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새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너의 이름은.’(2017)과 ‘날씨의 아이’(2019)에 이어 재난 3부작의 피날레를 성대하게 완성한다. 판타지적인 설정은 전작들에 비해 한층 더 화려해진 가운데, 묵직한 서사는 보편적으로 확장해 보는 이들의 공감도를 높인다.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수입제공 미디어캐슬, 공동제공 로커스, 배급 쇼박스)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
고베, 규슈, 도쿄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 스즈메의 용기를 긴장감 있고 몰입감 있게 펼쳐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에서 날씨와 혜성은 인물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같은 요소를 한층 더 가시화했다. 이에 도심에서 벌어진 자연재해가 낯설다고 느껴졌던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 우리네 일상이 언제라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가 직면한 자연재앙과 기후 변화로 인해 닥칠 미래의 부정적 상황이 ‘스즈메의 문단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를 관통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타심이 넘치는 어린 소녀를 통해 공동체를 구하고자 하는 희생정신을 표현했다. 언제든 일상을 잃어버릴 위험이 존재하나, 누구나 용기와 희망을 갖는다면 그것 또한 이겨낼 수 있다고 넌지시 얘기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이후 21년 만에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며 전세계적 관심은 물론 작품성,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어도, 그만의 의미와 메시지는 깊게 남겼다.
일본에서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세 작품 연속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국내 흥행 바람을 일으켰기에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국내에서 새로 쓸 흥행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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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