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에게 ‘7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과 소속사의 전속계약 기간을 최대 7년으로 정하는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면서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7년을 기점으로 소속사와 재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인조가 많은 아이돌 그룹은 실질적으로 모든 멤버가 뜻을 하나로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모든 멤버가 그대로 원 소속사와 재계약을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많은 그룹들이 7년이 지나고 해체를 하거나 일부 멤버가 탈퇴를 하는 등 팀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워 ‘마의 7년’ ‘7년 징크스’라는 말들이 생기기도.

올해 역시 7주년을 맞이한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연초부터 해체, 계약 만료 소식을 전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지난 2016년 미니앨범 'Welcome to MOMOLAND’으로 데뷔해 ‘뿜뿜’, 'BAAM', 'Thumbs Up' 등 다양한 히트곡으로 사랑받아온 모모랜드는 지난 1월 MLD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종료하고 해체 수순을 밟았다.
멤버들은 “정말 긴 고심 끝에 저희 모모랜드 6명은 각자 꿈을 향해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며 “비록 6명이 흩어지지만 언제까지나 저희는 한 팀이고, 언제나 모모랜드 곁을 지켜준 사랑하는 우리 메리들이 그랬듯이 저희도 모모랜드로써 메리들 곁에 항상 함께 할 것”이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모모랜드의 뒤를 이어 브레이브걸스 역시 지난 2월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를 알렸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11년 데뷔해 히트 메이커 용감한형제가 만든 걸그룹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인기 몰이에는 실패했고 이후 2016년 멤버를 대폭 물갈이하고 5인조에서 7인조로 재편했다. 이후 세 명의 멤버가 탈퇴해 현재 멤버 구성이 됐다.
오랜 무명 시기를 겪은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21년 ‘롤린’의 역주행으로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하며 지난 2년 간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결국 마의 7년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멤버들은 해체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모든 멤버가 소속사를 떠난 이상 단체 활동이 쉽지 않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업텐션 또한 최근 7명 중 5명의 멤버가 소속사와 계약 만료를 발표했다. 쿤, 고결, 비토, 선율, 규진은 티오피미디어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다만 소속사 측은 “멤버들 모두 업텐션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그룹 업텐션은 현재 멤버인 7인 그대로 유지하고, 향후 업텐션으로 활동할 경우 당사에서도 업텐션 활동을 지원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히며 활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외에도 최근 7주년을 맞이한 우주소녀는 루다와 다원이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팀을 떠나며 8인조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아쉽게 완전체 재계약은 불발됐지만 새롭게 재편된 우주소녀의 활동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팀과 개인의 방향성이 맞지 않거나 각자 개인 활동에 뜻이 있거나 혹은 소속사와 갈등이 있는 등 아이돌이 7년 징크스를 깨고 완전체 재계약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남은 2023년에도 여러 팀의 아이돌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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