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결승전 조작 해명했는데..정해민은 거짓말쟁이 되나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3.09 14: 57

넷플릭스 '피지컬: 100' 측이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하면서 조작 논란에 정면 돌파한 가운데, 그동안 정해민의 주장과 반대되는 상황이 원본 영상에 담겨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부디 제작진과 정해민, 그리고 우진용의 빠른 만남과 원만한 대화가 이번 논란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으로 보인다.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결승전 재경기 조작 논란 원본 영상 공개 및 제작진 긴급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책임 프로듀서 김영기와 장호기 PD 등이 참석했다.
'피지컬: 100'은 마지막 회 공개 직후 로프 당기기 '결승전 재경기 논란'에 휩싸였는데,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이 우승을, 경륜 선수 정해민이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최종 결승전이 두 번 중단됐으면, 이로 인해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제작진은 "결승전에서 재경기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준우승자 정해민이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 당시 재경기가 있었다"며 "난 원하지 않았으나, 어쩔수 없이 재경기를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에 재경기를 승낙했다. 제작진에게도 '다만 내가 왜 졌는지, 내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당시 상황을 리얼리티답게 내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참가자는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고 재경기 선택을 후회했다"고 털어놨다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조작 의혹'에 반박하면서 "결승전을 포함한 모든 퀘스트에서 1)참가자들의 건강 체크 2)오디오, 메모리, 배터리 이슈 체크 3)참가자의 의견 청취 등의 이유 외로 경기가 중단된 적이 없다"며 "초반 도르래 소음으로 마이크 체크와 참가자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일시 중단 후 재개시에도 관계된 참가자들과 현장의 게임 진행 위원들의 동의를 받아 두 참가자가 원했던 방식으로 당시 상황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우승자 우진용 역시 '경기 중단'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내가 손을 들고 경기를 먼저 중단 시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넷플릭스 측이 9일 공개한 '피지컬:100' 결승전 원본 영상
1. 우진용은 먼저 손을 들고 첫 번째 경기를 중단했나?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장호기 피디는 이날 결승전 원본 영샹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11분이 넘는 원본 영상 속에는 그날의 생생한 경기 타임라인이 담겨 있었다. 
화면상 위쪽에 자리한 우진용의 로프가 초반부터 버벅대 잘 당겨지지 않았다. 반면 정해민의 줄은 수월하게 당겨졌다. 특히 우진용이 줄을 당길 때마다 '끼익끼익' 하는 심각한 기계음 같은 굉음이 지속됐고, 우진용은 줄을 당기다 뒤로 넘어지거나 드러눕기도 했다. 결국 기계음과 마찰음이 심해지자 제작진은 "경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첫 경기에선 그 누구도 먼저 손을 들고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5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원본 영상을 직접 보면서 눈으로 확인했다.
중단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장호기 피디는 "타임라인이 잘못됐다. 조작됐다고 하는데, 그래서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경기를 중단했을 땐 두 선수가 로프를 정리하고 경기가 약간 소강 상태로 들어섰을 때"라며 "줄타래가 돌아가면서 거대한 마찰음이 양쪽에서 이어졌다. 오랫동안 듣고 계셨던 굉음 마찰음은 시뮬레이션을 수차례 했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돌발적인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이런 상황이 들리지 않았다. 경기의 흐름을 끊는 것보다 경기를 지속했다. 당시 중간 요청을 드린 이유는 이제는 지속적인 소음 문제가 매우 심각해 촬영본을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기술적인 판단이 있었다. 이게 안전사고의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도 만일 줄타래에 축이 파괴되거나 튕겨나와서 줄타래를 등지고 있는 출연자들을 향해 나온다면 큰 부상사고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출연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공식적으로 중단했다"며 "우진용 출연자가 먼저 손을 들고 경기를 중단시켰다는 주장, 그리고 우진용 출연자와 제작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중단은 사실이 아니다. 특별한 사유 없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경기를 중단시킨 것 역시 아니다. 첫 번째 중단 상황에 대해서 여러가지 대립이 되고 있어서 전부 보여드렸다. 특별한 사유 없이 중단된 게 아니다. 어느 출연자가 일방적으로 손을 들고 중단시켜서 영향을 준 것 아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원본 영상을 유튜브 채널 등 대중에게 오픈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주요 부분에 대한 시급한 답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원본 영상 공개를 결정했다"며 "당일 녹화 분량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해당 부분만 공개하게 됐는데,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지금과 같이 하는 이유는 넷플릭스가 모든 촬영 원본은 소유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원본 영상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전체를 공개햇을 때) 제3자의 재편집에 따른 유포 문제, 녹화 상황과 무관한 출연자들의 개인적 대화 유출, 방대한 녹화 분량 등이 우려된다. 그런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왼쪽부터 장호기 피디, 정해민 선수
2. 다시 시작된 두 번째 경기, 26초 만에 호각 불어서 중단
장호기 PD는 "앞서서 '재개된 경기가 시작돼 '이제 정말 끝났다'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제작진이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다. 저는 경기를 끝내려고 일단 당겼지만, 제작진이 나타나 경기를 중단하라 소리쳤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사실과 다르다. 경기 재개 후 26초 만인 18시 56분 7초경 우진용 출연자의 줄이 타래 밖으로 튀어나오며 줄과 줄이 엉켜버리는 문제가 발생해 인지했으며, 우진용 출연자의 줄타래가 멈춰버렸다. 돌발 사고로 판단해 제작진은 중단을 요구했고, 정해민 선수에게 중단 요청을 명확히 드리기 위해 18시 56분 20초에 호각 소리를 냈다"며 두 번째 중단 상황을 알렸다. 
이어 "우진용 참가자의 줄타래가 줄이 풀려 나오면서 매듭이 지어져버렸다. 따라서 두 번째 경기에서 정해민 선수가 먼저 끝났고, 제작진이 먼저 중단한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특히 26초 정도 되는 재개 상황을 두고 두 번째 경기라는 표현, 그리고 정해민 선수가 앞서 끝났다고 표현하는 것은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종 결승은 무한 로프 당기기로 극한의 정신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장기전 게임이었다. 따라서 모든 출연자들에게 로프의 총 길이를 공지하지 않았고, 줄타래 장비도 외부에서 얼마나 남았는지 파악하지 못하게 했다. 두 출연자 모두 판단할 수 없었다. 초반엔 우진용 출연자가 앞서는 순간도 있었고, 정해민 출연자가 세배 이상 앞서고 있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자세히 해명했다.
장호기 피디를 포함한 제작진은 우진용, 정해민 등과 합의 하에 당일 경기 재개를 결정했다고. 이에 대해 피디는 "두 출연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정해민을 둘러싸고 제작진 다섯 명이 둘러싸고 재경기를 해달라며 애워싸고 압박하고, 수십분을 설득한 끝에 정해민이 재경기를 허락했다고 했지만, 사실은 두 출연자와 함께 논의했으며 녹화 사고로 인해 이전 촬영분을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두 출연자의 합의 방식을 따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메인 PD와 총괄 프로듀서, 넷플릭스 관계자 3인이 논의에 참여했고, 수십분간 강요한 것이 아니라 양 선수가 모두 합의한 방식, 그리고 체력을 회복한 며칠 후 재개하는 방식에 대해 얘기했다. 두 출연자는 당일 재개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줄타래를 조작해 난이도를 높인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특정 출연자의 줄타래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원본 영상을 다시 보면 두 참가자의 줄타래 난이도가 동일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며 "정해민 출연자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줄타래를 푸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작진이 임의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3. "결승전, 그 어떤 조작도 하지 않았다"
이날 장호기 피디가 강조한 멘트는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그 어떤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크고작은 모든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면 결승전 경기에서 심각한 굉음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이 전문 기관에 의뢰를 맡겨서 분석 등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로프나 줄이 돌아가면서 생긴 마찰음으로 추측했다. '피지컬: 100'에 나온 모든 경기는 기존에 있던 게임이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제작진이 기획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사전 리허설에선 발견하지 못한 제작진의 준비 미흡이라며 사과했다. 
장호기 피디는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그 어떤 조작도 하지 않았다. 우승자가 바뀌었다는 의혹도 사실아니다. 또한 제작진이 특정 출연자를 우승자로 만들기 위해 극적인 승부를 만들기 위해 조작한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말씀 드린다"며 "하지만 위와 같은 논란이 지속된 건 제작진이 철저히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잘못이다. 녹화 현장을 담아내고자 했던 프로그램이 결승 게임 중에 잇었던 돌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지 못하면서 시청자 분들과 정해민 출연자 분께 큰 실망을 드린 것 같다. 이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한 피디는 "그동안 전혀 발생하지 않았던 소음이라서 최초 발생 했을 때 많이 당황했다. 그렇지만 가장 우선시 했던 건 '어떠한 경우에도 게임을 끊어선 안 된다'였다. 오디오를 아무것도 못쓰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중단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 소음의 범위가 그 한도를 넘었고, 양쪽에서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경험하지 못한 소음이었고, 녹화고 우승이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너무 커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도르래가 부서져서 굴러나올 경우 출연자 등 뒤에서 딸려 나올 수도 있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7~8분 정도 시간은 제작진이 계속 현장에서 회의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저희 제작진은 두 출연자 분들을 찾아뵙고 정식으로 다시 사과를 드리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부디 제작진과 출연자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해 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더는 조작 의혹이 나올지 않도록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한 유튜버는 '충격단독! 우진용 특혜 의혹 왜? 우로보로스 꼬리에서 나온 소름돋는 제작진의 개입"이라며 또 다른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장호기 피디는 "이 주장은 명백한 허위다. 통상적인 육상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반 시계 방향으로 달리도록 처음부터 세팅 돼 있었다. 실제 게임도 그렇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에게 180도로 돌아달라고 공식 요청한 적이 없다. 출발 직전에 180도 방향을 바꾸지도 않았다. 해당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피지컬100' 제작진은 특정 선수에게 수혜를 주지 않았다. 그 어떤 부당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 허위 사실과 프로그램 제작진, 출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는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4. 거짓말쟁이 된 정해민? "허위사실 유포자 원치 않아"
제작진은 이번 해명으로 결승전 조작 논란을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이로 인해 정해민의 주장이 뒤집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오늘 이 자리가 결국 정해민 선수가 없는 사실을 얘기했다는 걸 공론화하는, 거짓말하는 게 아닌가? 오해를 푸는 과정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장호기 피디는 "정해민 출연자가 첫 인터뷰하기 전에 문자를 드렸다.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문자를 드렸는데, 그날인지 그 다음날인지 '제작진이 수차례 회유를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연락을 취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녹화 이후부터 출연자와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정해민 선수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출연자를 통해서 굉장히 많은 연락을 했다. 만나고 대화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응하지 않으셨던 상태다. 일주일 정도 뒤에 정해민 선수가 본인 본업을 하시고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문자를 보냈다.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서 나의 SNS 글에 대해서도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는데 역시 답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장호기 피디는 "내가 그 후에 수차례 전화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또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응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 결국에는 출연자와 제작진, 출연자와 출연자 사이에 진실공방처럼 흘러가더라. 대결구도는 정말 원치 않는다. 진실을 말하는 건 정해민 선수를 반박하는 구도가 돼 갈등을 해결하는 구도에선 원치 않는다"며 "원본을 꼭 보여 드리고 싶었다. 출연자는 경기할 때 땅 만보고 경기해서 기억이라든지 전체 상황을 보지 못 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해를 입히기 위해 허위 사실 유포하려고 그런 것 같진 않다. 정해민 선수는 자신의 기억 최대치를 말하려고 그런 거라 생각한다. 이제라도 한번 꼭 만나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라고 있다"며 만남을 바랐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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