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전도연, 10살 연하 정경호 피해 다닌 이유 [인터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3.08 09: 13

전도연이 초반 후배 정경호를 피해 다닌 이유와 촬영 땐 전하지 못했던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는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 주연 배우 전도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일타 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린다. 첫 방송 4%(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 16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17.0%를 기록해 무려 4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전도연은 극 중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이자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으로 분해 열연했다. 친언니가 버린 조카 해이(노윤서 분)와 남동생 재우(오의식 분)를 돌보면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는 인물로, 수학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그동안 '칸의 여왕'으로 스크린에서 다소 무겁고 센캐를 자주 소화했지만, '일타 스캔들'을 통해 JTBC '인간실격'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으며, '로코퀸'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일타 스캔들'에서 로코의 매력을 보여준 전도연은 이달 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으로 청부살인업계 전설적인 킬러로 변신해 또 한번 변신을 꾀한다.
전도연은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항상 느낀다며, "엄청 있다. 엄청 있다. 그것에 대한 갈증도 있다"고 강조한 뒤, "물론 그 흥행 여부가 날 어떻게 하진 못한다. 흥행이 안 됐다고 해서 하고 싶은 작품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일타 스캔들'이 잘 됐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방송을 '일타 스캔들' 팀이 다 모여서 봤는데,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을지 몰랐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저희 팀 너무 소박하죠?(웃음). 그렇다보니 과한 관심들 속에 좋은 이야기도 있고, 여러 의견을 수용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시청률 상승 추이만 보면 20%를 못 넘어서 아쉬울 정도였다"는 말에 "솔직히 나도 그랬다"며 웃더니 "더 오르진 않더라도 떨어지진 말자고 생각했다. 올라가면 내려가기 싫으니까.(웃음) 그런 마음이었다"고 했다. 
정경호는 선배 전도연과 첫 호흡을 맞추면서 "너무 영광이었다. 선배와 투샷은 가슴 떨리고 벅찼다"며 촬영 내내 존경심을 표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저 사람은 지나치다'라고 생각해서 피해 다녔다.(웃음) 휩쓸려서 혹시라도 내 캐릭터가 피해 입으면 안 된다고 느껴서"라며 "근데 어느 순간 믿고 싶더라. 저런 친절과 상냥함이 믿고 싶어지더라. 그런 순간이 생겼다. 호의적인 마음에 내 마음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경호 씨는 인사할 때 기본적으로 아이레벨을 맞춘다. 선배든, 후배든 눈높이를 맞춰서 인사하는데, 초반에는 현장이 편하지 않았다. 행선이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웠고, 반찬가게가 청주라서 오가는 거리가 멀었다. 촬영 끝나면 차에서 대사 외우기 바빴다. 대사만 달달달 외웠는데, 그런 날 현장과 유연하게 연결시켜 준 건 정경호의 힘이 컸다"며 고마워했다. 
'일타 스캔들'은 로맨스와 스릴러를 섞은 복합장르 작품으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했지만, 종영을 앞두고 후반부로 갈수록 지동희(신재하 분)의 극단적인 투신 사망과 남재우-김영주의 급 러브라인, 그리고 남해이 친모(배해선 분) 등장 부분이 설득력이 떨어져 실망했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남행선과 최치열의 분량도 줄어들어 불만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눈에 띄었다. 
전도연은 "시작은 로코였지만 한 가지 장르가 아니라는 건 인지했다. 그것에 대해선 별 이견이 없었다. 배우들은 훨씬 더 작품에 많이 빠져 있었고, 이야기 속에 시청자들보다 많이 이입돼 있어 객관화되긴 힘들었다"며 "내가 재우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고, 촬영 내내 힐링 받았다. 그냥 한 가족이 돼가는 기분이었다. 굉장히 재밌어서 좋아했고,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견이 분분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분량이 실종됐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람들 반응들이 안 좋다고 해서 사실 걱정했다. 걱정을 했는데 시청률은 올라가 있더라.(웃음) 내가 생각했을 땐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게 우리 드라마"라고 답했다.
이어 "시청률이 떨어져야 하는데 올라가니까 '내가 덜 나와서 올라가나' 싶기도 하고.(웃음)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이 곳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잘 봐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과거 인터뷰 때마다 로코를 하고 싶다고 외쳤던 전도연은 이번 '일타 스캔들'로 만족했을까. 
그는 "난 충분히 만족한다. 꼭 연기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그냥 주변 반응들도 그렇고, 나한테 보고 싶었던 모습을 보게 한 작품이 아닌가 한다. 내 얼굴에서도 해맑게. 환하게 웃는 걸 본지가 오래됐다. 나도 사실 보고 싶었던 모습이었다. 그래서 지금 만족한다"며 "모든 가족들이 다 같이 봤는데, 내 딸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가족들이 같이 보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기억도 안 난다. 그래서 마음이 좋았고, 든든했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도 하는구나 싶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중학생 딸을 드라마를 어떻게 봤냐는 반응을 묻는 질문에 "내 딸은 치열과의 (애정신이나 키스신 등은) 못 본다. 못 봐주겠다고 하더라.(웃음) 나머지는 행선이 사는 방식과 내가 사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나도 딸을 통해서 엄마로서 찾아가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근데 뽀뽀신이 그렇게 야했어요?(웃음) 아이가 학교를 갔는데 친구가 물어봤다고 하더라. '너희 엄마가 다른 남자와 뽀뽀하는 거 어떤 기분이냐?'고 궁금해했다며 나한테 물어봤다. 그래서 '그건 연기할 때 어떤 기분이냐고 물어보는 것과 똑같다'라고 얘기해 줬다"며 딸과의 일화를 털어놨다.
실제 엄마 전도연을 어떤 모습일까. 그는 "교육에 대한 생각은 남행선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 아이가 알아서 잘할 수 있도록 아이한테 맡기는 편이고, 최근에 성적도 많이 올랐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무엇을 하든 자기 의지가 중요하고, 엄마나 누군가가 시키는 건 한계가 있다. 수아임당처럼 일거수일투족을 컨트롤하지 않으면 불가능한데, 난 그런 엄마가 못 된다"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아이한테 그 얘기는 한다.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됐다'고. 그거면 된다고 생각하고, 믿어준다. 이 아이가 커서 뭐가 되고 싶고,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내 딸도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성공하는 게 아니라서 대학교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한테 굳이 대학을 가기 위해서 '이렇게 해야 돼' 강요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내비쳤다.
이번 작품으로 친근함이 커진 전도연은 곧 인기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녹화를 앞두고 있다. MC 유재석과 전도연은 서울예대 동기로 남다른 인연을 자랑한다.
지난 2020년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이 TV 부문 남자 예능상을 받자, "이 자리에 정말 반가운 얼굴이 많다. 희애 누나, 혜수 누나 등 많은 분을 봬서 좋았다. 특히 전도연 씨는 저와 대학 동기"라며 "자주 볼 수가 없어서 반가운 마음에 '도연아! 너무 오랜만이다'라고 했더니 (전도연이) '저도요'라고 하더라. '도연 씨 우리 말 놨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 자리에서 전도연은 "아직 '유퀴즈' 녹화를 안 했는데, 유재석과는 안 친했다.(웃음) 그땐 나도 활동하느라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고, 반말하는 사이였다고 하는데 '내가 말을 놨었나?' 그런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친하게 지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정말 활동이 바빠서 출석 체크하러 다녔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3년 전, 시상식 현장을 떠올리면서 "개그우먼 분들이 너무 연예인처럼 보이더라. 그때 마침 홍현희 씨가 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패러디 해서 찍어줬고, 눈이 마주치면 인사라도 하고 싶었다"며 "그때 유재석 씨가 지나가서 '진짜 연예인이다'라고 생각했다. 대학 동문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웃음) 그래서 '아 저두요'라고 말했는데, 곧바로 '내가 왜 존댓말을 했지' 싶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근데 시상식 때 유재석 씨가 그 말씀을 하셔서 귀까지 빨개졌다"며 "사람들이 '유퀴즈'에 나가면 뭔가 너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진심으로 뭐가 너무 없다"며 7년 만에 예능 출격을 기대케 했다.
/ hsjssu@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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