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할리우드 데뷔작 주연 여배우, 사라진 이유는? [Oh!쎈 레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3.03.11 13: 46

박찬욱 감독의 첫 번째 할리우드 프로젝트 영화 '스토커'의 여주인공 미아 와시코프스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박찬욱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에서 미묘한 매력으로 가득찬 주인공 소녀 인디아 스토커를 연기했던 와시코프스카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자취를 감춘 듯한 모습이다.
와시코브스카는 흥행에 성공한 2010년작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비롯해 '제인 에어', '맵스 투 더 스타', '크림슨 피크'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의 유망주로 우뚝 섰다. 전통적인 미인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고전적이고 단아하면서도 카리스마있는 비주얼과 흡인력 있는 연기는 많은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다양한 장르를 오갔지만 특히 큰 버젯의 영화보다는 개성 있는 중저예산급 영화들에 출연하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그리고 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의 '맵스 투 더 스타' 등.
특히 박찬욱 감독이 국내 영화팬들에게 갖는 영향력 만큼 '스토커'를 통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내한 행사도 가지며 인지도를 높였고 그의 비교적 어려운(?) 이름도 많은 이들에게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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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6년작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흥행이 실패하면서 기세가 주춤해졌다. 영화에 대한 혹평은 와시코프스카의 연기에 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디즈니의 재정적 손실은 그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점차 할리우드에서 그 활동이 뜸해졌고 많은 이들에게 잊혀져간 것이 사실.
그러나 그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인디와이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그는 연기에서 절대 떠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세상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빗겨 나갔을 뿐이다. 현재 자신의 고향 호주에 머물며 꾸준히 작업 중인 와시코프스카는 최근 인디와이어와 인터뷰를 갖고 근황 등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와시코프스카의 최신작은 호주에서 작업한 영화 '블루백'. 로버트 코놀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에서 와시코프스카는 희귀한 종류의 물고기를 발견하고 밀렵꾼들로부터 보호하기 시작하는 해양학자 애비를 연기했다.
와시코프스카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할리우드와 맞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에 대해 "그것에 대한 인식이 현실과 상당히 다르고, 사람으로서 나에게 맞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할리우드를 떠난 이유에 대해 "트레일러에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난 (할리우드에서) 계속해서 돌아가는 생활 방식이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난 더 큰 공동체와 단절된 느낌을 받았다. 17살 때부터 정말로 많은 일을 했다. 정확히는 15살 정도였다. 난 10년에서 15년 동안 완전히 새로운 도시, 새로운 나라를 다녔고 그것은 3개월마다 학교를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았다"라며 "특히 어렸을 때, 기반이 없을 때, 난 그게 정말 어렵다는 걸 알았다. 동시에, 아마도 수익이 좋고 그것을 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괜찮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난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것을 확립하고 싶었고, 몇 주마다 끝나는 영화 세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어딘가에 대한 감각을 더 많이 갖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할리우드 시스템과 잘 맞지 않았으며 좀 더 어딘가에 깊은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와시코프스카는 할리우드를 '탈출'하고 2010년대 후반에 그녀의 고향인 시드니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녀가 존경하는 감독인 미아 한센-뢰브와 함께하는 작품 등 인디 프로젝트를 하며 계속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와시코프스카가 할리우드에 '풀타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 난 꽤 만족한다. 나는 트레일러 안에 있는 것보다 삶에서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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