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D-1' 엑소 카이, 서사를 추는 'ROVER'···티저 공개
OSEN 오세진 기자
발행 2023.03.12 04: 12

엑소 카이의 미니 솔로 3집 타이틀곡 'ROVER'가 공개됐다.
12일 자정, 엑소 공식 계정 및 카이는 'ROVER'의 티저를 공개했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자정이지만 열화와 같은 반응은 온라인을 달구었다. 주말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키치한 색감이 눈에 뜨이는 화질, 귀에 감겨 나가지 않는 비트, 몽롱하면서도 곧은 "콜 미 로버"라는 가사를 읊는 카이의 목소리까지, 카이의 미니 솔로 3집 'ROVER'의 티저는 완벽했다.

공식에 따르면 타이틀곡 '로버'는 묵직한 808 베이스와 마림바, 벨 등 다양한 퍼커션이 돋보이는 리드미컬한 댄스 곡이다. 가사에는 자신을 속박하는 시선들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방랑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고 한다.
티저 시작부터 짜릿한 풍미가 느껴지는 비트와 함께 매혹적인 얼굴의 카이가 자유분방한 미소를 짓는다.
곧 1960년대 헐리우드 영화 느낌이 나는 필름 질감 속, 그는 다채로운 이름을 적는다.
아이작, 마태, 사무엘, 야곱 등 성경적 해석 요인이 가능한 묘한 이름들 속 몇 시간 전이 생각나는 것이다. 유로 소통 어플리케이션 속 카이의 이름인 '종인이'에서 'Mr.KAI'로 바뀌었다는 것을.
짜릿한 소름을 즐길 새가 없다. 그 무수한 이름 중 가짜 이름이 적힌 아이디 카드가 클로즈업 된다. 빌리 엘리어트라는 이름에서 아마도 생각할 것이다. 발레, 빌리 그리고 카이. 카이의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모든 단어에 달아올라 가는 심박수를 느끼기도 전에 모든 이미지의 카이가 숨을 멎게 한다.
전날과 전전날 공개된 티저에서는 각자 서로 다른 비트로 곡의 느낌에 빠져들게 한다. 아찔한 홀터넥에 볼레로를 걸친 스테이션, '제 5원소'를 연상케하는 난해한 의상과 한껏 현실에 머무르지 않은 무력한 눈동자가 어우러진 앵글, 가슴팍을 풀어헤쳤으나 위협은커녕 해적이 기른 인어처럼 묘한 미소를 짓는 티저까지, 카이는 다양하다.
'필름 카이'를 예고했으니까 마땅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ROVER'의 티저 속 무수한 '미스터'들의 모습이 쭉 그려지면서 저들이 'Mr. Jacob'이나 'Mr.Issac' 등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방황자'답게 여러 세계의 카이로 분산된 것인가 하고.
그러면서 천사의 날개를 짊어지고 무저갱에서 허우적대던, 고단함과 체념 사이에 머무르던 티저 사진이 떠오른다.
어쩌면 날개를 가지고 날아가지 못한 채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그려낸 환상이 저 티저들의 카이들이 아닐까? 'ROVER'의 모든 건 카이가 꿈꾸는 자아, 꿈꾸는 자의 유랑, 즉 꿈속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봄직하다.
그렇다면 더더욱 이날 티저의 핵심인 발레하는 카이가 눈에 밟힐 것이다.
약 이틀 전 공개된 티저 사진은 밝게 쏟아지는 무대의 조명을 흠뻑 받는, 관객석에 앉은 카이의 사진과 어울린다. 온통 젖은 머리는 어쩌면 눈이 아니었을까. '빌리 엘리어트'란 이름을 가명으로 남긴다는 건 가보지 않은 곳 내지는 실현하고 싶던 자아의 무대에 대한 한 줄기 욕망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는 그것에 버둥대지 않고 단순한 눈물조차 속으로 삼켜낸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천사의 날개는 백조의 날개가 된다. 빌리어트의 백조일지 안나 파블로바의 백조일지, 여하간 무대의 백조로 보이인다는 뜻이다. 무대 위 춤을 추는 인간이니 날개를 고정하려면 '끈'이 있어야 한다는 위트 넘치는 힌트 같다. 아니라면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일 수 있다. 가령 그렇게라도 매어보고 싶었던 날개는 아닐까, 이루지 않은 길에 대한 욕망을 고작 날개의 끈으로 가늠하자면 말이다.
20초 남짓한 티저 영상에 이런 상상은 과분할까? 아니, 서사를 쌓는 스킬이 타고 났고 감각이 있는 카이가 10년 째 흔들림 하나 없이 해내오고 있는 일이다. 미모, 실력, 미감, 팬들을 향한 마음까지, 카이는 10년 째 여전하다.
즉 이 기막힌 환상의 방랑은 카이가 그려낸 리얼리즘이다. 티저를 보면서 느껴지는 모호한 질문과 추측은 엮이고 엮여서 아마도 카이가 제시한 어느 무대 하나쯤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상상이어도 그의 팬이 상상한다면, 카이는 마땅하다고 여길 수 있는 길을 제시할 것이다. '여는 자'다운 태도다. 다만 키워드는 확실하다. 방랑하는 자, 'ROVER'의 이름답게, 그리고 데뷔 때부터 꾸준히 언급되어온 '어린 시절의 카이는 발레와 재즈를 했다'라는 문장이 대번에 떠오를 수 있는 장면이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말이다.
카이가 이끄는 다양성은 명확하고 다채롭다.
팬들은 "발레하던 아기 카이를 바라보는 어른 카이 아니냐", "서사에 미친 덕후는 이렇게 또 눈물이 나고", "올해 가뭄 없겠다 내가 다 울어서 홍수 만들어드림", "한국 콘서트 어디까지 옴", "비주얼이며 콘셉트 진짜 독보적이다, 이런 남자 어디에도 없고 없을 거고 있다 해도 알려주지 마세요", "저 가짜 이름 중 우리한테는 카이로 이름 알려줬어 감동" 등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편 카이의 미니 솔로 3집 'ROVER'는 13일 6시 공개된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카이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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