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2’ 이동휘의 배신 조짐..“우정과 돈은 물과 기름”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 김재동 기자
발행 2023.03.03 12: 37

[OSEN=김재동 객원기자] 영화 ‘대부3’의 마이클 콜레오네 역 알 파치노는 말했다. “우정과 돈은 물과 기름”이라고.
지난 1일 오픈된 디즈니+오리지날 ‘카지노 2’ 5화에서 양정팔(이동휘 분)은 차무식(최민식 분)의 비밀 금고를 발견하고 차무식과의 우정에 금이 가는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차무식에 대한 서운함, 차무식의 오른팔로 지내온 세월에 대한 회의가 사무치게 몰아쳤다.
중국쪽 애들과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달 때 차무식은 만류했다. 확실히 그쪽 애들과 엮이는 일은 충분히 위험했으니 형이라서 만류했으려니 했다. 결국 중국애들에게 빚을 지고 위기에 몰렸을 때 어쨌든 구명해준 것이 차무식인 것도 맞다.

한국으로 몸을 빼 어머니 식당의 카운터나 보고 있을 때 다시 필리핀으로 불러준 것도 차무식이다. 그래서 차무식 주변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돈이 많았으면, 필리핀 재입국을 위해 뇌물을 5천만 페소나 뿌릴 수 있는 여력이 있었으면, 그때 좀 밀어줄만 하지 않았던가? 결국 나를 제 따까리 이상으로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아닌가? 형이라고 믿었던 차무식에 대한 서운함은 급기야 배신감으로 비화되고 만다.
이에 앞서 드라마는 민회장(김홍파)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됐던 차무식(최민식)이 한국으로 송환돼 재판 받는 과정을 그렸다.
차무식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형사 팀장 박종현(이문식 분)의 도움으로 건설사 재벌2세 최칠구(송영규 분)와 삼겹살 가게 사장 진영희(김주령 분) 사이에 돈 거래가 있었단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이 민회장 살인사건을 공모했음을 간파, 관련된 모든 자료를 검사에게 넘겼다.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가장 큰 살해 동기였던 카지노 투자 자본금이 들어있는 홍콩 계좌에 대한 정보는 검사에게 건넨 보너스였다.
이런 성의 표현에 따라 수사 검사는 직접 탄원서를 제출했고, 제출한 자료들을 근거로 살인 사건에 차무식이 아닌 다른 용의자가 있음이 인정됨으로써 차무식은 민회장 살인 혐의를 벗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필리핀 여론은 차무식의 재입국을 반대하고 있었다. 빅보스 다니엘의 도움으로 필리핀 영구 입국 금지 처분을 풀었지만 그 와중에 요로요로 뇌물 쓸 일이 많았고, 차무식은 별 수 없이 양정팔에게 비밀금고의 존재를 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1년만에 다시 마닐라 땅을 밟은 차무식은 옛날 전화번호를 살려 자신을 작업한 이들에게 “어디세요? 난 마닐라인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에 앞서 영사 조윤기(임형준 분)는 룸살롱 상납 비리로 본국 송환을 명 받았고 최칠구와 진영희도 차무식의 복귀에 두려움에 휩싸이고 만다.
이들이 난리법석을 떠는 동안 카지노 복귀를 미룬 차무식은 필리핀 중앙 수사국 NBI 국장을 찾아가 자신을 체포했던 NBI 수사팀장 테렌스를 비롯해 함께 출동했던 팀원들을 CCTV로 확인, ‘무고한 시민에게 범인누명을 씌웠다’며 해고시켜 버린다.
그렇게 자신의 건재를 내외에 천명하고 자신의 카지노에 금의환향한 차무식은 낯선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낀다. 일단 카지노가 썰렁하고 자신의 귀환을 어깨춤 추며 반겨야 할 양정팔이 떨떠름한 인사만 건넨 후 시야를 벗어난다. 같이 있던 친구 태범(김영성 분)도 인사조차 시키지 않는다.
차무식은 짐짓 반겨 맞는 이상구(홍기준 분)에게 묻는다. “정팔이 왜 저래?” 크게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 대수롭지 않게 던진 질문이다. 그리고 그 보다는 카지노가 한산한 이유가 더 궁금했고 “메르스 때문”이란 납득할 만한 답을 듣고는 “에이전트들 소집해”라는 지시를 내리는 데 급급하다.
이 어긋남. 배신감에 치를 떠는 양정팔과, 그런 양정팔을 이유조차 크게 궁금할 것 없는 삐진 정도로만 이해한 차무식의 시각 차는 차무식에게 몰아닥칠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실제로 양정팔과 이상구는, 양정팔 표현 ‘호랑이 굴에 들어선 사자’ 양상수(이재용 분) 앞에 앉아있고, 양상수는 그 둘이 있는 데서 차무식의 선배인 한성일(이성원 분)에게 전화 걸어 “차무식 좀 잡아 와. 매 좀 맞아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서운함이란 무언가를 바라고 원하는데, 그만큼 채워지지 않거나 받지 못할 때 나온다. 특히 우호적인 관계에서 생기는 감정이다.
그리고 성경 잠언 25장 20절은 ‘마음이 상한 자에게 노래하는 것은 추운 날에 옷을 벗음과 같고 소다 위에 식초를 부음 같으니라.’라고 설파하고 있다. 양정팔의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차무식의 행동은 소다 위에 식초를 붓듯 양정팔을 자극할 뿐이다. 그렇게 상한 마음은 쉽게 설득되지 않는다.
결국 차무식과 양정팔은 등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했다. 누구보다 우호적이었던 관계가 이렇게 돌아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 사람 모두 무엇보다 돈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은 입이 없어도 배신을 부른다.
어쨌거나 차무식은 양상수라는 또 하나의 적을 맞이 했다. 양상수는 조폭일 테고 조폭이라면 차무식은 우사장(김준배 역)이나 서태석(허성태 분), 고회장(이혜영 분)의 사주를 받은 부산 식구들처럼 위기는 겪겠지만 헤쳐나갈 것이다. 차무식은 불법 아닌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되며 차무식의 무릎을 꿇릴 이는 코리안데스크 오승훈(손석구 분)으로 내정된 분위기라서 그렇다.
궁금한 점은 그 와중에 차무식과 양정팔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려갈 지다. 정확히는 차무식이 양정팔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 지다. 필리핀 도피 중 차무식을 호구 삼아 등 친 고교 동창 윤동억(이종윤 분)처럼 ‘다시 눈에 띄면 죽인다’ 정도로 용서할 지, 고영희(이혜영 분)의 돈을 훔친 필립(이해우 분)과 김소정(손은서 분)처럼 죽음으로 배신의 죄를 물을 지. 한국식 느와르의 주인공 차무식은 전자를 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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