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에 도전장을 내민 ‘비밀의 여자’가 시작부터 막장 소재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1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4일 첫 방송된 KBS2 새 일일드라마 ‘비밀의 여자’는 전국 기준 시청률 10.4%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방송된 ‘태풍의 신부’ 첫 방송 시청률(12.8%), ‘황금가면’(11.5%), ‘사랑의 꽈배기’(13.9%), ‘빨강구두’(12.8%), ‘황금가면’(14.6%)보다 낮은 수치다. ‘비밀’ 시리즈 첫 작품인 ‘비밀의 남자’ 첫 방송 시청률(10.4%)과 같은 기록이기도 하다.
‘비밀의 여자’는 시력을 잃고 ‘락트-인 증후군(의식이 있는 전신 마비)’에 빠지게 된 여자가 상속녀와 엮여, 자신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고 처절한 복수를 통해 사랑과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고 시청률 21.3%를 기록한 ‘비밀의 남자’를 잇는 ‘비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로, ‘비밀의 남자’에서 호흡을 맞춘 신창석 PD와 이정대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비밀의 남자’ 이후 KBS2 일일드라마가 20%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비밀의 여자’에 대한 우려도 있었고, 반대로 ‘시청률 제조기’ 신창석 PD가 돌아온 만큼 기대감도 높았다.
특히 KBS2 일일극 특성상 ‘막장’ 소재가 또 이어지는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가질 수 있다는 부분도 지적됐다.
이에 신창석 PD는 “일일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고 하는데,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 엄청난 수위가 많다. ‘더 글로리’봐도 수위가 높다. 우리는 ‘더 글로리’에 도전장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찍기는 넷플릭스처럼 찍었지만 방송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많이 잘라냈고 그러다보니 불닭볶음면에서 진라면 순한맛이 됐다”며 막장 수위가 지상파 방송인 만큼 많이 순화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시작부터 매운맛으로 가득했다. 14일 첫 방송된 ‘비밀의 여자’에서는 정겨울(신고은)에게 피임약을 기관지 약으로 속여 먹이는 주애라(이채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겨울의 남편 남유진(한기웅)과 내연 관계인 주애라는 의도적으로 정겨울의 임신을 방해하고자 피임약을 먹였고, ‘넌 절대 YJ 그룹 아이를 가질 수 없어’라고 생각했다.
‘더 글로리’ 또한 지상파에서 방송이 됐다면 그 수위를 낮출 수 밖에 없을 터. ‘비밀의 여자’는 불닭볶음면에서 라면 순한맛으로 바뀌었다면서도 지금까지의 막장 드라마와는 급이 다른 막장 소재로 또 다른 매운 맛을 예고했다.
자극적인 소재를 표현하는데 있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지상파라는 환경에서 ‘비밀의 여자’가 ‘비밀의 남자’를 넘고, 다시 KBS2 일일극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