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가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할매 이즈 백'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1일 방송된 MBC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할매 이즈 백'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명했다.
이날 내레이션으로 등장한 송혜교는 "1931년 만주사변. 1937년 중일 전쟁. 일제는 중국과 전쟁을 선포하고 황군이라는 군대를 파견했다.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1941년 일제 전쟁 야욕은 태평양 전쟁으로 확대됐다. 일본군 군대가 가는곳엔 그들을 위한 위안소가 설치됐다. 위안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도 함께였다.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이용수. 그녀의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는 만 14살때 대만으로 끌려갔다. 올해 나이 96살이 된 그는 녹음실을 찾아 위안부 문제, 징용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만들것을 제안했다.
또 네덜란드 언론인 그리셀다씨와 만난 이용수 할머니는 "식민지 조선때 무법이었다. 무법이었을 때 일본군들이 와서 끌고가고 뺏어가고 가져가고 안 주면 죽이고. 14살, 13살 되는 여자아이들 끌고가서 죽이고 마구 짓밟고 전기 고문이나 갖은 고문을 해서 지금까지도 발이 시리고 다리가 시린다. 내가 이걸 그냥 두면 여성들이 피해를 본다. 지금도 그냥 위안부, 위안부 하지 않나. 그러니까 다른사람들한테도 피해를 입히는것 같아서 죄인이 된 것 같다"고 자신의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할매 이즈 백'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나 이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보여주기도 했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찾은 독일 유학생 안나는 "일본에서 유학할때 역사에 관해 공부했는데 일본니 어떻게 역사를 다루는지에 대해 놀란적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을 겪어야만 했던 여성들에게 감정적으로 너무나 유감이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을 둘러본 외국인들은 "딸이 열살인데 끌려간 여자중 가장 어린 여자가 열한살이더라. 보기 괴로웠다. 성노예에 대해 알고 있었냐 하면 당연히 알았다. 없는데가 없다 아직도 있다. 하지만 이건 굉장히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전쟁노예같았다"고 충격을 표했다.
이나영 정의연대 이사장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여러 층위가 얽힌 문제다. 제국주의 식민지 문제이기도 하고 군국주의와 전쟁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 다음에 가부장제의 문제이기도 하고 성별이나 계급이나 인종이나 국적이나 이런것들이 얽혀서 가장 약자가 큰 피해를 입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송혜교는 "그때의 소녀들이 겪어야했던 참혹함은 어쩌면 누구든 겪었을 수 있는 일. 외면할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소에) 3년 있었다. 2년하고 해방되고 그 이듬해 46년에 나왔다. 열일곱인가"라며 "맨날 엄마가 '수야. 수야'라고 하면 '어머니 수야는 돌아올거다'라고 했는데 내가 돌아온 날이 제삿날이었다. 엄마는 내가 죽었다고 귀신 왔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송혜교는 "일본 극우세력은 국가기록물조차 부정하고 있다. 일본군이 위안부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서류들은 패전후 대부분 철저하게 파기됐다. 하지만 미처 없애버리지 못한 비밀문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역사학자 요시미 요시야키 교수는 1992년 일본정부가 위안부 동원에 법적 책임이 있음을 나타내는 문서를 발견해 세상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의 학교에서는 지난날의 과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일본 정부 행보와는 달리 과거사에 대해 용서를 구해온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하나는 이 전쟁을 경험한 사람이 많이 줄어든 것. 거기에다가 사실은 학교에서 일본이 어떤 죄를 저질러왔는지를 포함해 근대의 역사를 가르쳐야하는데 그 부분을 교육으로써 젊은이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진실로부터 맹목적으로 됐다고 할까 진실을 마주볼 수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송혜교는 "김학순 할머니의 절규로 시작된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은 긴 침묵과 금기를 깨트렸다. 1998년 UN인권위원회 특별 보고관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일본군 위안소 제도의 폭력성을 언급하고 있다. 맥두걸 보고서는 일본군의 위안소 운영이 인도주의를 거스르는 전쟁범죄라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법적인 책임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맥두걸 UN특별조사관은 "그 사건, 그 여성들에게 있었던 일들을잊히지 않게 하는것은 우리 하나하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일들은 인류의 오점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에 송혜교는 "전시 성폭력 범죄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 따르면 전시강간은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내레이션 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또 한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났다. 대구에서 태어난 이옥선 할머니는 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16살 나이에 중국 만주 위안소로 끌려갔다. 일본 정부의 회피와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도 꿋꿋하게 일본의 사죄를 위해 활동했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 그 가운데 이제 10분의 할머니들만이 생존해 계신다.
마지막으로 송혜교는 "어느새 한 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자임을 증명해야만 했던 시간도 30년을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상상으로 메꿀수 없는 시간의 간극을 넘어서려면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라고 물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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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