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잡은 하이브"..방시혁, 직접 밝힌 SM 인수 배경→이수만 "더 베스트"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3.03.04 07: 09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현 경영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하이브가 SM 인수에 더욱 유리해진 가운데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과 관련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3일 법원이 SM을 상대로 제기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이수만 전 총괄 측의 손을 들어주며 카카오의 SM 지분 확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SM 인수전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하이브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 것이다. 이에 하이브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당사는 SM의 최대주주로서 이번 재판부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존중하며,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신 서울동부지방법원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전한 바. 
하이브는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SM)의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SM의 단독 최대주주에 등극하며 S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이브 측은 "음악에 기반한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는 하이브의 비전과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을 표방하는 SM 3.0의 방향성은 맞닿아 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와 콘텐츠를 중시하는 두 회사의 기업문화와 창의적 역량의 결합은 글로벌 시장에서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M 내부 경연진의 반발과 역시 SM 인수전에 발을 걸친 카카오와의 갈등이 대두되며 연일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시혁 의장이 SM 인수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경제 프로그램 ‘Quest Means Business’에 출연해 앵커 리처드 퀘스트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SM 인수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방 의장이 SM 인수전을 언급한 것은 SM 지분 인수 당일 발표한 공동 성명 이후 처음이다.
방 의장은 “실질적으로 수출 지표나 스트리밍 성장률을 보고 있으면 (K팝의) 성장률의 둔화가 명확히 보인다. 이것이 BTS의 군입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면 다행인데 저는 사실 일시적인 현상인가에 대한 우려는 있다. 장르적으로 일시적 성장 둔화가 있고 이대로 놔뒀을 때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에서 SM 인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 있다. 더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올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업계를 다 가져가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시장에 돌고 있다”며 “실제로 음반이 어디서 팔리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 팔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배송대행지를 통해 해외로 나가고 있는 물량들을 빼고 나면 SM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은 다 합쳐도 독점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브의 SM 인수가 적대적 인수합병(M&A)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주주, 과점주주의 의사에 반해서 회사를 매집하는 것이 적대적 M&A다. 대주주 동의 하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인수한 것에 대해 적대적 M&A로 규정하는 것은 선전용이다. 반대로 매니지먼트 팀이 대주주 없이 분산 점유해 마음대로 운영하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부인했다.
방 의장은 “SM의 지분 40%를 가져가느냐 가지 못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SM 정기주주총회 가장 중요하다. 주총에서 저희가 실제적으로 지지를 얻어야 저희가 원하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SM 같이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오랫동안 슬퍼했던 사람"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서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다 해결했다. 하이브는 예술가의 자율성을 존중한다. 자율성을 건드리지 않고 경영 프로세스 측면에서 도움을 주는 좋은 회사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 의장은 인터뷰에서 K팝의 발전과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음악 시장 내) K-팝의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우선은 대외적인 노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미국의 여러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컴퍼니들을 인수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하이브의 SM 인수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목도를 높이고 K팝 장르의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한 것. 오는 31일 개최되는 SM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SM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비전과 전략, 분배 정책 등을 발표하며 총력을 다하고 있는 하이브가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딘다.
그런가하면 SM의 창업자인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는 이후 SM 임직원을 비롯해 아티스트, 팬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보내 "난 SM을 제 자식이나 친인척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이 업계의 '베스트'에 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이브·카카오를 비롯해 펀드, 대기업, 해외 글로벌 회사 등이 SM을 원했지만 내게 '더 베스트(최고의 선택)'은 하이브였다"라고 지분 매각의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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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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