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임영웅'이 나올 줄 알고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초라하게 막 내렸다. 황영웅 폭행 전과 의혹으로 떠들썩하게 문 닫은 '불타는 트롯맨' 이야기다.
MBN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이 지난 7일 방송된 12회(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애청자들이 고대하던 우승자로 손태진이 선정됐다. 2위는 신성, 3위는 민수현이 가져갔고 4위 김중연, 5위 박민수, 6위 공훈, 7위 에녹이 뒤를 이었다.
'불타는 트롯맨' 마지막 회 시청률은 16.2%(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종전 자체 최고 기록인 10회의 16.6%에 근소한 차이로 못 미친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 대라는 성적은 놀랍건 만, 시청자나 대중의 체감 반응은 훨씬 더 신통치 않다. 프로그램 후반부 유력 우승후보였던 황영웅의 폭행 전과가 남은 사람들의 우승의 감동을 모두 휩쓸어간 여파다.
당초 '불타는 트롯맨'은 TV조선 '미스터트롯'을 이끌었던 서혜진 PD가 퇴사 후 새롭게 설립한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를 내걸고 선보인 트로트 오디션으로 각광받았다. 자연히 '미스터트롯'을 우승하고 트로트 히어로로 부상한 임영웅 같은 인재가 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제2의 임영웅 찾기'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발탁된 인재가 바로 황영웅. '불타는 트롯맨' 참가자인 황영웅은 프로그램 초반부터 높은 인기를 자랑하며 유력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했다. 미션마다 1위 아니면 상위권을 휩쓸었고 중반부부터는 그의 우승이 자연스럽게 점쳐졌다. 이름도 황영웅인 탓에 자연스럽게 '제2의 임영웅'이 황영웅인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준결승전까지 1위로 마친 황영웅에게 과거 학교 폭력, 상해 전과 폭로가 이어진 것.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작된 폭로전은 실제 황영웅에게 상해 전과로 합의금 300만원을 받았던 피해자가 제보자로 등장하며 신빙성을 더했다. 여기에 황영웅의 전 연인, 군대 동료, 과거 학교 동창이라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폭로가 줄을 이었다. 모두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 우승을 해서는 안 되는 정도의 폭력적인 인물이었다고 가리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사실 확인 중"이라며 입장을 차일피일 미뤘다. 뒤늦게 황영웅이 일부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문을 내긴 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했다는 게 아니라 하겠다는 다짐이었고,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호소문에 가까웠다.

하차 없이 우승에 더욱 가까워지는 황영웅의 행보에 '불타는 트롯맨' 기존 시청자 중 황영웅의 팬덤을 제외한 대부분의 출연자 팬덤과 사건을 지켜보던 온라인 여론이 더욱 들끓었다. 결국 황영웅은 결승전 1차전까지 치른 뒤 종영까지 한 회만 남겨두고 뒤늦게 하차했다. 제작진도 이를 받아들였으나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와 하차였다.
그렇게 남은 자들의 경쟁에서 승리한 인물은 손태진.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의 인재이자 JTBC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로 우승을 차지한 인물이다.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경력이 있는 데다가, 황영웅에 이어 2위였던 참가자였으니 손태진의 '불타는 트롯맨' 우승도 일면 당연한 듯 보였다.
그러나 프로그램만 끝났을 뿐 씁쓸한 기시감은 여전히 남았다. 돌이켜보면 '미스터트롯' 임영웅이 우승했을 때, 하물며 트로트 오디션 열풍의 시작이었던 '미스트롯' 송가인이 우승했을 때 이랬을까. '제2의 임영웅'을 찾겠다던 호기롭던 출사표의 말로로는 초라한 결과다. 대대적이었던 트로트 열풍이 이를 기점으로 빠르게 식는 것 같아 아쉬움을 더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