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치혀’에서 탈북한 세치혀 최금영이 북한에서의 고난을 고백해 이목을 끌었다.
2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약칭 세치혀)’에서 탈북 경험담을 살린 아오지 세치혀 최금영이 생생한 이야기로 승리했다.
최금영은 자신이 북한의 아오지에서 왔음을 밝히며 "아오지 탄광이 베일에 쌓여있지 않나. 거기 사는 사람들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들려드리고 싶어서 왔다. 북한에서도 아오지라고 하면 ‘거기 사람 못 사는데?’라고 한다. 북한에서도 차별하고 무시한다. 인간 취급을 못 받았다. 거기는 정치범과 국군포로들을 모아둔 곳이라 그렇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오지는 식량난이 오면 가장 먼저 배급이 끊긴다. 거기 사람들은 그래도 되는 버려지는 존재들이다"라며 "북한에 흉년이 왔을 때 많게는 300만 명이 굶어죽었다. 그때 사람들이 쥐굴에 쥐가 모아둔 옥수수를 캐다 먹고 나중엔 애들이 먹지 못해 누워서 일어나질 못했다"라고 설명해 충격을 자아냈다.

"그때 가장 타격이 센 게 국군포로 어르신들이었다"라고 밝힌 최금영은 "한 부부가 있었는데 국군포로 부부였다. 그 분들은 남쪽이 고향이라 북한에 친척이 없었고, 이동할 자유가 없었다. 그래서 굶어 죽었다"라고 말해 듣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어 "부부에게 딸 한 명, 아들 한 명이 있었는데 딸은 그래도 집에서 빌어 먹고 버텼는데 아들은 일과 집을 오가면서 점점 야위어 갔다. 그러다가 뼈만 남은 몸을 이끌고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라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최금영은 "그 분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목숨은 붙었는데 두 다리가 잘렸다. 그러다가 진료소로 가던 중에 과다출혈로 돌아가셨다. 그 분이 실려가면서 했던 말이 ‘밥을 달라, 밥을 달라. 나는 살고 싶다’라고 했다. 다리가 잘린 고통보다 배고파 살고 싶은 고통이 심했던 거다. 사람들이 조용해졌다"라고 말해 '세치혀'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럼에도 저희는 불평하지 않았다. 다만 한 끼라도 먹는 게 소원이었다. 그런데 아오지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죽게 만들었다"라며 울컥했다. 충격의 연속에도 이야기는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현장을 눈으로 보게 됐다. 저희 반에 영희라는 친구가 있었다. 엄마가 죽을 것 같다고 해서 옥수수죽을 싸갔다. 정말 미라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 눈앞에서 돌아가셨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금영은 "다음에 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영희 아버지가 울고 있는 딸과 아내 쪽으로 막 돌진해 와서는 죽은 아내 옆에서 옥수수죽 그릇을 들고 막 먹더라. 평상시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였는데 극한의 배고픔이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킨 거다"라며 당시 충격을 토로했다.
그는 "그때 아무 말도 못했다. 집으로 오면서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럽고 잔인하고 비극적인 죽음이 굶어서 죽는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여기서 아오지 얘기를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먹고 싶은 걸 다 먹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게 너무 소중하다. 불행의 깊이 만큼 행복을 느낀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