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남이(박성웅 분)는 동굴에서 마늘을 먹고 사람으로 거듭난 25살 동네 청년이다. 단군신화 속 웅녀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은 ‘웅남이’는 개그맨 박성광의 첫 번째 상업 장편영화. 그간의 단편영화 연출 이력을 토대로 기대 이상의 코믹 누아르를 완성해 상업감독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성광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한국영화 ‘웅남이’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개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너무 설레고 떨린다”라며 “일주일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된다. 관객들이 ‘웅남이’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성광 감독이 각색·연출한 ‘웅남이’(배급 CJ CGV, 제작 영화사 김치·스튜디오 타겟)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박성웅 분)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 주인공 웅남이를 맡은 박성웅, 무자비한 조직의 보스 이정식 역의 최민수, 그리고 웅남의 절친 유튜버 말봉을 연기한 이이경의 조합이 돋보인다. 특히 박성웅은 웅남이와 웅북이까지 동시에 두 개 캐릭터를 맡았다.

박 감독은 개그맨 출신이라는 점을 살려 선후배 개그맨들은 물론이고,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대중성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그동안 박성광 감독이 단편 ‘욕’(2011), ‘슬프지 않아서 슬픈’(2017)을 연출한 데다 ‘구스 베이비’(2019),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2013),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2012)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던 만큼 서사 전개에 있어서 특별히 지적할 부분 없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다만 웃겨야 한다는 태생적 압박감 때문인지 일부 과도한 개그가 재미를 떨어뜨린 장면도 있다.
박 감독은 이날 “작가님이 쓴 원안이 있었는데 제가 각색을 맡게 되면서 좀 더 코믹하게 바꾸었고, 여기에 액션물을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코믹과 누아르의 비중을 고민했다는 박성광은 “완성된 현재가 최선이다. 저는 개그에 힘을 빼고 내용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무대에서 보여줬던 코미디와 영화로 보여주는 코미디에 차별을 뒀다. 웃기는 것에만 힘 쏟지 않았고 작품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코미디를 배치하려고 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웅남이와 웅북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동물적 감각의 판타지 서사는 이 영화의 적재적소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CG마저 웃음을 안긴 것. 개그맨 출신다운 유쾌한 개그와 누아르물의 장르적 액션을 더해 러닝타임 동안 보는 이들의 스트레스를 덜어내려는 듯하다.



1인 2역을 소화한 박성웅은 “웅남과 말봉은 소꿉친구인데 제가 이이경과 호흡하면서 자연스럽게 웅남의 모습이 나왔다. 근데 최민수 형은 평소에도 재미없고 심심하다. 그래서 제가 웅북이를 연기할 땐 텐션이 낮았다”라며 “박성광 감독님은 ‘낄끼빠빠’다. 배우들이 어려워하면 와서 방향을 잡아주고 저희끼리도 잘하면 판을 깔아준 뒤 빠진다”고 박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최민수도 “(장편 연출은) 처음이다 보니 현장에서 버벅댈 수도 있는데 박성광 감독님은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었다”라고 칭찬을 보탰다. 그러면서 그는 “박 감독님이 나중에 차기작을 할 때 저희 세 명을 또 쓸지 묻고 싶다. 저는 불러 주면 하겠다”며 박성광 감독의 연출작에 또 한 번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웅남이’는 오는 22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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