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변절·동어 반복? '너의 이름은'도 벽에 부딪혀 얻은 성과" ('허지웅쇼')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3.09 12: 57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가 '허지웅쇼'에서 작업 비화를 밝혔다. 
9일 오후 방송된 SBS 라디오 러브 FM '허지웅쇼'에는 신카이 마코토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신카이 마코토는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 영화 '초속 5센티미터', '너의 이름은'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는 최근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관객들을 만나며 한국을 찾았다. 

특히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전까지 애니메이션 영화 중 가장 높은 관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던 터다. 이에 허지웅은 “요즘 들어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이 상업적으로도 흥행을 하고 있는데 과거와 달라진 게 있으면 변절했다고 하고, 비슷한 게 있으면 동어반복이라고 해서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지적들에 어떤가”라고 물었다. 
신카이 마코토는 “누구나 힘들 거다. 저만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말씀하신 의미는 너무 잘 알겠다. 예전에 제가 ‘초속 5센티미터’라는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영화 내용은 아주 슬픈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만들고 나서 작품을 조금 바꾸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서 ‘별을 쫓는 아이’ 같은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같은 모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수많은 관객들이 ‘당신한테 기대한 건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원래 당신으로 돌아와줘’라고 하더라. 엄청 충격받았다. 그 다음 작품이 ‘언어의 정원’이었다. 그랬더니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같은 것만 만드는 건 재미가 없더라. 크게 결심하고 만든 게 ‘너의 이름은’이었다. ‘너의 이름은’도 굉장히 큰 작품이었다. 저도 굉장히 많이 다른 방향으로 갔다가 벽에 부딪히면 돌아오는 걸 반복하다가 최근에 세 작품이 우연히 많은 분들이 봐주신 성과를 얻은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허지웅은 “변해야 할 건 잘 변했고 변하지 않아야 할 건 유지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불만이 있다. 왜 주인공들이 점점 더 잘생겨지는 거냐. 옛날엔 굉장히 현실적이었다”라고 물었다. 이에 신카이 마코토는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사람이 손으로 그리는 것이다. 그런데 실사 영화에서는 다양한 얼굴이 나온다. 오늘 이 의견을 받아 다음부터는 아저씨, 아줌마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하게 됐다. 관객 분들이 뭘 좋아할지는 알 수가 없다”라고 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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