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꽉 닫힌 해피엔딩인데 개운하기보다는 갑갑하다. 인기와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아쉬움도 비례한 '일타스캔들'이다.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16회(최종회)에서는 최치열(정경호 분)과 남행선(정도연 분)의 로맨스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남해이(노윤서 분)는 퇴원 기념 생일 파티를 해준 가족들 앞에서 친모 남행자(배해선 분)를 따라 일본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을 키우느라 고생한 이모 남행선에게 친모 남행자가 돈을 빌미로 해코지 하지 못하게 하려고 결심을 한 것이었다. 남해이의 속내를 모르는 남행선과 남재우(오의식 분) 등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남행자가 남해이의 진짜 속마음을 알았다. 남해이가 "비행기 티켓 끊어. 이모한테 손 벌리지 말고. 가서 거지 같이 살든 거기서 돈을 벌든 우리 둘이 해결해. 그게 지금까지 나 키워준 이모한테 할 수 있는 도리야"라고 말하는가 하면, 남행선에게 선을 그으면서도 혼자 우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

남행선 또한 속상해 하면서도 자신의 품을 떠나 친엄마 곁으로 가겠다는 남해이를 더욱 챙기려 했다. 남행선은 남행자에게 쇼핑을 가자고 이끌 더니 화장품 가게에서 남해이의 화장품 고르는 법부터 알려줬다. 평소 자주 먹는 두통약, 속옷 특징까지 설명하는 남행선의 모습에 남행자도 무언가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결국 남행자가 남행선을 두고 떠났고, 남해이와 남행선은 예전처럼 가족으로 남아 수능까지 무사히 치러냈다.
가족 문제에 이어 남행선과 최치열의 관계도 한층 더 공고해졌다. 남행선은 '최치열 새 여친' 등의 온라인 게시물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여줬다. 최치열이 우연히 전에 알던 여성과 카페에서 가볍게 인사한 것을 해명하고 남행선을 확실히 붙잡으려 프러포즈를 준비했으나, 남행선 역시 최치열을 확실히 붙잡겠다는 생각에 "결혼합시다"라는 말을 먼저 꺼냈던 것. 졸지에 쌍방 프러포즈를 한 최치열과 남행선은 남해이의 수능은 물론, 남행선이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뒤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처럼 완벽한 해피엔딩에도 불구하고 '일타스캔들'의 마무리에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다. 제목부터 일타강사 최치열과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의 로맨스가 스캔들처럼 다뤄지는 작품인 만큼 끝까지 두 사람의 로맨스에 더 깊이 있게 집중했다면 좋았으리라는 갈증을 남겼기 때문.

심지어 '일타스캔들' 마지막 회에서는 남행선, 최치열 커플의 이야기 말고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대부분이 급속도로 마무리 됐다. 장서진(장영남 분)은 학교 시험지를 유출한 일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고, 변호사 영업 정지 기간에 아들 이희재(김태정 분)와 여행을 떠나 모자관계를 회복했다. 조수희(김선영 분)는 남편의 외도를 딸의 입시 때문에 처절하게 숨기려다 방수아(강나언 분)로부터 "엄마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해. 난 상관 없어"라는 응원을 들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남재우와 김영주(이봉련 분)의 로맨스도 계속해서 등장했다. 남행선에게 연인 관계를 들킨 두 사람이 임신으로 혼인신고까지 하며 출산 후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한 것이다. 남해이 또한 대학 진학 후 이선재(이채민 분)의 고백을 받아주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누구 하나 빠트리지 않는 이야기의 결말이 훈훈함을 선사하면서도 마지막 회의 밀도를 빽빽하게 채우며 갑갑함을 남기기도 했다. 애청자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은 남여 주인공 최치열, 남행선의 로맨스 케미스트리였던 만큼 두 사람의 감정선에 완급을 조절해가며 보다 풍성하게 보기를 기대했다.
작품 종영 전 '일타스캔들'의 작가는 직접 소감을 밝히며 "돌아보니 너무 욕심을 부린 부분이 있지 않나 반성도 하게 된다"라고 밝혔던 바. 남여 주인공 만큼 모든 캐릭터를 챙기고 싶었던 것이 욕심이었던 것일까. 작품에 대한 애착만큼 모든 캐릭터마다 이야기를 심어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유쾌한 해피엔딩은 만들었지만 남여 주인공의 로맨스 완성도 면에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결말이 만들어졌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