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비판 속에 황영웅을 품고 방송을 해야 할까, 하차 결단을 내리고 정상 방송을 포기해야 할까. '불타는 트롯맨'의 운명을 가를 날이 왔다.
MBN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약칭 '불트')이 오늘(28일) 운명의 기로에 선다. 황영웅의 폭행 전과 논란 이후 본방송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편성표에 따르면 MBN은 이날 밤 9시 50분에 예정대로 '불타는 트롯맨' 11회를 방송한다. 지난주 준결승을 황영웅이 1위로 마무리했으니, 프로그램 서사대로면 황영웅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황영웅이 현재 '불타는 트롯맨'의 뱉지도, 삼키지도 못할 뜨거운 감자다.

황영웅은 최근 과거 폭행 전과가 드러나 온갖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연인, 군대 동료, 친한 친구 등 대상을 막론하고 크고 작은 폭행을 휘둘렀던 일이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 중에는 검찰 고소까지 갔다가 치료비를 포함해 합의금 300만원으로 마무리된 일도 있었다고.
논란이 확산되자 황영웅은 25일 과거 잘못을 인정했다. "어른이 돼가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해왔다. 사과의 말씀을 이제야 드리게 되어 후회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친한 사이였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 진심으로 미안하다. 직접 만나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겠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의혹이 불거진뒤 시간이 지나 뒤늦게 발표한 사과문이었던 데다가,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기 전 사과문을 먼저 발표한 점 등이 시청자들의 비판에 기름을 부었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을 위해 형식적으로 사과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황영웅은 논란 직전까지만 해도 '불타는 트롯맨'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이 황영웅을 감싼 점도 비판을 부추겼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황영웅의 사과문 발표 이후 공식입장을 통해 완벽하지 못했던 출연자들의 과거사 점검에 대해 인정하며 함께 사과했다. 단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했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된다. 그러나 황영웅 씨는 모든 잘못과 부족함에 대해서 전적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 잘못을 먼저 고백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라며 황영웅을 감쌌다.
결국 '불타는 트롯맨' 11회 방송 당일까지 황영웅의 하차나 편집 등에 대한 이렇다 할 대책 없이 시간만 흘렀다. 그 사이 시청자들의 불만은 더욱 치솟았다. 급기야 디시인사이드 '불타는 트롯맨' 갤러리 측은 거듭 성명을 내며 황영웅의 하차, 제작진의 책임 있는 진실 규명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불타는 트롯맨'을 두고 '불타는 폭력맨', '불타는 전과맨' 등 조롱 섞인 수식어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 '불타는 트롯맨'은 황영웅을 품고 무사히 온에어 될 수 있을까. 설령 방송이 된다 한들 그렇게 선정된 트롯맨이 제대로 불타오를 수 있을지. 흡사 성난 여론의 화형대에 프로그램이 올라서는 모양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