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생기부 확인" 문제 많은 일반인 손절할 차선책(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3.22 16: 34

 사고 치는 연예인들 못지않게 문제가 많았던 일반인들을 색출할 하나의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됐다. 대입 수시 전형에서 시행되는 ‘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검토다. 일각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의혹이 시작되기 전에 사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방송 출연을 하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의 생기부 검토는 지난 21일 열린 종편채널 채널A 측에서 제시했다. 이날 채널A는 ‘2023 큰거 ON다’라는 주제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일반인 출연자 논란에 대해 “죄송하지만 출연자들의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받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당연히 그것에 동의하는 분들만 출연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일반인 선정에 대해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닐까 생각된다.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과정 하나 하나 거치고 있다”면서 생기부 검토까지 내놓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채널A
채널A는 일반인 연애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리즈를 이어오며 일반인 출연자들의 과거사 논란으로 시청자의 뭇매를 맞았었다. 비단 채널A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연애 스토리를 담은 ‘나는 솔로’, ‘솔로지옥’, ‘돌싱글즈’, ‘에덴’ 등 일부 출연자들이 구설수에 올라 시청자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작품에 출연할 배우와 가수 등 연예인들을 놓고도 사전 검열 및 손해배상청구 조항이 강화됐기 때문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생기부 검토는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를 부르는 대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실 프로필 및 이력이 대거 노출된 연예인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사전 미팅·인터뷰 자리에서 얼마든지 자신의 과오를 숨길 가능성이 크다. 제작진 또한 특별히 조사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생기부 검토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죄송하지만” “동의하시는 분들만”이라고 양해를 구한 발언을 통해 최선책에 다음가는 방책임을 드러낸 셈이다.
예능 제작진이 일반인의 12년치 생기부를 보자는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내부적으로도 고민과 논의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들도 처음부터 모범생만 앉히려고 했을 리 만무하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 학폭 가해자 및 범죄자로 의심 갈 사람들을 미리 걸러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예상하지도 못 했던 출연자 문제에 더 이상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이 섰을 테다.
모두가 알다시피 최근 2~3년간 제대로 된 대비책 없이 일반인 학폭 가해자, 음주운전, 성폭력, 폭행 문제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더 이상 사후 편집으로만 대응하기 어려워보였다.
따라서 생기부 검토는 차선책이다. 가장 먼저 중요하게 검토해봐야 할 최선책은 출연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마음가짐이다. 사회질서와 법규를 어긴 일은 없었는지 학창 시절부터 최근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태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논란을 일으켰던 일부 일반인들의 책임도 없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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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채널A,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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