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동은母 박지아 "송혜교가 못생겼던 적이 있었나 감탄"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3.29 11: 28

'더 글로리' 박지아가 송혜교와 모녀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공개했다.
28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배우 박지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 문동은(송혜교 분)이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12월 파트1이 공개됐고, 3개월 만인 지난 10일 파트2가 오픈돼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집계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시청시간 집계 결과 비영어권 TV쇼 부문에서 4835만 시간으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1주 차(1억 2446만 시간), 2주 차(1억 2359만 시간)에 이어 3주 차에도 1위를 유지하며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박지아는 극 중 알코올 중독자인 문동은의 엄마 정미희로 분해 열연했다. 하나뿐인 딸의 인생을 망친 첫 가해자이자 동은의 학폭 피해를 알고도 박연진 엄마가 내민 합의금 2,000만 원에 기뻐하는 매정한 여자다. 적은 분량에도 나올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고, 파트2에서는 박연진의 새 고데기로 등장해 소름돋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박지아는 연극 무대에서 내공을 쌓았고, 2007년 영화 '기담' 속 엄마 귀신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 외에도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석조저택 살인사건', '창궐', '클로젯', 드라마는 OCN '신의퀴즈4',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 tvN '굿와이프', OCN '손 the guest', KBS2 '붉은단심', JTBC '클리닝업', '더 글로리'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더 글로리' 공개 직후 동은이의 가해자 동은오적마저 최고의 빌런으로 정미희를 선택했다. "연진이보다 더 나쁘다"라고 입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지아는 "그럴 수밖에 없다. 정말 나쁘다. 동은오적은 동은이의 한 시절에 가해를 하고 폭력을 저지를 수 있지만, 엄마는 한 인간의, 한 존재에 대한 고데기를 댄다"며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근본이자 존재 가치에 그 뜨거운 고데기를 대는 건 너무 나쁜 일"이라고 공감했다. 
8~9개월 동안 주로 송혜교와 연기한 박지아는 "촬영장에 모든 스태프가 움직일 때 혜교 씨가 감정을 잡고 서 있으면, 한 여자가 검은 숲속에 바람을 맞으면서 정면을 응시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분주한 데 불안한 듯 단단한 듯 캄캄한 숲속에 오롯이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걸 본 순간 '아 동은이가 돼 있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면을 보면서 '그렇게 웃지마'라고 하는데, '송혜교 씨가 못생겼던 적이 있었던가' 싶더라. 내가 본 송혜교 중에 제일 못생겼지만, 동시에 가장 아름다웠다"며 배우로서 연기를 위해 그 어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에 놀랐다고 했다. "좋은 동지를 만난 것 같고, 언젠가 몇 년 후에 같이 만나서 더 진하게 가보면 어떨까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 중 엄마가 동은의 집에 화재를 저지르는 장면은 두 모녀의 감정 연기가 폭발한다. '더 글로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박지아는 "동은이가 '브라보 박연진, 멋지다 연진아'라고 하는 신이 있는데, 화재 신에서 미희가 뒤집어엎고 박수 치면서 소리치는 장면이 나온다. 비슷한 면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서로 각자의 중심을 잡느라 힘들어서 어떻게 할 여력이 없었다. 나도 '컷'하면 주저 앉아서 멍하게 있었다. 온 체력과 집중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려서 연기했고, 혜교 씨도 그걸 받아서 연기해줬다. 열기와 에너지가 왔다갔다 하는 것만 느꼈다"며 "그 이후 정신병원 장면을 찍을 때 조금씩 대화를 시작했다. 그땐 격렬한 신을 대부분 주고 받아서 좀 더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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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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