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 여고생 스즈메, 빌런과 싸우는 빛나는 히어로[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3.09 20: 39

 여고생 스즈메(하라 나노카)는 기존의 규칙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 정의를 위한 기세 좋은 적극적인 마음이 있다. 아직은 어른들의 보호와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청소년기 학생이지만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고 공동체를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다.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은 소녀 스즈메의 내면엔 귀여운 외모보다 훨씬 더 화사하고 매력적인 히어로 영혼이 숨 쉬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만의 섬세한 세계관 안에서 예측 불가한 빌런 ‘미미즈’(지진)와 그로부터 인류를 구하려는 ‘히어로’ 스즈메가 저마다의 매력을 마구 뽐내고 있다.

규슈의 작은 마을에 사는 스즈메는 등교를 하던 중 폐허를 찾는 대학생 남자 소타를 만난다. “혹시 이 근처에 폐허 없니? 문을 찾고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유발한 그로 인해 스즈메는 지각을 불사하고 그의 뒤를 따라간다.
소타를 쫓다가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간 스즈메는 산 속 폐건물에서 낡은 문을 발견하고 호기심이 발동해 그것을 열어젖힌다. 손대지 말아야 할 것을 망친 이후 용처럼 크고 검붉은 연기가 하늘로 향하며 마을에 미미즈가 닥칠 위기가 온다. 두 사람은 서로를 도와 낡은 문을 잠그는 데 성공하지만 다이진의 마술에 걸린 소타는 다리 하나가 부러진 의자에 갇힌다.
‘스즈메의 문단속’(감독 신카이 마코토, 수입제공 미디어캐슬, 공동제공 로커스, 배급 쇼박스)은 스즈메가 폐허의 문을 찾는 소타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이들이 규슈,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일본의 도시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애니메이션이어서 귀엽고 발랄한 재미가 강조됐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은 어드벤처 장르물로서 공간 활용을 영리하게 해냈다. 산과 강, 도심 속 높은 건물 사이를 누비는 수많은 사람들 한가운데서 빠르게 통과하는 액션 시퀀스의 쾌감이 상당하다. 
특히 스즈메와 의자가 된 소타, 다이진의 경쾌한 액션 호흡은 일품이다. 이야기의 액션이 파괴보다는 구출과 구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신카이 마토코가 새긴 인장이다. 폐허 속 문 찾기부터 수호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은, 다소 무게감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어우러지며 색다른 시너지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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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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