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아들과 딸로 불렸던 배우 장동윤, 설인아, 추영우가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시대극 '오아시스'로 뭉쳤다.
6일 오후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오아시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한희 감독과 주연 배우 장동윤, 설인아, 추영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한희 감독은 “핵심은 1980년대 이야기다. 이 드라마를 소개하는 예고에 계쏙 나오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1980년대라는 대한민국 시대상과 결합됐을 때 어떤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다 사실은 아니고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1980년대를 불꽃처럼 살아간 청춘들의 이야기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장동윤은 불꽃 청춘 이두학 역을 맡았다. 그는 “이두학은 여수에서 태어나서 순박한 마음을 가진 소년이었는데 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사랑을 하고 우정을 나누다가 사건들, 힘든 상황에 휘말리면서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는 각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중에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설인아는 오정신 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는 “정신이는 여수로 전학을 가면서 두학이, 철웅이를 만나면서 꿈과 사랑과 우정을 그려나가는 캐릭터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 모든 것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물이라 그런 매력을 보는 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이라고 자부했다.
추영우는 최철웅 역을 맡아 출연한다. 그는 “철웅이는 굉장히 부유한 집안에서 낳아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고, 어떤 것도 이기고 싶어한다. 그런 경쟁 속에 사건 사고와 사랑, 우정도 있는데 잘 헤쳐나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한희 감독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선물처럼 캐스팅을 하게 됐다. 여러 인연과 우연, 서로의 생각들이 합쳐지면서 제게 큰 선물이 왔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장동윤 배우는 제가 이 작품을 맡기 전부터 인연이 있었는데 사정이 있어 지연되다가 다시 기다려서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설윤아 배우는 전부터 이 분이 시대극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섭외를 드렸는데 함께 하겠다고 해줘서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추영우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 잘 몰랐는데 KBS에서 ‘이런 배우가 있다’고 권유를 했다. 만나고 나니 왜 그렇게 많은 관계자들이 권유를 했는지 알겠더라. 만나고나서 바로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나고 보니 세 분이 어떻게 다 가능했는지 다 인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희 감독은 캐릭터와 배우들의 싱크로율에 대해 “이 세 분은 초반에 당황할 정도로 대본을 보고 연출을 준비할 때 ‘이 캐릭터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예상과 상상을 허락하지 않는 배우들이었다. 처음에 당황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 분들이 2023년에 ‘오아시스’를 할 운명이었던 것 같다. 특별하지 않은 연출이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처음에 굉장히 놀랬던 기억이 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세 분이 처음 만나 ‘사귀자’고 말하는 과정이 첫 촬영인데도 완벽에 가까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동윤은 “두학이라는 캐릭터가 다른 작품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어서 매력있었다. 깊이가 남달랐다. 인생에서 오는 감정, 인물과의 관계가 적은 경력의 어린 배우인 저한테도 평생에 한번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그 마음이 더 커졌다. 그 시대극에 두학이가 1970년대~1990년대까지 긴 기간 살아가는 연기를 하는 게 대본을 봤을 때도 크게 다가왔다. 두학이가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삶을 제가 경험하기 힘든 모습으로 살아간다. 순탄하지 않다. 굉장히 매력있고 너무나 해보고 싶어서 하게됐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설인아는 “롤러코스터가 두학이한테만 있는 게 아니라 저희 드라마 모든 캐릭터에게 다 보여진다. 저희가 살다 보면 인생이 롤러코스터 같을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을 잘 살린 것에 대본의 매력을 느꼈다”라고 거들었다. 이어 “저도 연기자다 보니까 연기에 대한 욕심이 들었다. 지금 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또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데 언제 이런 드라마 나오나 싶을 때 제안이 들어와서 흥미롭게 보고 미팅을 하게 됐다. 완전 아날로그다”라고 말했다.
추영우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철웅이라는 인물에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난관도 많고 사건의 크기도 크고, 정말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첫 촬영을 하고 나서 형, 누나도 많이 도와줬다. 감독님이 테크닉적인 디렉팅보다 제가 그 순간을 살 수 있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다”라고 했다.

2019년 ‘녹두전’ 이후 4년 만에 KBS 작품으로 돌아온 장동윤은 “경력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KBS는 고향 같고 집 같은 따뜻함이 있는 곳이다. 특히나 저와 설인아 씨는 ‘학교 2017’에서 아무것도 모를 때 하게 돼서 많이 의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설인아 또한 2017년 ‘학교 2017’을 시작으로 ‘내일도 맑음’,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을 거쳐 ‘오아시스’까지 KBS의 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KBS에서 다작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 “정말 KBS 출입증을 받은 적이 있었다. 여의도 KBS만 오면 신인 때 다짐이 생각난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추영우 또한 “제 첫 미니시리즈도 KBS, 첫 주연작도 KBS, 첫 시대극도 KBS라 정말 뜻깊다”라고 거들었다.

장동윤은 “여수 사투리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남녀노소 여섯 분 정도를 소개받아서 사투리를 연습했다. 그런데 세대마다 사투리가 다르더라. 종합적으로 들어보니 익숙해지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피부를 태우는 건 분장 팀에서 정말 많이 고생해주셨다. 당연히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고 도움도, 아이디어도 많이 주셔서 캐릭터를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학을 본 주위 반응에 대해 “리허설을 하러 감독님, 배우들과 만나서 머리를 박박 밀고 만났다. 다들 순박한 시골 청년 같은 느낌을 받은 것 같더라. 그렇게 인상을 얘기해주더라”라고 말했다.
한희 감독은 “상당히 놀랐다. 사투리도. 원주민 분들이 보면 어딘가 모르게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 분들이 보면 캐릭터에 다가갈 수 있을 정도”라고 자부했다. 이어 “두 남자 배우가 사투리 연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저도 깜짝 놀랐다. 작가님이 힘들까 봐 극 중에 서울에 올라오면 표준말 써도 된다고 대본에 써주기도 했는데 두 분 다 그 뒤로도 한참을 사투리를 사용하며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설인아는 티저부터 화제를 모았던 브라스 밴드 영상에 대해 “고적대 제복을 입고 윙크를 하는 장면이었다. 윙크만 14번을 했다. 첫 만남에 두 사람이 반하게 만드는 장면이라 신경 써서 했다. 제가 아쉬워서 한번 더 촬영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영우 역시 “사투리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았다. 저희가 순천, 여수, 광양 등에서 촬영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래서 지역에서 듣는 말도 많았고 이한위 선배님이 사투리 연기를 많이 도와주셨다.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철웅이가 굉장히 시원시원한 직진남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도 평소에 그런 성격이 돼야 할 것 같아서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희 감독은 “보통 ‘구멍이 없다’고 하지 않나. 이번처럼 다들 연기를 잘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여기 있는 세 분도 잘하지만 이분들 주위 배역을 다들 너무나 잘 소화해줘서 다른 건 몰라도 ‘연기는 정말 잘한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른 건 모르겠는데 연기자 분들이 다들 서로에 대해 애정과 좋은 인상이나 평가를 갖고 있는 것 같더라. 촬영장 분위기도 제가 보기엔 좋고, 아무래도 여기 계신 분들의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하는 분들이 진짜 가족처럼 안아주고 챙겨주시더라. 분위기는 나무랄 데가 없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희 감독은 “올해는 제가 참 복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가님한테도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배우들은 그 정도로 다들 너무 잘해주고 있다. 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맛을 느껴보시는 것도 ‘오아시스’에서 가능하실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시대극 고증에 대해 “대본에 충실했다. 대본에 다 나와 있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수의 바닷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장면이면 실제 여수에서 바다가 보이는 식당을 찾아 촬영했다고. 이어 그는 “논 사이 길을 헌팅해서 촬영하려고 했는데 원래 촬영하려던 곳보다 가까운 데에 더 예쁘게 나올 장소가 있기도 했다. 갈대가 너무 예쁘게 자랐더라. 이것도 운인가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한희 감독은 “현재 제 인생에 오아시스는 일단 드라마 ‘오아시스’다. 매일매일 촬영 현장에서 편집이나 후반작업을 하면서 ‘이걸 내가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걸 계획하고 준비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놀라고 있다. ‘이게 되는 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루하루 설레고 놀라고 있다. 좋은 의미로. 그래서 즐겁다”라고 말했다.
장동윤 또한 “드라마 ‘오아시스’가 저에게도 마찬가지로 오아시스다. 배우로서 촬영장은 일터다. 스트레스 받기도 하는데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곳도 촬영장이다. 유독 이번 작품은 제가 두 배우와 함께 파이팅 하기 위해서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작품에 애정이 정말 많이 생겨서 다른 작품 할 때보다 유독 더 애정이 많이 생겨서 떠나기가 아쉽더라. 그 정도로 기쁨을 누리고 있다”라고 했다.
설인아는 “제 삶에 오아시스는 일복인 것 같다. 복받은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일복이자 인복이다”라고, 추영우 또한 “제 인생의 오아시스는 드라마 ‘오아시스’”라고 거들었다.

끝으로 한희 감독은 “거창한 메시지 이런 건 없다. 그냥 이 드라마를 보고 즐기는 그 순간 만이라도 하루하루 시름을 잊고 즐겁게 힐링을 얻으셨으면 한다. 1980년대를 기억하시는 분께는 조금의 위로와 평화로운 마음을 갖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영우는 ‘오아시스’를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 시대를 겪어보신 분들께는 향수일 테고, 이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우리에겐 타임머신 같은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한다. 저도 찍으면서 재미있었다. 타자기 두드려보고 그랬다”라고 했다.
설인아는 “’오아시스’ 덕분에 큰 일을 작게 보고, 작은 일을 크게 보려고 했던 시간이 있었다. 여러분도 ‘오아시스’를 보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동윤은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드라마다. 부모님은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공감하면서 보실 거고, 저는 그 시대를 살지는 않았지만 연기를 하면서 느낀 벅찬 재미와 감동을 느꼈다. 젊은 세대에게 전해졌으면 한다. 다른 드라마보다 인생의 깊이와 삶이 담긴 작품을 느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는 오늘(6일) 오후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