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8년 차’ 장영남 “배우 성장통 ing…새로운 모습 끊임없이 고민할 것” [종합]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03.10 18: 39

장영남이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1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앤드마크 사옥에서는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배우 장영남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장영남, 전도연, 정경호를 필두로 한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일타 스캔들'은 6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회(16회)로 17%를 돌파하며 다시 한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앤드마크 제공

이날 장영남은 “작품하면서 이렇게 높은 시청률은 처음”이라며 “2023년 복을 이걸로 다 받은 것 같다. 그만큼 행복하다”라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일타 스캔들’ 합류 계기에 대해 “첫번째는 작가님과 감독님과의 인연이었다. 양희승 작가와는 ‘역도요정 김복주’로, 유제원 감독과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만나 뵀었다”라며 “두분에 대한 신뢰가 컸고, 연출 면에 있어 이견이 없던 분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장영남은 “처음 대본을 4부까지 받아봤는데, 선재 엄마의 첫 촬영 신이 ‘도찐개찐이 아니라 도긴개긴이다’라는 대사를 치는 거였다. 그게 별거 아닌 대사였는데, 거기서 선재 엄마 캐릭터가 완벽하게 보여서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작가님께 듣기로는 ‘입시’라는 소재도 있지만, 어른들의 성장 이야기도 있다고 하더라. 또 드라마가 ‘따뜻함’이라는 키워드가 있는데, 그 부분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배우 ‘전도연’과 ‘김선영’과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었다고. “전도연 선배님은 정말 누구나 흠모하지 않을 수 없는 큰 배우였고, 김선영 씨도 드라마 내에서 모습을 보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라며 “‘동백꽃 필 무렵’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극중 김선영 씨가 화장 등 스타일링을 정말 잘하시지 않았나. 보면서 ‘저건 분명 김선영 씨의 아이디어겠다’라고 싶었는데, 실제로 그랬다고 하더라. 자신이 준비한 것을 브라운관에서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다는 당당함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장영남은 두 아들을 둔 학부모이자, 도도하면서 지성미 넘치는 변호사 장서진 역을 맡았다. 캐릭터를 위해 외적으로 신경쓴 부분에 “변호사라는 직업이다 보니, 단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제가 지금까지 보여졌던 이미지도 강하다 보니, 이걸 최대한 덜어내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부드럽고 여성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화장도 거의 안했다. 선재 엄마를 생각했을 때 생각한 가장 첫번째 키워드는 ‘차분함’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극중 잘 나온 것같아서 나름 만족하는 편이다. 또 ‘예뻐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안들어봤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예쁜거 같다’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 같다. 그럼 이 정도면 성공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장영남은 극 중 입시 정보를 습득하고자 동네 학부모 모임에 합류하면서도 선을 긋는가 하면 어긋난 모성애로 두 아들은 물론 남편과 갈등을 겪는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장영남은 ‘선재 엄마’라는 캐릭터에 대해 “작가님이 말해주신 부분은 아니고, 제가 생각하기에 선재 엄마는 부잣집에서 자란 여자가 아닌 악착같이 살아온 여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잘난 사람을 주변에 많이 보고, 많이 밟히기도 한거 같다. 그게 너무 치를 떨정도로 싫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부족한 부분을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채우면서 앞만보고 달려왔던거 같다. 자식도 거기에 포함 되어서 마음이 어긋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10세 아들을 두고 있는 ‘실제 엄마’ 장영남은 어떨까. 그는 “선재 엄마와는 달리 분명히 자식은 내가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또 다른 인격체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 겪는 정말 사소한 일들에 겪는 감정을 제가 고스란히 느끼고 있더라. 어느날은 잠이 안 올 정도”라며 “그러다 문득 ‘내가 뭐 하고 있지’하는 부끄러움이 생겨서 거리를 두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저는 선재 엄마 처럼 공부에 대해선 완벽하지 않다. 저는 중간만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고, 그런 엄마가 되기 싫다. 저도 어렸을때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라며 “어찌됐든 자식들이 자기 길은 자기가 잘 찾아가지 않나. 저도 어떻게 배우의 길을 찾아서 가고 있으니, 인생에 공부가 다는 아닌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선재 엄마의 침착한 면은 닮고 싶다. 제 성격은 굉장히 급하다. 현장에서도 가만히 못 있고 계속 서있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극중 두 아들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채민, 김태정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영남은 “사실 태정 씨의 캐릭터가 쉽지 않았다. 다른 캐릭터도 그러히만, 선재네 집의 비하인드가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정부분 배우들의 상상을 바탕을 두고 그림을 그려가면서 했어야 했는데, 특히 희재(김태정 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서사가 없어서 많이 어려운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감정을 쌓인 채로 와 세트장에서 터트려야 했기 때문에, 늘 촬영장에서 말이 없었다. 그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어 끊임 없이 집중하려는 모습이 멋있고 훌령했다”라고 칭찬했다.
선재(이채민 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밝다. 자존감이 되게 높고 씩씩하다. 화면에 나오는 선재 같다”라며 “요즘 젊은 친구들이 선배와 연기하는데 어려워하는게 없다.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 내가 할 몫을 현장에서 어떻게든 해내려고 하는거에 집중하지, 주변에 환경에 기죽지 않는다. 그게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인가 싶고, 굉장히 부럽더라. 선재랑도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장영남은 “극중에서 괴롭혀서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1995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데뷔한 장영남은 올해 데뷔 28주년에 접어들었다. 그간 각종 작품에 등장하며 종횡무진한 그는 활발한 활동의 비결에 대해 “일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 마음이 약해서 작품을 거절하지 못한다. 예전에 함께 작품을 했던 분들이 하자고 하는데 의리가 있으니 못한다고 할 수 없지 않나”라고 웃었다.
이어 “나이도 있고 활동한지 오래돼서 가장 처음 붙는 수식어가 ‘다작 배우’이자 ‘이미지 소모가 많은 배우’인 것 같은데, 이게 가장. 큰 고민”이라며 “나는 아직 정말 더 보여드리고 싶고 하고 싶은게 많은데, 보여드린게 다가 아닌거 같은데. 내가 왜 벌써 소모가 됐고 다작 배우가 됐지, 라는 생각에 40대 때 힘든적이 많았다. 그 생각을 이겨냈던 게 ‘사이코지만 괜찮아’였던 거 같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전에는 방송에서 연기를 할때 이렇게 해야된다고 하면 거기에 따르려고 했다면, ‘사괜’부터는 헤어나 의상, 등을 스스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감정 표현 같은 경우도 그전에는 즉발적으로 표현했다면, ‘이렇게 표현하는게 맞을까?’라며 스스로 고민도 하고 질문도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든 변화해야 하고, 의심해야 하는것 같다. 이번 ‘일타 스캔들’ 장서진 캐릭터는 새롭게 봐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제가 고민했던 지점들이 반영된 것 같아 보람감을 느끼기도 한다”라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장영남은 그간 배우 생활을 돌아보기도 했다. 장영남은 “어렸을 때는 이렇게 오래 활동할줄 몰랐다. 다만 30대 때는 알았다”라며 “그때가 가장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었던게, 20대 때는 오로지 무대에서만 있었다. 극 하나를 하려면 맨날 밤을 샜고, 공연하는 날까지 7시 반이 공연이면 28분까지 청소를 하다 연기를 했다. 그러다가 30대가 되어 좋은 상도 받게 되다 보니 ‘나 연기 해도 되는가보다’라는 용기가 났다. 이 일이 너무 좋아서, 오래하고 싶다, 당연히 오래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40대 때는 고민이 컸다. 아이를 낳으면서 호르몬 변화가 있다고 하는데, 무시 못하겠더라. 원래는 오뚜기 같은 스타일이었는데, 한번 떨어지니 한 없이 떨어졌다”라며 “아직 그걸 극복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걸어가고 있고, 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 그러다 50대가 되면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면서 변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는 있지만 아직까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배우 장영남’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 그는 “올해 제가 51세인데, 시간 정말 빠르구나 싶기도 하고, 아직은 얼떨떨하다”라며 “옛날에는 연기를 통해 이루고 싶었던 꿈을 달성하지 못해 안달복달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상 같은 것도 필요없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키웠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없어진 건 아니다. 조금 더 침착하고 차분하게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들을 키워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 내가 몰랐던 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끊임없이 찾아내야한다는 고민이 커진다”라며 “앞으로는 작품도 열심히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아이도 틈틈이 신경쓰면서, 제 갈길을 성실하게 가고 싶다. 올 한 해도 큰 무리 없이 건강하게 잘 넘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영남은 tvN '일타 스캔들' 종영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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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앤드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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