 설렜다. 나이가 들어서 성격도 변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을 덜 느낀다. 예전에는 많이 버거워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진 거 같다. 나이를 들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며 "'아 이제 내가 배우로서 자존감도 높아졌구나' 싶다. 그게 가장 큰 원인 같기도 하다. 처음에 연극하다가 영화, 드라마를 하면서 부끄러워 한 것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특별한 계기가 된 작품이 있진 않았다며, "돌이켜볼 때. 지금의 내 나이가 되어서 가지는 생각이다. 특정 작품이나 계기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전까지는 '배우 이성민'과 '나 이성민'이 구분돼 있었다. 이제는 하나가 된 느낌이다. 어릴 땐 애써 구분하려고 했다. 이제는 길에 가다가 시민들이 '회장님~ 회장님' 그래도 그러려니 한다. 예전에는 그러면 짜증냈다. '난 연기일 뿐인데 왜 회장님이라고 하지?' 그러면서 구분지었다. 그래서 가족들한테 야단도 많이 맞았다. 요즘에는 잘 받아들인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대외비'는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