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안지호, 웃음 터지고 감동적이면서 마침내 뜨거운 장항준표 '리바운드'(종합)[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3.29 10: 30

 거대하게 보였던 꿈이 마침내 눈앞으로 다가오는 건 애정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리바운드’는 부산의 중앙고 농구부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팀원들의 노력 끝에 결국 결승전에 서는 그 집요하고 외로운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쫓는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공익근무요원 강양현(안재홍 분)은 명목상 모교 중앙고의 농구부 코치를 맡게 되었지만 농구를 향한 마음은 그 누구보다 '진심 최강'이었다. 현역 시절 MVP로 뽑히기도 했기에 언론의 집중 관심은 받았지만, 막상 농구 코치로서는 검증된 능력이 없기에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하나둘씩 선수들을 영입한다.
그렇게 무질서하게 가드 기범(이신영 분), 스몰 포워드 규혁(정진운 분), 센터 순규(김택 분), 파워 포워드 강호(정건주 분)가 모이고 이듬해 신입생 선발을 통해 재윤(김민 분), 진욱(안지호 분)이 들어온다. 강 코치와 여섯 명의 선수들은 농구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똘똘 뭉쳐 결승전까지 원초적이고 강인한 근성으로 맞서 싸운다.

비록 타학교에 비해 현저히 적은 6명의 엔트리로 전국대회에 출전했지만, 본선에서 단 한 명의 교체선수 없이 연속으로 경기에 임하며 놀라운 기적을 써 내려간다. 배우들은 실세 선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연기 이상의 투혼을 발휘했다.
지난 2012년 열린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대회에서 강양현 감독과 선수들은 준우승 신화를 기록했다. 당시 중앙고 농구부는 6명의 멤버로 대회에 출전했는데 도중에 1명이 부상을 당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음에도 결승까지 진출해 무려 준우승에 달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영화 역시 이같은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결승전에서 부산 중앙고가 서울 용산고에 패배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도전정신을 통해 우승만큼 값진 준우승 스토리를 어제 쓴 일기처럼 생생하게 담아냈다.
신예들은 약 500여 명의 치열한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뒤 시작한 합숙 훈련에서 농구의 기본기를 다졌고, 실제 경기 장면을 모니터하고 연습하며 각자 포지션별 기량을 끌어올렸다. 특히 배우 이신영은 이 영화를 하기 전 농구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두 달 간의 연습을 통해 선수 같은 실력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영화는 실화의 힘을 동력으로 결말까지 실제 선수들의 성공기를 충실히 전달했지만, 그것보다 여섯 배우들이 만든 여섯 캐릭터들의 성과로 창조적인 결말을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제공 넥슨코리아,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워크하우스컴퍼니, 공동제공배급 바른손이앤에이)는 ‘기억의 밤’(2017), ‘불어라 봄바람’(2003), ‘라이터를 켜라’(2002) 등의 연출 및 ‘끝까지 간다’(2014)의 각색을 맡았던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예능인 못지않은 장 감독의 개그 스타일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웃음을 안긴다.
각본은 넷플릭스 ‘킹덤’(2019~2021) 시리즈를 쓴 김은희 작가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2022), 영화 ‘공작’(2018)의 권성휘 작가 협업해 서사에 힘을 실었다. 12세 이상 관람가. 4월 5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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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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